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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율리 450살 느티나무..."효자의 정려각을 내려다 보고 선 듬직한 마을의 수호신 "[6]
  • 영남스토리텔링연구원
  • 승인 2023.07.24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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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율리 450살 느티나무

[김천=황악신문] 김천시청에서 상주로 향하다 어모면사무소 조금 못미처 좌측으로 들어가면 옥율리가 있다.

마을 입구는 김천과 상주를 연결하는 신설도로와 김천의 우회도로가 교차한다. 한창 공사가 진행중이라 마을은 개발의 한 가운데 있다.

1920년 행정 구역 개편 때 노옥(老玉)의 ‘옥(玉)’자와 율리(栗里)의 ‘율(栗)’자를 따서 옥율동(玉栗洞)이 되었다. 입구는 좁은데 들어가면 넓은 골짜기에 노리기,밤주골,자랑내,대밭양지 등 네 개의 자연부락이 있다.

조선 말 김산군 천상면에 속했다가 1920년 노옥·율리가 통합되어 김천군 아천면 옥율동으로 개편됐다. 1934년 아천면과 구소요면을 통합하여 신설된 어모면 관할이 되었고 1949년 금릉군 어모면 옥율동이 되었다.1995년 김천시 어모면 옥율리가 되었다.

동쪽으로 중왕리, 서쪽으로 문암산 너머 문당동, 남쪽에 남산리, 북쪽으로는 동좌리·은기리가 있다.

옥율리 450살 느티나무

가장 큰 마을인 노리기는 1654년 진주 강씨 강선태가 충청도 연기에서 이주해 마을을 개척했다.

진주강씨와 김해김씨 집성촌인 노리기는 예전 강노옥이라는 선비기 장수해 마을이름을 노옥(老玉)이라 했다. 나이가 많은 강씨 노인이 사는 마을이란 의미로 여윌 리(羸)자를 붙여 노리라 부르다가 노리기가 되었다.

노리기 마을 강우창 정려각

노리기 마을에 들어가면 입구에 효자 강우창 정려각이 있다.

강우창(姜遇昌)은 광해군 때 이름난 효자로 부친이 병들자 인분을 맛보고 병세가 위중할 때 손가락을 잘라 피를 내어 먹였다. 부친이 세상을 떠난 뒤 시묘살이를 하며 통곡해 산소의 흙이 눈물에 절어 짜고 무릎을 구부린 곳에 깊은 구멍이 생겼다는 일화가 전해온다.

강우창이 세상을 떠나고 200년 후인 1862년(철종 13) 나라에서 정려를 내렸다.

옥율리 450살 느티나무

정려각에서 좌측으로 20미터쯤 우람한 느티나무 한 그루가 위풍당당하게 자리잡고 있다.

바로 옥율리 느티나무다. 이 나무는 1982년 10월 29일 김천시 보호수로 지정됐다.

이 나무는 당산나무로 수고가 17미터, 지름이 6미터에 달한다.

우람하지만 위압적이지 않고 유려한 곡선과 싱싱한 생명력을 자랑하고 있다.

몸통에 붙은 옹이와 강하게 응축된 뿌리의 근육은 굳센 힘을 느끼게 한다.

몸에 둘러처진 삭은 새끼줄은 이 나무가 신성한 당산신이라는 인격체를 의미한다.

옥율리 450살 느티나무

나무 옆에 쉼터가 있고, 마을 사람들은 매년 음력 1월 9일 동제를 지내왔다.

자정 쯤 마을 뒷산의 상탕에서 먼저 제를 지내고 마을 입구 하탕에서 정성을 올린다.

마을의 주산인 문암산의 서북쪽으로 1.5㎞쯤 올라가면 하신단이 있고, 100m 위에 상신단이 있다. 신단은 약 5㎡의 돌로 쌓은 석축이며, 주위에 소나무가 신단을 호위하고 있다.

상탕을 당산이라 하는데 이 곳에 신목(神木)으로 모시는 나무가 있고, 골맥이의 하탕에는 두 그루의 신목이 있다. 북쪽의 느티나무를 남신목, 다른 느티나무를 여신목이라고 불렀다. 남신목은 옥율리 느티나무이고 여신목은 2000년에 고사했다.

옥율리 450살 느티나무

옥율리 산신제는 주민의 화합을 도모하고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며 공동으로 지내는 제사로 ‘노리기마을 동제’라고도 한다.

옥율리 율리 산신은 문암산 산신으로, 마을 주민들은 산신당의 주인이 문암산 호랑이라고 믿고 있다.

어모면은 문암산, 난함산 등 고산준령이 많아 과거 호랑이가 출몰했다는 기록과 구전이 많은 지역이다.

제일이 다가오면 상신당과 하신당을 나누어 주관할 2인의 제주를 선정하는데 마을의 성실한 장년층에서 제사 칠일 전까지 결정한다.

마을 회의를 거쳐 제주로 선임되면 그날로부터 임시 사제가 되어 마을의 공동 운명을 신에게 고하고, 금기 사항을 지키기 시작한다. 금기 사항으로는 타인에 대한 비방을 금할 것, 매일 냉수에 목욕재계를 하고 정결한 복장을 할 것, 원거리 외출을 금할 것, 부정한 언행을 금할 것, 부정한 말을 듣거나 부정한 것을 보지 말 것 등 까다롭다.

제물의 준비는 신당에서 해야 하며 절대로 제사 전에 시식해서는 안 되고 제물의 준비 시에는 잡담을 금해야 한다. 비린내 나는 고기와 건어물을 쓰지 않고 술은 감주를 사용한다.

제사가 끝난 후에는 참여한 이들이 골고루 제물을 나누어 먹는다. 제사에 소요되는 일체의 경비는 대동계의 계금, 동답 수입과 기부금으로 보충했다.

1988년부터 옥율리 산신제는 문암사에서 맡아 대신 지내 주고 있다. 문암사에는 경북도 문화재자료 제311호인  옥률리 석조아미타여래입상이 있다. 

시멘트 바닥에 묻혀 괴로운 부처의 이야기는 나중에 자세히 설명하기로 한다.

옥율리 450살 느티나무

오랫동안 우리 조상들은 마을의 노거수를 신격화 해 제사를 지내왔다. 마을마다 수명과 안위를 지켜주는 수호신인 신성한 나무가 있었으나 일제 강점기와 새마을 운동 등 개발로 많이 사라졌다.

마을의 나무는 단순한 나무의 의미를 넘어 인간과 함께하는 공동체이자 수호신이며, 제사를 받는 주체이자 당산제는 당시의 문화활동이었다.

문명이 급변하면서 종교적 의미로서의 기능은 쇠퇴하고 마음의 안식처와 추억의 소중한 보존체로서의 오래된 나무가 급격히 사라지고 있는 것은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다.

아무리 세상이 변해도 인간의 마음과 세포속에 저장된 성스러운 나무와의 끈끈한 기억과 유대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 本體인 나무가 살아 함께 한다면 얼마나 더 행복한 일인가?

옥율리 450살 느티나무

스마트폰과 AI가 유혹하는 현실에서 잠시 탈출해 까칠하면서도 부드럽고,거대하면서도 따듯한 넓은 나무의 품에 안겨 그 숨결을 만끽할 수 있는 행복과 여유속으로 날마다 달려가고 싶은 마음 한량없다.

#김천의 나무 #옥율리 450살 느티나무 

영남스토리텔링연구원  ksu38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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