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연속기획 김천의 나무
아포 금계(金溪)마을 느티나무...'금계포란형 裨補 송림과 함께 한 400백년 세월“[김천의 나무를 찾아서 19]
  • 영남스토리텔링연구원
  • 승인 2022.10.21 10:55
  • 댓글 0
아포 금계마을  400살 느티나무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잎새가 물들어 갈 때 아름다운 나무 중에 느티나무를 빼놓을 수 없다. 주변에 흔하고 가장 아름답다.

항상 소중한 것은 우리 곁에 가까이 있다. 무심한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일 뿐...

지역에도 멋진 노거수 느티나무들이 즐비하다.

 노곡리의 600살 당산 느티나무,갈항마을 입구 봉황의 알을 품은 500살 느티나무,증산 황정리의 600살 당산 느티나무, 구성 하압실의 사랑나무,상압실 520살 느티나무,감문 노래실 마을 500살 느티나무 등 손에 다 꼽기 힘들 정도다.

아포 금계마을 400살 느티나무

김민수의 ‘우리말 사전’에는 느티나무의 어원을 누를 황의 ‘눌’과 회화나무 괴(槐)의 합성어인 ‘느튀나모’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조상들은 느티나무를 괴목이라고도 불렀는데 회화나무와 비슷해서 오해 한 듯하다. 느티나무를 ‘버금회화나무’라고도 부른다.

느티나무의 목재를 높이 평가했는데 영주시 부석사 무량수전 기둥이 바로 느티나무다.

금계포란형(金鷄抱卵形) 송천리 마을 뒷산

김천과 구미의 경계인 아포 송천은 마을 뒷산의 형국이 금닭이 알을 품고 있는 명당이다. 앞으로는 금과 같이 맑은 물이 흘러 마을을 금계(金溪)라 이름했다.

 국사봉 자락인 피난골 아래 형성된 마을은 조선시대 초 창녕 성씨와 일선 김씨가 들어와 살면서 집성촌을 형성했다. 피난골이란 이름은 임진왜란 때 피난처로 널리 알려진 골짜기다.

금닭이 알을 품고 있어 마을 앞이 개방되어 있으면 닭이 알을 편하게 품을수가 없어 우환이 들고 폐동이 된다는 말이 있어 1710년 마을 앞 개인 소유의 땅을 동네 주민들이 공동으로 매입하고, 밖에서 마을이 보이지 않도록 松林을 조성했다.

금계마을 松林

하지만 우람한 송림의 나무들은 재선충의 공격을 받아 한 그루는 죽어가고 있었다. 나무가 사라진다는 건 단순히 나무 한 그루가 베어지는 것이 아니라 마을의 역사와 추억이 영원히 없어지는 것이다. 마을 사람들이 지금이라도 관심을 기울여 松林이 오래도록 유지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금계 마을에 들어서면 松林 앞에 거대한 400년생 느티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수고 18미터에 흉고둘레가 4.5m다. 큰 가지 하나는 낮게 드리워  길을 따라 마을로 길게 뻗어 장관이다.

송천리 400살 느티나무

느티나무를 누가 심었는지는 모른다. 나무가 수백년이 지나면 정확한 나이를 알기가 쉽지 않다. 아마도 송림을 조성할 때 함께 심었을 수도 있다.

마을 주민은 60년 전과 현재 나무의 외형이 달라진 것이 없어 지난 2020년 보호수 지정때 김천시에 수령이 350년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아포는 삼한 시대부터 제석봉 근처에 부족국가가 있어 감문국이 군사를 보내 정벌하려고 했다는 기록이 있다.

제석봉 아래 삼태봉은 왕자의 태가 묻힌 곳이고, 삼태봉 아래 '아노금골'이란 지명은 제석궁이란 궁궐지로 추정되고 있다.

삼태봉 밑에 소성지골, 대성지골,탑골이 있고 주변에 7개의 사찰이 있었다고 전해온다.

금계마을 느티나무 바로 앞에는 마을에서 농사지은 콩으로 만든 두부와 청국장을 먹을 수 있는 마을 식당이 있고, 식사 후 바로 앞 느티나무 아래에서 1회용 달달한 커피 한 잔 마시면 호사가 따로 없다.

