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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곡리(노리실) 700살 느티나무...“사드의 아픔 치유해 줄 굳건한 보호자”김천의 뿌리를 찾아 떠나는 두 번째 여행 [김천의 나무를 찾아서 8]
  • 영남스토리텔링연구원
  • 승인 2022.05.29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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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곡라 700살 느티나무

김천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는 비공식적으로 구성 자두마을에 있는 당산 느티나무다. 1000살이란 얘기가 있다.

그 다음으로 오래된 느티나무는 농소면 노곡리 당산 느티나무다.

지난 82년 10월에 김천시의 보호수로 지정될 당시 618살이었으니 현재 660살 정도 되었다. 하지만 주민들은 최소한 700~800살 정도로 믿고 있다.

노곡마을은 김천시 농소면과 성주 초전면의 경계에 있다. 벼슬을 그만 둔 노인들이 편안한 노후룰 보내며 사는 마을이라 해서 늙을 노(老)에 편안할 이(夷)자를 써 노리실 혹은 老谷이라 했다.

혹자들은 백마산과 비백산에 노루가 많아서 노루실,혹은 노루장(獐)자를 써서 장곡(獐谷)이라 불렀다.

느티나무를 관리하며 포도농사를 농사짓고 있는 퇴직 국어 교사 출신인 김기우 선생은 노위실(老位谷)이 맞다고 말했다.

노곡리에서 차로 3~4분만 달리면 김천과 성주의 경계인 활굿재다. 예부터 도적이 많아서 동쪽으로 세 번 절을 해야 무사히 넘어 갈 수 있다는 전설이 구전되고 있다.

노곡리 뒷산 너머에 싸드가 배치되어 있다.

고개 너머 백마산 아래에는 김천의 아픈 손가락인  싸드가 자리잡고 있다. 예전에는 롯데 골프장 부지였다.

최근에는 “양키 고홈”과 “싸드를 고향으로”를 외치는 좌파들을 중심으로 싸드로 인해 동네주민들 10%가 암에 걸렸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그들의 말을 신뢰하지는 않지만 현장에서 만난 마을주민 한 사람은 최근 암으로 세상을 떠났거나 투병중인 마을 주민이 있다고 증언했다.

마을에 급격한 환경의 변화가 있는지 물어봤으나 특별한 내용은 없다고 했다. 아직은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하지만 암 환자가 예전보다 많이 늘어났다면 그 원인이 무엇인지는 과학적으로 조사되고 의학적으로 규명 될 필요가 있다.

사람의 목숨만큼 중요한 것은 없기 때문이다.

노곡리 700살 당산 느티나무

Storytelling

약 700년 전 젊은 시절 벼슬길에 나가 출세해 잘나가다 낙향해 하릴없던 노인이 길가에 어린 느티나무 한 그루를 옮겨 심었다.

땅심이 좋아 나무는 무럭무럭 자랐다.

동네 주민들이 계속해 바뀌고 그들의 아들이 태어나고, 손자가 태어나고 그러기를 30~40代가 반복되며 시간이 流水처럼 흘렀다.

수 백년의 세월동안 느티나무는 계속 자랐다.

셀 수 없는 봄.여름.가을 겨울이 지나고 이제 나무도 자람과 굵어지기를 멈추고 대신 세월의 흔적인 옹이를 키우기 시작했다.

나무가 굵어지자 지나가는 사람들이 나무 옆에 돌을 하나씩 던지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느티는 거대해져 신령스러워졌다.

나무 옆에 조성된 당산 돌무덤

돌무더기는 조금씩 커져 돌무덤이 되었다.

신령스런 나무의 기운과 성황당 돌무덤이 어우러져 사람들은 나무를 숭배하기 시작했다.

굵어진 나무와 옆에 커다랗게 쌓인 돌무덤에 성스러운 하늘과 인간을 연결시켜 주는 神이 깃들어 있다고 믿었다.

정월 초이틀이 되면 새끼줄을 나무에 감고 깨끗한 음식을 바치며 마을의 무사안녕을 빌었다.

그러기를 또 수 백년 이제 나무도 나이가 들고 노쇠해져 중심에서 조금씩 썩기 시작했다.

느티나무 옆을 지나던 오솔길을 대체하는 새로운 큰 길이 생기고, 나무는 구석 한 켠으로 밀려났다.

