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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드의 아픔이 박혀있는 백마산 고방사(古方寺·古芳寺)김천의 문화와 유산을 찾아서 18)
  • 김서업 대표기자
  • 승인 2020.07.08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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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白馬山이 보인다. 농소의 진산((鎭山)!

백마가 누워 있는 형상이라 하는데 아직 미천한 눈에 백마의 꼬리도 보여주지 않는다.

백마산은 농소인에게는 가슴 시린 산이다. 초등학교 시절 “백마산 봉우리에 해뜨고 오곡이 춤추는 곳 우리의 농소~”라고 열심히 교가를 부르곤 했다.

백마산에는 두 개의 고찰이 있다. 하나는 신흥사이고 다른 하나가 고방사다.

농소인에게 정기를 주고 율곡천에 물을 내어주는 백마산 뒤에 싸드가 배치되어 있다.

싸드가 인체에 해로운지 아닌지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농소인에게는 아무도 받지 않으려고 전국을 돌아다니다 조상의 뼈가 묻힌 성스러운 산 뒤에 싸드가 박힌 그 사실자체가 뼈아픈 것이다.

농소인에게는 잊을 수 없는 시대적 상황과 권력의 헤게모니에서  정치권력의 철저한 무시와 무관심속에  그 어떤 지원도 받지 못하고 처절하게 패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해는 저무는데 고방사에 들어가는 길은 멀다.

고방사는 418년(눌지왕 2년) 아도(阿度)가 직지사와 함께 창건하였다고 전한다. 아도가 창건한 절이 전국의 한 두군데 이던가? 정통성을 입히기 위한 것이라 크게 믿지는 않는다.

다만 부도가 오랜 세월을 증명한다.

1636년(인조 14) 옥청(玉淸)이 적묵당을, 현철(玄哲)이 설선당을, 그리고 1656년(명종 11) 학능(學能)이 청원루를 지었다. 현재의 건물은 1719년(숙종 45) 수천(守天)이 옮겨서 중창했다.

원래의 절터는 현재의 위치에서 동남쪽으로 약 1㎞ 떨어진 곳에 있는 약수터 자리에 있었는데, 그곳에 빈대가 많아서 사람이 머무를 수 없었으므로, 법당인 보광전(普光殿)을 헐어 현재의 자리로 옮겨 짓고 나머지 건물은 모두 불태웠다고 한다.

그 뒤 1923년 벽암(碧巖)이 중창하였고, 1981년부터 법전(法田)이 감로당을 이전하였으며 관음전·삼성각·향로실·사천왕문·범종각·청원루를 새로 짓고 보광명전을 복원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초저녁인데 벌써 법당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사진을 찍고 있노라니 주지스님이 안전장치를 따고  문을 열어준다.

보광명전 안에는 목조아미타삼존불이 봉안되어 있는데 고려 말 또는 조선 초의 작품으로 추정된다. 경상북도 문화재자료 제467호다

2015년 문화재청은 ‘김천 고방사 아미타여래설법도(金泉 古方寺 阿彌陀如來說法圖)’를 보물 제1854호로 지정했다. 지금 있는 것은 모사본이고 진품은 직지사 성보박물관에 있다.

아미타여래설법도는 1688년에 조성된 고방사의 후불화(後佛畵)로 민원을 수화승으로 해 죽총, 경찬, 각림 등 총 4명의 화승이 그렸다. 이 불화는 수화승 민원의 유일한 작품이이라 전하는데   본존의  광배와 높은 육계의 표현, 천공(天空) 바탕에 표현된 화문(花紋, 꽃무늬) 등 세부표현과 기법에서 17세기 후반 불화의 특징을 잘 간직하고 있다.

원래 절이 있던 자리에는 어떤 불치병도 치료할 수 있는 약수가 있었다고 전해진다. 지금은 백마산의 산신이 엄하여 금기를 범할 때 반드시 벌을 내린다고 하여 함부로 먹는 사람이 없다고 한다.

백마산은 성스러운 산이지만  아마 지금 백마산의 산신은 화가 나 있을 것이다. 나라에 필요한 싸드일지라도 뒷통수에 레이다의 전자파가 휴식을 방해하고 미사일을 겨누고 있으니 얼마나 불편하겠는가?

금방 빼지도 못한다. 어쩌면  우리가 살아있는 금세기 동안에는 불가능할 수도 있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난 김천인이라도 고향에 대한 사랑과 자신을 희생할 용기가 없다면 어떤 피해로 돌아오는지 백마산 뒤에 배치된 싸드는 증명하고 있다.

정치인들이 자신을 낳아주고 키워준 고향을 어떻게 逆하는지. 주민들 스스로 단결하지 못하면 어떤 결과가 발생하는지 뼈아프게 느꼈지만, 고향에 배치되는 싸드를 막지도 못했고, 뺄 수도 없는 큰 죄를 백마산에 지었다. 지울 수 없는 아픔으로 평생 간직하며 백마산의 聖靈들과 조상님들에게 사죄하며 살아갈 것이다.

감히 바라옵건데 못난 후손들의 불민함을 용서하시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백마산의 山神과 고방사의 부처님이 농소와 김천의 가는 길을 축복해  주시길 기원한다.

#김천황악신문 #백마산 #고방사

 

 

김서업 대표기자  hwangak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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