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업(김천황악신문 편집장)

스마트폰이 생기면서 요상한 사이버 공간이 생겼다.바로 밴드다. sns의 대표주자다.밴드는 반창고를 연상시키기도 하지만 사람들을 묶는다는 의미일 것으로 추정해 본다.

각설하고 어제 밴드에서 겪었던 에피소드를 하나 소개하겠다.현직 김천의 국회의원을 얼굴로 내세운 밴드가 있다. 관련자들도 공동리더로 포진해 있고 운영자는 현직 변호사다. 그분은 신문에 기고도 하고 유명한 조직의 수장도 맡은 것으로 알고 있다. 사회활동도 열심히 하고 정치에 관심이 있다는 소문도 있다. 밴드에 가입하니 실명과 사진을 요구해서 들어주었더니 감사하다는 개인챗이 왔다. 나도 그분과 대화를 나눠본 적은 없지만 인품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선거에 나오면 한표를 줄까 고려한 적도 있다.

하지만 그 사람이 밴드를 운영하는 것을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 어젯밤에 현직 도의회 의장의 인터뷰 기사를 올렸다. 잠시 후에 보니 글이 삭제되고 없었다. 그 밴드가 현직 국회의원을 위한 밴드로 보이고 같은 당원의 글이라 삭제될 이유가 없었다. 특별히 문제될 내용도 없는 기사여서 밴드의 리더인 변호사에게 챗을 보냈다. 글을 지운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물었으나 답이 없었다. 혹시나 실수로 지웠나해서 다시 한 번 올렸다. 그랬더니 또 즉시 삭제하는 것이다. “회원이 올린 글을 지우려면 사전에 수정을 요구하거나 주의나 경고를 주는 것이 예의이지 않느냐 안내 한줄 없이 회원의 글을 삭제하는 것은 매너가 아니다. 이렇게 운영하면 국회의원 욕 먹이는 짓이다.”라고 글을 다시 올렸더니 이 글도 바로 삭제당했다. 그래서 열심히 하시라고 나하고는 안 맞는거 같다는 글을 남기고 탈퇴했다. 그 사람이 그리 예민하게 반응하는 이유가 물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밴드의 회원은 한편으론 손님이다. 회원이자 손님에 대한 예의를 갖추지 못한 밴드라는 기분이 들었고 그 사람에 대한 이미지도 훼손된 것은 틀림없다.

김천의 밴드중에 ㅎ밴드가 있다. 회원들의 글을 마구 삭제하고 강퇴하기로 유명하다.허위사실을 유포하다 고소된 밴드도 있다.얼마전에는 시장의 얼굴을 내걸고 희망을 노래하는 밴드에서 화장장관련 기사를 올렸더니 2회나 삭제 당했다.

밴드 리더들에게 감히 충고한다.충고란 말이 기분 나쁠지 모르지만 김천에서 제일 큰 밴드를 운영한 경험도 있고,난 sns의 대가는 아니지만 가끔씩 교육을 하기도 한다.많을 때 하루에 1만명 이상이 들어오는 파워블러그 수준까진 아니지만 블러그 2개를 운영하기도 한다. 밴드도 물론 가지고 있다. 회원의 소중함을 모르고 글의 삭제와 강퇴를 반복하다가는 오래가지 못한다. 이미지는 다 구겨진다.

특히 정치인을 띄우거나 그에 붙어서 자신의 영향력을 키우거나 미래의 정치를 꿈꾸는 이들에게 그 정도 수준의 밴드 운영은 오래 가지 못하고 망하게 된다. 나도 한때 사람들의 글을 삭제하거나 강퇴를 시킨적이 있었다. 그 당시에는 합리화 했지만 지나고 보니 잘못된 것이란걸 실감하고선 절대 강퇴와 글을 삭제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도 밴드 회원들에게 출석 체크와 실명, 사진을 강요하는 것도 바람직하지는 않다.

물론 그 의도를 모르는 건 아니지만 사이버 공간이란 것이 익명성이 있을 때 더 풍부해지고 재미있어지는 것이다. 자신의 사진과 실명을 공개하면 강제적, 인위적이 되고 회원이 느끼는 불편함과 게시글의 제약이 있을 수 밖에 없다.숙제를 하는 것도 아니고 인터넷과 사이버 공간은 자유로워야 한다. 공공기관에서 실명을 검증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言路에 족쇄를 채우는 것과 다름없다.

밴드 운영자들이여~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온통 머리 아픈 문제투성이다. 사이버 공간에서라도 자신의 생각과 말을 자유롭게 펼치고 이놈 저놈 잡놈이 모여서 즐기는 大同세상을 만들어 볼 생각이 없는가?“좁쌀처럼 類類相從 모여서 花無十日紅인 정치인에게 龍飛御天歌만 바칠 것이 아니라 말이다. 좀 더 배포를 키워보는 것이 어떠하겠는가? 상선약수(上善若水)란 말도 있지 않은가? 無爲가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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