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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에 묻힌 문암사 아미타여래입상“김천의 문화 유산을 찾아서 9”
  • 김서업 대표기자
  • 승인 2020.05.31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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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릉옥률리석조아미타여래입상 (金陵玉栗里石造阿彌陀如來立像)-경상북도 문화재자료 제311호”

 

어모면 옥률리의 아미타여래를 다시 찾아 나섰다. 두 달 전 쯤 차를 몰고 가다 가지 못해 후진한다고 고생한 기억 탓에   동네에 주차를 하고 걸어서 찾기로 했다.

시골 동네이지만 길이 꽤 복잡하다. 차의 교행이 안 되는 곳도 있다. 네비를 보닌 1.2km 차로 3분 거리다. 이쯤이야 하고 걷기 시작했다. 동네를 벗어나 조금 올라가니 문암사 라는 표시가 있다.

하지만 그 이후가 문제다. 가도 가도 끝이 없다.

보리밭을 지나고 복숭아 밭을 지나도 절은 보이지 않는다. 먹이를 찾는 삵도 만났다.

어느새 멀던 산이 가까이 다가오니 저 멀리 등이 하나 보인다. 절이 가깝다는 말이다.

길을 조금 올라가니 탑이 보인다. 절집은 퇴락하고 인기척 하나 없다. 물 한 모금 마실 수도 없다. 햇볕조차 제대로 들어올 것 같지 않은 습한 기운은  넘치는데 사람을 자주 보지 못한 개들이 목청이 나가도록 짖는다. 호기심 많은 강아지는 주위를 맴돈다.

 위로 조금 올라가니 우람한 바위가운데 개인의 무덤이 자리하고 있다. 이 무덤의 주인은 바위의 기운을 감당할 수 있을까? 그랬다면 후손들은 성공했을 터이다.

 조금 아래 부처를 모셨다고 말하기에도 부끄러운 작은 집이 하나 있다. 어두컴컴한 문을 열어 젖히고 보니 하반신은 시멘트에 묻혀 있고 땟국물 가득한 형체조차 가늠하기 어려운 부처가 말없이 나를 맞는다.

왼손은 누가 빼어가서 사라지고  숨쉬기 조차 힘든 공간에 조악하기 그지 없는 모습에 눈물이 나올 지경이다.

이렇게 모실 부처라면 차라리 넓은 들판에 신선한 공기와 꾀꼬리 노래 들으며 서서히 無로 돌아가는 것이 더 나을 듯 싶다.

生者必滅이요 諸行無常인데 부처인들 그 법에서 자유로울까? 더구나 돌 조각이 말이다.

잠시의 명상조차 힘들다. 이 곳이 어찌 부처의 공간이라 이름할 수 있을까? 이런 모습이라면 차라리 滅하는 것이 부처에 대한 인간의 예의가 아닐까 하는 생각조차 들었다.

명색이 경북의 유형문화재인데 너무나 초라함에 가슴 시린 부처를 뒤로 하고 다시 내려오는 뒷 꼭지가 맑지 않다.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지고 보살필 성의가 절집의 사람들과 우리는 없는 것일까?

기름진 음식 몇 끼 줄이고 보태서  인간을 서방정토로 이끌고 빛의 化身으로 석가모니를 세상에 내보내  중생을 구제하고자  발원한  원대한 아미타의 영혼을 저 시멘트 바닥과 좁디좁은 공간에서 解放시키고 싶은 간절함이 솟아난다.

문암사의 유래도 모른다. 석조아미타불의 조성 시기는 통일신라 후기로 추정한다.

1,000년의 세월동안 수 많은 인간의 희로애락과 소망을 들어주었을 부처는 지금까지 김천에서 만난 불상 중 가장 비참하고 비루한 모습으로  마음속에 남을 것 같다.

내 마음이 그런 상태인지는 모르지만. . .

슬프고 안타깝기 그지없다.

 

#김천황악신문 #문암사 #옥율리 석조아미타여래입상

 

김서업 대표기자  hwangak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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