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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교 자재 쌓아둔 기왓장 아래에서 움터 600년을 살았네[지례향교 앞 600살 느티나무 9]
  • 영남스토리텔링연구원
  • 승인 2023.09.04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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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례향교 앞 600살 느티나무 노거수

김천시에서 가장 유서 깊은 고장 중에 지례(知禮)면이 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예향이다. 지례면은 신라 시대 지품천현(知品川縣) 지역으로, ‘지품(知品)’은 ‘깊다·짚다’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된다, 골짜기와 물이 깊음을 짐작할 수 있다.

삼한 시대 변한에 속했고, 신라 진흥왕 때는 사벌주 지품천현이었다. 757년(경덕왕 16) 개령군 지례현이 되었고, 고려 시대 1018년(현종 9) 경산부(星州)에 속했다.1896년(고종 33) 지례군으로 개칭되었고, 1906년(고종 43) 성주군 내증산면이 지례군에 편입됐다.

1914년 성주군 외증산면 일부인 상신평·하신평·삼곡·외고·내고·울곡·이전·해평이 김천군 지례면으로 개편됐다. 1949년 김천읍이 김천시로 승격됨에 따라 금릉군 지례면이 되었다.

지례향교 앞 660살 느티나무

지례면은 임진왜란 때 고바야가와 다카카(小早川隆景)가 싸움에 패해 왜군 1만5천명이 퇴각하다 1500여 명의 병사가 죽은 곳이다. 전라도로 진출하다 패해 지례로 후퇴한 왜군 1500여 명은 1592년 7월 29일 지례향교에서 행군을 풀고 휴식중이었다. 이를 틈타 의병 연합군이 창고 담장을 에워싸고 장작을 쌓아 불을 질렀다. 놀라 허둥대는 왜군에게 화살을 퍼부어 왜군을 전멸시켰다. 이 싸움을 지례전투라고 한다.

지례 삼정승유허비와 정려각

지례면 교리 마을 입구에는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정려각이 있다. 조선 초 낙향해 후학을 양성한 장지도와 제자인 윤은보, 서즐 세 사람의 효행을 기려 세종때인 1432년 정려각이 하사됐고, 절효지문이 걸려 있다.정려각 옆에는 장반곡윤절효서남계삼선생유허비(張盤谷尹節孝徐南溪三先生遺墟碑)라 새겨진 비석이 있다.

비석의 전면에는 명나라 태종이 하사한 시 (明太宗所賜孝順事實詩)가 새겨져 있고, 비석의 좌면과 후면에는 장지도와 윤은보,서즐에 대한 이야기와 비석을 세운 이유,비석을 세우는데 공이 있는 사람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원래 모습을 복원하기 위해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다.

지례향교

지례삼거리에서 철물점 사이로 길을 따라 조금 올라가면 지례향교가 있다.

지례향교는 정확한 창건 연대를 확인하기 어렵다. 명륜당은 1426년(세종 8)에 지례현감 정옹이 창건했다. 1485년(성종 16) 현감 김수문이 명륜당을 중건했다. 임진왜란 때 향교가 소실되었고 1690년(숙종 16)에 현감 유준광이 교궁을 중수했다. 1774년(영조 50)에 사반루를 건립했다.

지례향교는 임진왜란때 왜군과의 전투중 화재로 불탔는데 이때 공자를 비롯한 성현의 위패를 구해낸 공적을 두고 미평리 은진 송씨와 구성면 작내리 의성 김씨간에 분쟁이 벌어졌다.

6·25전쟁 때 대성전이 소실되었다. 이때 대성전에 모셔졌던 전교 공자 영정과 27위 성현 위패를 문맹곤·문명헌·문종덕 등이 지례면 도곡리 문씨 재실에 봉안하다 1951년 8월에 전교 이건화가 영정과 위폐를 향교로 다시 옮겨 모셨다. 1961년에 대성전을 개수했다.

중국에 동지사로 파견되었던 부항 출신 병마사 이회가 중국에서 갖고 온 묵판 음화 공자 영정을 지례향교에 보관하다 1978년경에 도난당했다.

지례 600살 느티나무

지례향교 가기 전 10미터 앞에 지름이 7미터는 넘는 느티나무 한 그루 있다.

나무 바로 아래에는 노인들이 쉴 수 있는 정자가 있다. 90이 넘은 할매들과 한참 젊은 70~80대 노인들이 쉬고 있었다.

노인들은 이 느티나무에 얽힌 전설을 들려줬다. 지례향교를 만들 때 나무가 있는 자리에 향교 지붕에 얹을 기와를 쌓아두었는데 그 기와 밑에서 자라난 어린 나무가 현재의 느티나무가 되었다는 것이다.

향교가 만들어진 시기가 1426년이니 올해(2023년)로 597년이 된다. 전해져 오는 대로 600살이 다 된 느티나무다.

큰 가지가 여러 개 부러지고 중심부가 꺽였지만 폭이 20미터는 되어 보인다. 향교로 가는 길 확장을 위해 뿌리가 반쯤 잘려나가고 지면에서 한참 위에 서 있지만 품격이 넘친다.

잘려나간 뿌리를 대신해 옆으로 꿈틀꿈틀 펼친 뿌리는 강건한 생명력을 볼 수 있다.

지례면 600살 느티나무

증산 황정리의 느티나무보다 근원 직경은 작고, 봉산 상금리의 느티나무처럼 떡 벌어진 어깨는 아니지만 하늘을 향해 꼿꼿한 선비를 닮은 훤훤장부다.

나무 위의 매미는 마지막 여름을 아쉬워하며 목이 쉬도록 울어댄다.

뿌리 잘린 나무가 살고 있는 언덕이 무너지지 않도록 쌓은 돌담을 타고 느티나무는 큰 뿌리를 옆으로 펼쳐 균형을 잡았다.

작은 실뿌리를 돌 사이로 살뜰히 넣어 영양분을 흡수한다. 나머지 방향으로 굳게 뿌리를 박고,뱀처럼 길게 땅을 기어 큰 뿌리를 늘여 긴 세월을 버텨왔다.

어디까지 뿌리를 뻗쳤는지 알 수 없다. 잘린 뿌리를 보충하고 생존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한 흔적들은 역력하다.

이 동네에 출세한 사람이 있냐고 묻자, 할매들은 바로 보이는 앞집의 주인이 시의장이라고 말했다.

인걸은 지령이지만 나무의 위대한 靈적 힘도 무시할 수 없다.

앞집의 소년이 자라 정치인으로 성공하는데 나무의 은덕(恩德)이 있었을 것이다.

나무밑 정자에서 쉬고 있는 할매들/92살인 할매가 세분이나 있다.

증산면 황정리 느티나무 아래 쉼터에도 90살을 넘은 여러 할매들이 있었다. 참 정정한 모습과 편안한 웃음으로 외지인을 반겨 주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건강하고 오래 장수하는 것이 할배나무 덕택이라고 말했다.

언젠가 과학이 발달해 오래된 나무에서 인체에 도움이 되는 성분을 방출하는 것이 밝혀질 날이 올수 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넉넉한 나무의 품에서 보호받는다는 믿음과 나무의 그늘이 주는 넉넉한 기운이다.

지례면을 들어서면서 삼정승 유허비,지례흑돼지 구이,지례향교 앞 600살 느티나무,지례향교를 둘러보면서 孝와 忠 ,맛,나무의 기운을 느껴보는 반나절 여행코스로 괜찮다.

 

#황악신문 #지례600살 느티나무

영남스토리텔링연구원  ksu38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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