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업(한국자살예방센터 대구경북지부장)

이제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됐다. 나무들도 잎새를 떨어뜨리고 나신이 되어간다. 본격적인 결혼시즌도 끝났다. 우리나라는 이혼율이 50%에 이르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이혼율이다.

　우리나라의 자살율 급증원인은 과중한 스트레스, 핵가족과, 생명경시풍조, 고령화와 양극화, 인터넷의 역효과, 정신질환증가등이 있지만 그중에서 가정의 붕괴가 큰 부문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가정이 붕괴되면 아이들도 심각한 타격을 받는다.

　얼마 전 자살과 관련된 아주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별과 사별을 포함해서 결혼상태에 따라 남녀 자살위험이 다르다는 것이다. 남성들은 배우자와 이혼, 사별 별거등으로 결혼 상태를 유지하지 못할 경우 자살위험이 2배로 증가하지만, 여성들은 그 반대로 자살 위험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보면 남자들이 결혼생활이 파탄에 이르면 받는 충격도가 훨씬 높다는 의미로 이해된다.

　원광대학교 이영훈 교수팀이 19세 이상 성인 1만 9,243명을 대상으로 자살 위험에 미치는 요인을 분석한 결과를 지난 21일 발표했다. 이 결과를 보면 남녀별 자살 위험에서 미혼 남성 자살 위험은 결혼한 남성과 비교해 32%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을 하는 것이 심리적으로 남자들에게는 안정성을 더해준다는 의미로 보인다. 이혼 또는 별거, 배우자 사망으로 혼자 사는 남성의 자살 위험은 결혼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남성보다 무려 107%나 급증했다.　남자들은 결혼과 배우자가 인생에서 차지하는 중요도가 매우 높음을 알 수 있다.　여성의 경우 미혼일 때 자살 위험이 기혼일 때보다 25% 감소했다.

　여성들은 혼자 사는 것이 결혼한 것보다 스트레스를 적게 받는다는 것이다. 통계를 보면 명절기간에 주부들의 자살율이 증가하는 것을 보아도 여성들이 가정생활로 받은 노동강도와 스트레스는 심해 보인다. 출산후에 일어나는 산후우울증도 자살과 관련해서 상당히 위험한 편이다. 이번 발표에 다르면 여성은 이혼이나 별거, 배우자 사망으로 혼자일 때 자살 위험 역시 기혼일 때보다 3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여자들은 혼자 사는 것이 삶에 더 안정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정말 그럴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노년기 자살요인을 봐도 혼인상태의 유지가 굉장히 큰 부문을 차지하고 있다. 노인자살의 원인인 3苦중에는 외로움도 들어있다. 자살율을 보면 남성이 여성보다 2배이고 이혼자가 배우자가 있는 경우보다 4배이상 높은 자살율을 보이고 있다. 늙어서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여성들은 돈, 딸, 건강, 친구, 찜질방순으로 답했고 ,남성들은 부인, 아내, 집사람, 와이프, 애들엄마라고 말했다는 우스개소리가 있을 정도로 남성들에겐 와이프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말일 것이다.

　심리학 용어에 빈둥지증후군이란 말이 있다. 새들이 알을 낳고, 먹이를 물어다 주며 열심히 새끼를 기르고 그 새끼들이 성장해서 둥지를 떠나고 나면 외롭다는 말이다. 그런 심정을 인간의 삶에 비유한 것이다. 결혼해서 자식을 낳고 ,열심히 일해서 기르고, 가르쳐서 성장시키고 그 자식들이 떠나가면 외롭고 허전하다는 것이다.

　우리가 삶을 살면서 일상에 쫓기다 보면 가정의 소중함에 대해서 잊어버리고 살 때가 많다. 특히 남자들은 배우자에 역할과 중요성에 대해서 깜빡할때가 있다.
남자들이여!! 늙어서 후회하지 말고 자신의 와이프를 소설속의 백설공주와 반짝이는 다이아몬드처럼 받들어 모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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