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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문 금곡리 노오래(露來)마을 500살 느티나무 ...“백운산의 품속에서 금효왕릉을 지켜보다”김천의 뿌리를 찾아 떠나는 두 번째 여행 [김천의 나무를 찾아서 4]
  • 영남스토리텔링연구원
  • 승인 2022.04.10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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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문 노오래 마을 500살 느티나무/황악신문

온통 봄꽃이 한창이다. 한마디로 꽃세상이다. 지난해 가을부터 본격적으로 김천의 노거수를 찾아 다니기 시작했으니 햇수로는 2년째다.

사방 어디를 둘러봐도 온통 꽃밭인 찬란한 봄날 오후 옛 감문국의 500살 느티나무가 보고 싶어졌다.
 

누군가 왜 노거수를 좋아하냐고 내게 묻는다면 딱 한마디로 얘기할 수 있다.

'나무는 如如하기에,,,"

나무는 한곳에 뿌리를 내리면 죽을 때까지 움직이지 않는다.

스스로 택할 수 없는 운명을 고스란히 받아들이는 것이다.

어떤 상황에도 나무는 한결같다.

비바람이 치고 번개에 맞아 생살이 떨어지고 가지가 부러져도 아무 말이 없다.

춥거나 덥거나 불평하지 않는다.

 

인간들이 위해(危害)를 가해도 오직 태양만을 향할 뿐이다.

그는 이익을 탐하지도 배신이란 것이 무엇인지도 모른다.

조그만 이익에도 발 빠르게 움직이며 인연의 소중함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수시로 등 뒤에 비수를 들이대는 인간들과는 차별된다.

감문 노오래 마을 500살 느티나무/황악신문

반복해 말하지만 나무와 인간의 조우(遭遇)는 우연적 필연이라고 믿는다.

감문 금곡리의 500살 느티나무도 그랬다.

 

甘文은 김천인에게 가슴떨리는 단어다.

김천의 始原이면서 가슴 아픈 역사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감문국(甘文國)은 김천을 가로지르는 성스러운 강 감천(甘川)을 터전으로 기원전 1~2세기에 건국되어 변한계

강소국으로 성장하다 서기 231년 후에 신라가 된 사로국(서라벌)에 멸망했다.

백성들은 속문산에서 끝까지 저항하다 전멸당한 비운의 읍락국가다.

항상 산위에 구름이 떠 있는 백운산의 모습/황악신문

속문산에서 잠들지 못한 원혼들이 구름으로 변해 산 위에 항상 떠 있어 이름이 백운산(白雲山)으로 바뀌었다.

500살의 나무가 있는 금곡리 바로 앞 삼성리에는 감문국 마지막 왕의 무덤이라고 전해지는 금효왕릉이 있다.

예전부터 마을 언덕 농지에 방치되어 사람들에게 말무덤(큰무덤)이라 불리어 왔다.

금효왕릉은 봉분의 높이가 6미터,지름이 15미터로 김천지역 최대의 고분이다. 김천의 다른 이름인 金陵이 금효왕릉에서 유래했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노오래 마을 나무를 찾아가는 길에 있는 금효왕릉을 먼저 찾았다.

지난 가을에 와서 봄에 다시 찾아뵙겠다는 약속도 지킬 겸 막걸리 한 잔을 따라  올렸다.

봄이 오고 있는 금효왕릉/황악신문

찬란했지만 비운으로 마감한 왕국의 주인에게 이배(二拜)로 예를 차리고 주위를 둘러보니 왕릉에도 봄이 한창이다,

입구에 버들은 물이 올라 푸릇하고, 왕릉 가는 길가에는 희고도 흰 배꽃과 그보다는 덜 흰 자두꽃이 한창이다.

금효왕릉에서는 멀리 백운산이 보인다. 1800여년 전 나라의 멸망과 백성의 죽음을 고스란히

곱씹으며 여전히 슬프게 백운산의 향하고 있는건 아닌지 후손으로써 자뭇 고개가 무겁다.


술잔을 부으며 다가올 6월1일 감문국의 전통을 이어갈 김천의 새로운 왕을 뽑는다는 사실을 告하고 다시는 비운(悲運)의 역사를 되풀이 하지 않을 강한 나라를 만들 임금을 뽑아달라고 기원 드렸다.

왕릉으로 가는 농로는 좁아 차는 다니지 못하고 여전히 주차장도 없다. 안내표지판도 너무나 초라하다.

새로운 김천의 임금은 최소한 김천의 始原이자 선조인 금효왕릉에 멋진 안내판과 주차장은 꼭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다.

감문 노오래 마을 500살 느티나무/황악신문

남곡리 노오래 마을의 500살 느티나무를 처음 만난 것은 지난해 겨울이었다.

금효왕릉을 지나 우측의 감문 삼성2리(오성마을)에 있는 200살 미루나무를 뵙고 나오는 길이었다.