사람들은 썩은 나무 부위를 도려내고 수술을 했다.

지금은 저 멀리 경기도에서까지 이 나무에게 祭를 지내러 오는 무속인들이 생겼다.

노곡리 700살 당산 느티나무

초여름이 시작되는 5월 느티나무를 찾아가는 길에는 天桃(천도)복숭아가 몽실몽실 매끄럽게 자라고 있었다.

나무 옆 과수원에는 어릴적 이 나무에서 친구들과 술래잡기를 하며 뛰어 놀던 한 소년이 국어 선생님으로 정년 퇴임을 하고 고향에 와 포도 농사를 짓고 있다.

마을 주민들은 예전만큼 성대하지는 못하지만, 여전히 지금도 느티나무에 제사를 지내고 있다.

간소하지만 정성을 다해 나무에 줄을 쳐 외부인의 출입과 잡스러움을 금하고 마을의 발전과 주민들의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마을에 큰 탈 없이 지내온 것이 이 나무님의 덕택이라고 주민들은 믿고 있다.

노곡리 700살 당산 느티나무

5년 만에 정권이 교체됐다. 노곡리와 맞닿은 골프장 부지에 임시로 배치된 싸드가 정식으로 배치될 예정이다.

이제 700년 된 당산 느티나무와 노곡리 주민들은 싸드와 함께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운명이 되었다. 선택의 여지는 없다.

언제까지 싸드가 이곳에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영구적일 수도 있다.

확실한 것은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 싸드가 옮겨질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사실이다.

지난 2017년부터 불길처럼 번졌던 사드반대 운동 때부터 주민들의 거친 목소리를 나무는 전부 기억하고 있다.

노곡리 700살 당산 느티나무

격랑의 국제질서와  맞물려 나라의 생존을 위해 싸드를 받아들이는 대승적 희생을 감수할 수 밖에 없었지만,김천은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철저히 패배했다.

무능력한 정치권과 비현실적인 구호, 스스로의 힘이 아닌 외부세력의 개입을 받아들인 결과다.

실패한 시민운동은 많은 상처를 남겼다.정부로부터 김천은 철저히 무시되고 소외됐다.

수 천명의 시민들이 김천역에 모여  싸드배치의 절차적 부당성에 항의한 전무후무한 일이었다.

조선말 동학농민전쟁에 비견될 수 있는 ‘김천 싸드배치반대 운동’은 김천 역사에 100년에 한 번 생길까 말까 한 대사건이었다.

노곡리 700살 당산 느티나무

하지만 지금은 노곡리에서 직선거리로 20리도 떨어지지 않은 인구 2만2천명의 혁신도시에서도 싸드를 걱정하는 주민은 거의 없다. 너무나 평안한 일상이다.

지금 김천에서 사드반대를 외치는 사람들은 극소수다. 이곳에서 대대로 뿌리박은 주민들보다 외지인과 특정세력의 목소리가 더 크다.

뜨거운 시민운동으로 시작했지만,이 땅의 주인인 김천인은 사라져 버린  싸드반대운동은 많은 의미와 숙제를 남겼다.

노곡리 700살 당산 느티나무

앞으로 싸드문제가 김천인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싸드 레이더가 김천을 향하고 있는 그 바로 앞에 최소한 700년 이상 고려시대부터 마을과 김천을 지켜온 느티나무와 당산이 버티고 있다.

500미터 떨어진 곳에서 불어오는 싸드의 바람이 어떤 것이든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700살의 느티 어르신은 손오공보다 더 묘한 조화를 부려 김천인들을 굳건히 보호해 줄 것이다.

자문

송기동 김천문화원 사무국장

이갑희(경북 향토사연구회 회장역임,국사편찬위원회사료조사위원,국학진흥원자문위원)

참고문헌

김천시사(김천시)

김천의 마을과 전설

한국의 아름다운 노거수

카메라와 함께한 나무산책

경북의 노거수

노거수와 마을숲

노거수 생태와 문화

회화나무와 선비문화

#김천의 나무 #노곡리 700살 당산느티

영남스토리텔링연구원  ksu38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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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신철 2022-06-01 09:10:12

    김대표님 김천시 곳곳을 아다니시며 좋은 소식 정말감사합니다 그런데 우리 방아치마을도 동네회관위에 수백년된 나무가 있어요 고맙습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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