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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後記> 신안리(新安里) 석불입상(石佛立像)“천년을 흙속에 묻히고 목마져 잃어버린 관세음보살”
  • 김서업 대표기자
  • 승인 2020.03.28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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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년을 버티던 신라라는 古木은 밑둥이 썩어 곧 쓰러질 지경에 이르렀다. 각지에서는  세력을 키운 자들이 군사를 일으켜 스스로를 왕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가슴졸이던 민초들의 삶도 風前燈火로 몰리기 시작했다. 개령군과 조마의 사람들은 탑골에 모여 자신들을 지켜줄 부처를 조각하기로 결정했다.

집집마다 곡식을 내어 보시하고 부처를 새길 3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화강암을 찾아 옮겨와  최고의 장인을 구해  돌을 쪼기 시작했다.

光背를 새기고 부처의 두상(머리)은 다른 돌로 만들어 끼우기로 했다.

여러 차례의 피바람 부는 전쟁이 지난 후에야  평화가 찾아왔다. 나라의 이름은 고려로 바뀌었다.

다시 천년이 지나 절은 파괴되고 돌부처는 흙속에 묻혀 다시 천년이 지났다.

그러다 왜놈들이 나라를 빼았고  불상을 반출하려다 실패한 뒤 , 해방후 돈에 욕심난 이들이 부처의 頭像을 빼가고 몸통만 버려져  다시 땅속에 묻혀 풋잠을 자다 1980년 농부에 의해서 발견됐다.

감천변을 따라 올라가다  조마면 소재지로 가는 길에 신안리가 끝날 무렵 큰 입간판이 서 있다. 1km에 신안리 석불입상이 있다고 말이다. 그곳에서 길을 잃고  헤메던 사람들이 이제 쉽게 목없는 부처를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설치 전 모습 >

김천시 문화홍보실에서 얼마 전 입구에 간판을 새로 하나 설치했기 때문이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린다. 
기자로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기사를 쓰고 개선을 요청한  그것이 실현될 때이다.

김천시청에 문화홍보실이 만들어 지고 가장 잘 한 일은 "김천의 문화재"란 책자 발간과 이번 입간판 설치다. 앞으로도 계속 기사로  요청드릴 것이다. 담당자들은 귀찮을 수도 있지만 歷史를 잃은 도시는 미래가 없기에 계속 할 생각이다.

이번 입간판 설치에 대해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현대의 문화와 관광은 하드웨어가 아니고 소프트웨어와 스토리가 중요하다. 외형에 돈을 퍼붓는 것에 대해서 별로 기껍지 않다. 효율적인 비용으로 문화재를 보존하고 자료를 찾고 이야기를 입히고 간판을 정비하고 보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믿는다.  김천의 대형사찰에  많게는 수 백억을 들여 번쩍이는 건물들이 들어서고 있지만 변방의 문화재는 단 돈 수십만원이 없어 제대로 된 안내판도 없다. 아쉬운 일이다. 효율적인 투자와 문화재 보수비용의 분산이 필요하다.

      농장의 진한 소똥냄새를 맡으며  좁은 길을  조금 올라가면 드디어 부처를 뵈올 수 있다.

신안리 석불이 서 있는 곳은 예전에 “탑골”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농부가 밭을 일구다 발견되었고, 하나의 돌에 광배(光背)와 불상을 조각한 형태로 불상 목 부분에 큰 구멍이 있는 것으로 보아 머리 부분을 따로 조각해조립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광배가 아름답다. 목이 있다면 더욱 멋있는 예술작품과 신자들에겐 경배의 대상이 될 수 있을텐데 건물에 많게는 수백억씩 쏟아 붓는 김천의 대형 사찰들은 이 부처의 목을 찾는데는 관심이 없다. 

왼손은 가슴에 올리고 오른손은 아래로 내려 물병을 잡고 있는 모습이다. 통일신라시대의 불상양식을 계승하고 있다 . 제작 연대는 통일신라 말에서 고려 전기로 감로수 병을 들고 있는 관세음보살로 추정되고 있다. 불상의 높이는 2m70cm이며, 대좌의 높이는 37cm이다. 1996년에 불상각(佛像閣)을 신축했다.

지난해에 찾아 뵈었을 때는 복사꽃이 요란했는데 올해는 오얏꽃이 주위를 덮었다. 잠시 동안 찾아뵙지 못할 것이기에 염치를 무릎쓰고 천년된  돌의 촉감을 느꼈다.

가벼운 합장으로 작별을 고하고 돌아오는 길은 그래도 후손들과 이 곳을 찾는 이들에게 0.1%의 도움을 드린 것에 흐뭇하다.

저 부처의 머리가 돌아와 제자리를 찾는 날 김천의 하늘에는 단비가 내리리라!


#김천황악신문 #신안리 석불입상

 

 

 

김서업 대표기자  hwangak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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