차를 돌려 나가려고 하는데 저 멀리 나무 한그루가 손짓하며 부른다.

한 눈에 봐도 보통나무가 아니다.

사실 노거수를 찾기에 가장 좋은 계절은 겨울이다.

겨울에는 나무의 잎사귀가 모두 떨어져 길을 지나가다가도 멀리 있는 웅장하게 벌거벗은 고목들을 발견하기 좋다.

잎사귀가 무성해지고 사방이 초록으로 변하면 나무가 잘 보이지 않는다.

감문 금곡 노오래 마을의 표지석/황악신문

급히 차를 몰아 달려가니 입구에 노오래 마을이란 표지석이 서있다.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돌이다.

 

조금 더 들어가니 길 옆 오른쪽에 성스러운 느티나무가 길 가 언덕에 계셨다.

우람한 몸체와 큰 옹이들,당당한 가슴과 벌린 팔

아름답고 당차다.

느티님과 붙은 집 주인은 노거수의 존재만으로도 배가 고프지 않을 것 같다.

나무님께 인사를 드린 후 동네를 구경하러 들어갔다

노거수에 대한  유래와 전설을 들으려 노력했지만 아쉽게도 아는 이는 동네에 없었다.

제사를 지내는 당산목 여부에 대해서도 주민의 말이 달라 단정하기 어려웠다.

보통 마을의 오래된 나무는 동네를 개척할 때 심는데 이 동네의 역사와는 차이가 나서 아마 후손이 심은 것으로 추정할 뿐이다.

감문면 노래마을 500살 느티님/황악신문

노오래는 난생 처음 와보는 동네다.

입구에 작은 연못이 있고, 잘 꾸며진 파평 윤씨의 사당이 있는 품격 높은 마을이다.

한자어로 露來라는 명칭은 백운산 자락인 보광산과 봉화산 ,남실재 등 산이 둘러싼 동네에 해가 일찍 지고 노을이 빨리 오기에 노을래,노래라고 부르던 것을 한자로 옮겨 적으면서 만들어진 것이다.

원래 이 마을은 김해김씨 집성촌이었는데 조선 임진왜란 때 윤완이란 선비가 한양으로 가던 중 이 마을에 와 하룻밤을 자다가 혼자살던 김해김씨 처녀와 정이 들이 정착하면서 김천의 대표적인 파평 윤씨 집성촌이 되었다고 전한다.

동네를 한 바퀴 둘러보면 범상치 않은 기운이 머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감문면 노오래마을 파평윤씨 사당/황악신문

파평 윤씨 사당에 있는 비석도 특이하다.

마당 한켠의 배롱나무도 오랜 세월을 간직한 모습이 멋었다.

잎사귀가 돋고 있는 감문면 노래마을  500살 느티나무/황악신문

봄이 완연한 날 오후 다시 나무를 뵈오니 벌써 새 잎이 삐죽이 얼굴을 내밀었다.

새로운 나무의 한 해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다시 둘러보니 크게 변한 것은 없지만 생명의 기운이 뭉클하다.

나무 아래에는 큰 돌판자가 두 개 놓여 있다.

처음에는 당산나무의 제물을 바치는 돌인줄로 알았는데

주민들의 휴식을 위한 돌마루다.

몇 백년을 써도 문제 없을 만큼 튼튼하다.

나무는 잎사귀가 나기 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만 일단 싹이 트서 자라기 시작하면 하루하루가 다르다.

한 달 후면 언제 아름다운 알몸을 보였는지 모를만큼 잎사귀가 자라있을 것이다.

다시 그 성스러운 裸身을 감상하려면 계절이 한 바퀴 돌아야 한다.

올해도 이 동네의 가장 어르신인 500살의 느티님은  많은 이들에게 넉넉한 그늘과 많은 福을 내려 주실 것이다.

잎사귀가 자라기 시작한 감문 노오래 마을 500살 느티님/황악신문

 김천의 노거수 50選,김천의 명목 100選, 김천의 소나무 30選, 우리동네 나무 100選등을 뽑아 시민과 전국의 사진애호가들에게 알리는 행사를 해보면 좋겠다.

요즘 유행하는 메타버스로 김천의 아름다운 노거수를 실감나게 소개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누가 알겠는가? 대 히트를 쳐서 가장 유명한 컨텐츠로 수십만의 관광객들이 구름처럼 몰려올지,,,

나무와 인간의 교류와 共存, 마을의 역사를 이해하고 애향심을 키우며 김천시를 알리는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에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

 

자문

송기동 김천문화원 사무국장

이갑희(경북 향토사연구회 회장역임,국사편찬위원회사료조사위원,국학진흥원자문위원)

참고문헌

김천시사(김천시)

김천의 마을과 전설

한국의 아름다운 노거수

카메라와 함께한 나무산책

경북의 노거수

노거수와 마을숲

노거수 생태와 문화

 

영남스토리텔링연구원  ksu38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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