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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무(政務)라는 이름을 가진 이들의 운명
  • 김서업 대표기자
  • 승인 2020.07.19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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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서업 代表기자
 

얼마 전 서울시청에 근무하던 64세 박모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MeToo 사건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시청 6층에 근무하던 사람들은 전부 짐을 싸고 수사기관에 줄줄이 소환될 처지다.

                   서울시 6층 전경   (언론 캡쳐)

6층에 있는 사람들은 소위 정무라인들이다. 정무와 특보,비서라는 이름을 가진 별정직 공무원들이다. 쉽게 말하면 그들의 업무는 선거로 선출된 정치인들을 보좌하는 것이다. 자기가 모시는 보스가 낙마하거나 문제가 생기면 그들의 운명도 秋風落葉이다.

그들의 운명은 바람 앞에 등불이지만 그들이 가지는 권력은 가볍지 않다. 이른바 문고리 권력이다. 고위 공무원들도 문고리 권력을 거치지 않고 권력자를 만나기는 어렵다. 권력자를 언제나 만날 수 있고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며 올라오는 보고서와 만나려는 사람들을 조율한다. 권력자를 만나기 전 1차 관문인 것이다.

정치인들이 지자체장이나 광역단체장이 되면 공무원들은 결제받기도 쉽지 않다. 각종 행사와 면담으로 얼굴을 보기나 독대를 하기는 무척이나 어렵다. 그러니 보스를 모시는 문고리 권력인 정무라인의 권한은 막강하고 그들의 도움이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정무라는 이름이 거창하게 보이지만 현실적으로는 보스의 뒤치다꺼리와 복잡다단한 문제를 처리하는 찌꺼기 청소부다. 보스의 심기를 관리하고 정치적 반대자들이나 까대는 반대파와 기자들, 의회도 마사지해야 하고, 정치자금도 관리해야 한다. 공무원들의 동향도 봐야하고 민심도 살펴야 한다. 정치적으로 돌아가는 상황을 분석함은 물론 출마예정자들의 동향도 정밀하게 감시해야 한다.

한마디로 토탈 서비스이자 잡일이다. 사람들을 만나고 통화하고 술도 먹어야 하고 잘못하면 보스를 대신해 국립호텔도 가야한다.

보스의 입장에서 보면 내밀한 사안들을 많이 알기에 혹시 배신이라도 하면 자신의 정치인생은 끝난다. 그래서 믿을 수 있는 자를 써야 한다.

보스의 성향에 따라서 능력을 위주로 보는 사람과 충성심을 주로 보는 이들로 갈린다.

직업상 정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들을 가끔씩 만난다. 정무라는 직함을 달고 롱런하는 사람과 단명하는 이들의 특징이 있다.

롱런하는 사람은 리액션이 좋다. 전화나 문자에 답장이 잘 온다. 허심탄회하게 사람을 가리지 않고 만난다. 하지만 무척이나 세심하다. 밥 인심도 인색하지 않다.

일찍 짤리거나 보스의 정치생명을 단축시키는 정무들은 일단 소통이 안 된다. 전화도 안 되고 문자에도 답이 없다. 자기의 정치적 야심이 강하다. 보스를 위해서가 아니고 자신의 조직을 키운다. 공무원들을 압박하거나 회유해 떡고물을 자신과 친한 이들에게 던져준다. 자기꺼도 조금씩 챙긴다. 보스에 대한 충성심도 약하다.

세상의 돌아가는 얘기 중 부정적인 얘기를 보스에게 있는 그대로 전달하지 않는다. 보스가 좋아하는 말과 행동으로 기분을 맞춘다. 이른바 맞춤서비스다. 보스가 좋아하지 않는 얘기를 하는 사람들은 차단한다.

보스는 제대로 된 정보를 받지 못하고 좋은 얘기만 듣다가 정치생명이 끝난다. 이른바 言路의 장벽이 생기고 차단되는 것과 같다.

바람피우는 부부 중 세상 사람들이 다 알고 난 후에야 상대방이 알게 되는 것과 같은 원리다.

광역단체와 지자체를 출입하다보면 여러 가지 얘기들을 듣는다. 이른바 정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들이나 대변인 비서,특보들을 만날 경우가 일반인보다는 많다. 그들과 커피 한잔을 마시거나 밥 한끼를 먹어보면 그들의 미래와 그들이 모시는 BOSS의 미래를 대략은 알 수 있다.

역대 대통령들은 중대한 사안이 생겼을 때 분위기를 일신하고 국민들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 개각이라는 카드를 사용하곤 했다. 특히 신선한 인물로 국무총리를 바꾸거나 새로운 인재를 장관으로 발탁해서 민심을 가라앉히고 국면전환을 시도했다.

이제 민선7기도 중반을 지나 권력의 후반기로 접어들었다. 제대로 정치를 할 수 있는 시간은 1년 남짓이다. 국면을 전환할 시간은 채 6개월도 남지 않았다.

권력의  정점에 있는 사람들은 지금쯤은 심각히 고민해 봐야 한다. 내가 지금 어디쯤에 와 있나? 민심은 어떤가? 경쟁자들은 어떤 움직임을 보이고 그 숫자는 얼마인가? 집토끼들은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나? 정무라인은 여러 면에서 문제없이 잘 작동되고 있나? 言路는 원활하게 소통되고 있나? 面從腹背는 판치고 있질 않나? 시간은 적절하게 배분되고 있나? 매일 만나서 술 먹는 사람들은 투자가치가 있나? 건강관리는 잘 되고 있나? 까마귀와 까치는 정확히 구분되고 있고 그 구성비율은 얼마나 될까? 각종 위험 관리는 철저하게 되고 있나?  등등

시간은 流水와 같다. 권력은 유한하다. 정치로 선출된 사람들은 대통령을 제외하곤 임기가 4년이다. 냉정하게 말하면 정치권력이란 그 자리에 있을 때만 기능하는 것이지, 떨어지고 나면 거지만도 못하다. 그래서 정치인들은 강력한 권력의지와 냉정한 현실 판단력을 갖추고 필요하다면 주어진 권력을 칼처럼 쓰면서도 부드러워야 한다.

古書에 이르기를 땅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보고 하늘의 이치를 알 수 있다고 했다. 땅에서 동물의 똥을 먹고 사는 미천한 벌레들의 움직임을 보고도 하늘의 원리를 알 수 있다 했는데 유권자를 대하는 政務라인과 언론을 담당하는 代辯人, 홍보실장 그리고 각종 특보,비서라는 이름을 단 사람들이 하는 행동을 보고 그들이 보좌하는 政治人의 미래를 어찌 모른다 할 수 있겠는가?

현재 권력을 가진 이들이 지금의 판세와 분위기를 하늘과 땅이 뒤집히듯이 改變할 수 있는 시간은 길어야 6개월이다. 그리고 소위 정무라인들이 자신이 무능력하거나 世人들이 안 된다는 판단을 내렸다면 자신의 보스를 위해 설사 임명권자가 말리더라도 스스로 보따리를 싸서 집으로 갈 수 있는 행동으로 옮길 결단의 시간도 마찬가지로 그 정도의 시간이다.

길지도 짧지도 않은 운명의 시간은 째깍째깍  흘러가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광역단체와 지자체, 국회의원의 정무라인은  어떨까?

#김천황악신문 #정치인의 시간 #정무라는 이름의 숙명

 

김서업 대표기자  hwangak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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