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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룡상천(飛龍上天) 명당에 위(魏)씨와 함께 300년을 살았네”[김천의 나무 10] 남면 운곡리 느티나무
  • 영남스토리텔링연구원
  • 승인 2023.09.24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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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곡리 느티나무

김천시 남면은 경북혁신도시가 만들어져 상전벽해(桑田碧海)란 말이 어울리는 곳이다.

남면은 1914년 개령군 적현면과 남면이 통합되어 김천군(金泉郡) 남면으로 개편됐다. 1949년 김천읍이 김천시로 승격됨에 따라 금릉군 남면이 되었다가 1995년 1월 1일 김천시와 금릉군이 김천시로 통합되어 김천시 남면이 되었다.

동쪽으로 칠곡군 북삼읍.구미시, 서쪽으로 율곡천을 경계로 농소면, 남쪽으로 백마산을 사이에 두고 성주군 초전면, 북쪽으로 감천을 사이로 개령면과 이웃하고 있다.

보물 제245호인 갈항사지 석조석가여래좌상, 경북도 문화재자료 제420호인 미륵암 석조미륵불입상이 유명하다.

운곡리 등골마을 풍경

김천에서 농소면 사무소를 지나 국도를 따라 대구로 가다보면 운곡천을 좌우로 운곡리가 있다.

운곡리는 지난 1914년 운양(雲陽)과 둔골(屯谷)을 합쳐 만들어졌는데 두 마을의 앞자와 뒷자를 합쳐 운곡(雲谷)이라 했다.

운양(雲陽)은 운남산 아래 양지쪽 마을이라 붙인 이름이다. 운남산 자락에 경주 이씨와 나주 임씨들이 살고 있다.

둔골은 전국적으로 유명한 장흥(長興) 위(魏)씨 집성촌이다. 둔골은 등골(登谷)이라고 한다.

임진왜란 직후 1590년 경 이순신 장군의 부장이던 위대홍 장군이 전국의 명당을 찾아다니다 마을 앞에 이르러 운남산의 산세가 비룡상천형(飛龍上天形)임을 보고 마을에 정착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장흥 위씨가 전에는 마씨(馬氏)와 조씨(趙氏)가 살았고,마을 뒷산 골짜기 조가밭골에서 조씨들이 나막신을 만들어 팔았다.

마을에 부상역(扶桑驛)의 관리들과 인근에 주둔하던 군사들에게 지급된 둔전(屯田)이 있어 둔골[屯谷]이라 불리다 등골이 되었다.

장흥 위씨 문중 재실인 관산재(冠山齋), 위대홍(魏大弘) 신도비가 있다.

운곡 등골마을 느티나무

등골 마을 입구 농산물 작업장 뒤로 큰 느티나무 한 그루가 마을의 역사를 증명하고 있다.

나이는 약 300살이고 높이는 13미터,둘레는 4.6미터다.

시멘트로 둘러쌓인 다소 높은 화분처럼 생겨진 땅에 심겨져 있는데 마을의 지형이 변한 것으로 보인다.

정면에서 보면 두 가지이고 뒤로 돌아서 보면 큰 세 개의 가지로 이루어져 있다. 굵은 중간 가지와 옆 가지가 잘리긴 했지만 너무나 싱싱한 모습이다.

나무 앞 화단에  전 면장의 기념비가 서 있는 것이 생뚱맞다.  이 마을 출신인 것으로 추정된다.

보통 마을의 나무는 동네를 개척하면서 심는 경우가 많은데 장흥 위씨들이 정착한 시기와 다른 것을 보면 그 이후에 누군가 심었을 것이다.

나무의 주변에는 도로와 집이 있어 생육환경은 좋지 않지만 살아가지 못할 만큼 나쁜 것은 아니다.

나뭇가지에 눈이 있다면 이 마을을 개창한 위대홍이 이곳에 정착을 결심한 운남산이 훤히 보일 것이다.

이 마을에 면장들이 탄생하는 것을 보면 地靈과 나무의 기운이 여전히 살아 있음을 보여준다.

운곡 등골마을 느티나무

동네에서 가까운 곳에 손두부와 국수로 유명한 부상고개가 있다. 예전에 부상역이 자리했던 곳이다.

김천 지역에는 개항기까지 부상역과 작내역, 양천역, 문산역, 추풍역, 장곡역 등 6개 역이 있었다.

부상역은 고려 시대에 설치된 역으로 남면 부상리 부상초등학교 자리에 있었다. 『김천역지』에 부상역은 김천역으로부터 30리로 관사(3칸), 창고(2칸), 역리 116명, 일수(日守) 9명, 역보(驛保) 43명 등 총 168명이 있었다. 전답 (54결), 중말(2필), 작은말(4필)을 보유했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부상초등학교 운동장에 여러개의 역장 선정비와 역에 딸린 우물이 있었지만 사라지고 현재는 없다. 말구리와 당말리 등 말과 관련된 지명만 남아 있다.

운곡리 둔골(屯谷)에 부상역에 딸린 역전(驛田) 54결이 있었다.

부상역을 소재로 한 시가 전해져 오는데 조선 전기 서거정(徐居正.1420~1488)의 행도부상원(行到扶桑院) “부상역에 당도하여”가 있다.

운곡 등골마을 느티나무

대제학을 지낸 강혼(姜渾)의 부상역춘야(扶桑驛春夜)도 유명하다. 경상감사로 지방을 돌다 성주의 관기(官妓) 은대선(銀坮仙)과 정이 들어 부상역까지 같이 왔는데 이불 없이 하룻밤을 함께 보내며 지은 시라 전한다.

 

부상역춘야(扶桑驛春夜) “부상역의 봄밤”

부상관이일장환(扶桑館裏一場歡) 부상역의 한바탕 즐거움이여

숙객무금촉신잔(宿客無衾燭燼殘) 나그네 이불도 없이 촛불은 재만 남았네

십이무산미효몽(十二巫山迷曉夢) 열두 무산 선녀 새벽꿈에 어른거린다

역루춘야부지한(驛樓春夜不知寒) 역루의 봄밤은 추운 줄도 몰랐구나

 

도학(道學)을 추구하던 지체 높은 유학자도 남녀의 운우지정(雲雨之情)을 추운줄 모를만큼 즐겁다고 솔직히 노래한 것을 보니 인간은 거추장스러운 껍데기를 벗으면 무엇이 다를까!

많이 배울수록 감출 것이 많고, 고고(孤高)한 척 하다 한 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지는 이들이 많은 세상이다.

하늘을 향해 솟아올라 멀리보고 깊이 파면서도 단 한마디 말 없이 자연에 순응하는 수 백살  나무야말로 진정한 선비 아니런가?

 

#김천의 나문 #운곡리 느티나무 

영남스토리텔링연구원  ksu38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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