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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애완견을 보내야 될 시간입니다.”
  • 김서업 대표기자
  • 승인 2020.07.12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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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샘 (프리랜서 기자.워싱턴 D.C거주)

“아빠, 한번 만져 보고 싶어?”

아들이 코코(우리 집 개이름)를 앞으로 내민다. 가장 슬프게 들렸다. 내가 몸이 불편해서 평소에 코코를 보기만 할 뿐 만지는 일은 드물다. 이제 안락사를 앞두고 마지막으로 만지라는 말이다. 뼈가 만져지는 앙상한 몸. 거의 충격에 가까웠다. 이렇게 가는 건가.

의사가 안락사를 권했다. 토요일로 결정을 했는데 전날 거의 잠을 못 이루었다. 코코를 보내는 것이 이렇게 아플 줄은 몰랐다.

코코는 다른 개하고는 많이 달랐다. 너무 얌전했다. 자라면서 신발하나 물어뜯은 적이 없고 필요이상 날 뛰는 법도 없었다. 집 안에는 오줌 한번 묻히지를 않았고 꼭 주인을 불러 밖에 나가서 똥오줌을 싸고는 했다.

손님이 오면 세상 반가워 날뛰다가도 모임을 시작하면 조용히 물러나 제자리로 돌아갔다. 그 외에 수없이 예쁜 짓으로 우리 가정을 밝게 만들어 주었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나이가 들면서 그렇게 건강했던 코코의 몸 여기저기에 병이 나기 시작했다. 때로는 병이 심해 살아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사람들의 말에도 아들의 지극 적성은 코코를 다시 살려내곤 했다. 들어간 돈도 적지 않다. 어려울 때는 경제 사정 때문에 사람보다 더 드는 병원비에 낙심이 되기도 했다.

잘 뛰놀던 코코가 갑자기 심하게 건강이 나빠졌다. 거의 일어나지도 못하는 상태가 되었다. 응급으로 병원에 데리고 갔더니 마음의 준비를 하란다. 짧으면 2주일 길면 한 달인데 그 기간에 고통스러울 테니까 안락사를 시키자고 권했다.

딸은 코코를 붙잡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다른 식구들도 그 동안에 든 깊은 정 때문에 아픔을 금할 길이 없었다. 건강하게 뛰놀던 모습을 다시 못 보게 되다니.

토요일 아침, 아들이 도저히 지금은 못 보내겠다며 월요일이니 화요일로 미루었다. 이미 가망은 없는 줄은 알지만 너무 안타까워서 기도를 했다. 지금 헤어지지 않게 해 달라고. 코로나로 그러지 않아도 한없이 힘든 데 코코까지 보내는 것은 너무 힘든 일이었다.

참 귀했다. 함께했던 시간들이. 가끔씩 기르는 비용 때문에 부담이 되곤 했는데 그 비용에 비교도 안 될 만큼 코코는 우리에게 많은 좋은 것을 주었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

그 다음날, 기적이 일어났다. 일어나지도 못하던 코코가 갑자기 살아나서 뛰고 장난치고 난리도 아니다. 못 먹던 밥도 예전보다 두 배 넘게 먹어 제낀다. 

잠시의 현상 아닐까? 개들이 죽기 전에 갑자기 좋아져서 날 뛰다가 그날 밤에 쓰러져 죽는다고들 하던데…

그렇게 하루 이틀 가더니 이제 한 달이 되어간다. 그 동안 어느 때 보다도 건강하게 살아오고 있다. 의사가 예상했던 시간을 무난히 넘기게 될 것 갔다.

어두웠던 우리 가정도 웃음을 되찾았다. 죽었으면 얼마나 힘든 삶을 살뻔 했는가. 그러지 않아도 힘든 시기에.

참, 삶은 불가사의다. 다시 산책하고 다시 공을 가지고 까불어 대는 코코가 마냥 신기하다.

 

#김천황악신문 #전문필진 #강샘

김서업 대표기자  hwangak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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