송천리 400살 느티나무

어느 여름날 느티나무를 만나러 가니 동네 노인들은 없고 외제차를 타 아베크족(avec族)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아무렴 어떤가? 조금 더 나은 사진의 각도를 잡는데 약간의 방해가 되긴 하지만,수 백년을 살면서 느티나무는 얼마나 많은 인간 群像들의 생장쇠멸(生長衰滅)을 지켜보고 마음에 기록하고 있을터이니 말이다.

사람들은 나무를 그냥 눈으로만 구경한다. 하지만 진정한 소통을 하려면 나무를 한 번 안아봐야 한다. 안아보면 눈으로만 바라보는 것과는 다르다. 나무의 심장소리를 느껴야만 나무의 마음을 알 수 있다.

한 번 사랑스럽게 쓰다듬어 주며 나무의 느낌을 느껴보는 것도 좋다. 나무마다 느낌이 다 다르다. 대나무와 버즘나무의 매끈함과 회화나무, 비슬나무의 까칠함,팽나무의 이끼 가득한 몸통은 성스럽기까지 하다.

송천리 400살 느티나무

석양이 아름다운 한적한 가을 저녁 느티나무에 귀 대고 그가 들려주는 먼 옛날 추억의 片鱗(편린)을 조금만 들어 볼 수 있다면 아주 운 좋은 날이다.

청국장을 먹고 나오는 길에 느티나무를 한 번 쓰다듬어 그 기운을 느끼며 無言의 대화를 나누는 재미는 남에게 알려주기 싫을 만큼 쏠쏠하다.

요즘 세상은 시끄럽고 조용한 날이 없다. 국회에서는 연일 고성이 오가고, 바다로는 포탄이 쏟아진다. 미사일이 날아다니는 것이 일상화 됐다.

대출이자와 물가는 치솟고 주식은 폭락했다. 서민들의 삶은 내일을 알 수 없을 만큼 힘겨워 지고 있다.

인간들은 일희일비하지만 나무는 항상 如如한 모습 그대로다. 인간의 마음은 순간마다 죽 끓듯이 변하지만 나무는 어떠한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인간 세상에 어떤 사건이 생겨도 나무는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해 나간다. 봄이면 싹을 틔우고,여름이면 꽂이 피고,가을이면 열매를 맺고,겨울에는 모든 것을 버리고 짧은 죽음같은 동면에 들어가 다음 해를 준비한다.

느티나무가 400살을 살아오노라면 얼마나 많은 인간들의 희로애락(喜怒哀樂),심지어 포성이 울리고 총칼로 서로를 해하는 전쟁까지 목도했다.

어찌보면 나무에게 인간의 의미는 삶에 방해만 끼치는 별로 이득 없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때론 목숨까지 빼앗는 가장 위험한 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나무는 무심하다. 아이들의 장난에 자신의 살과 가지를 내어주기도 하고,땔감이 되어 불이 되기도 하고, 베어져 기둥과 석가래가 되기도 한다.

송천리 400살 느티나무

아! 우리는 언제 나무를 우리와 같은 생명체라고 존중해 본 적이 단 한번이라도 있었던가?

한 나무학자는 오디를 귀에 꽂고 오디오 놀이를 즐긴다고 한다. 나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살구나무,매실나무,모과소리 등 나무의 소리를 구별할 수 있게 되고, 나무의 소리를 듣는 것이 나무의 삶에 진정으로 다가간다고 말한다.

언제쯤 나무의 소리를 듣고 어떤 나무인지 구별하는 경지에 도달 할 수 있을까?

 

자문

송기동 김천문화원 사무국장

이갑희(경북 향토사연구회 회장,국사편찬위원회사료조사위원,국학진흥원자문위원)

 

참고문헌

김천시사(김천시)

김천의 마을과 전설

한국의 아름다운 노거수

카메라와 함께한 나무산책

경북의 노거수

노거수와 마을 숲

노거수 생태와 문화

회화나무와 선비문화

창원시 노거수 생태와 문화

나무사전

나무철학

나무예찬

 

영남스토리텔링연구원  ksu3827@naver.com

<저작권자 © 김천황악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영남스토리텔링연구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오늘의 주요뉴스
경북도의회 예결특위... 내년도 예산안 현미경 심사
경북도의회 예결특위... 내년도 예산안 현미경 심사
김천상무, 2022 제3차 이사회 및 제2차 임시총회 개최
김천상무, 2022 제3차 이사회 및 제2차 임시총회 개최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