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에는 정주(程朱)의 역사적 실체(實體)를 조망한 글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정이(程頤)가 황제보다 높은 자리에 올라 거만하게 강연(講筵)한 것이라든지, 장방평이 정이의 인품을 평한 바와 소식(蘇軾)이 정이(程頤)의 소견(所見)얕음을 걱정하여 지적함 등의 내용은 잘 알려지지 않은 듯하다.

소강절(邵康節)은 정이(程頤)와 가깝게 지냈는데, 늘 정이의 막견(莫見)을 나무랐다. 소강절이 임종 시에 정이를 보고 말한다. “자네는 생강이 나무 위에서 난다고 하는구나![爾道生薑樹上生]” 소강절은 평생에 정이의 소견(所見)을 답답하게 여겼던 것이다. 소강절은 정호(程顥)의 견처(見處)만을 인정하였다. 정이(程頤)를 교조(敎祖)로 여기는 주희(朱熹)가 동파(東坡)의 문(文)을 통렬히 비판하여 말한다.

“동파(東坡)는 도(道)를 체득(體得)하고 문장(文章)을 쓴 것이 아니라, 문장을 쓰면서 점차로 도(道)를 추구하여 문장 속에 집어넣었으니 이것이 그의 병폐(病弊)다. 동파는 도시(都市) 작문(作文)을 하면서 점차로 도리(道理)를 말해 간 것이지, 먼저 도리(道理)를 체득하고, 작문(作文)을 하지 않은 까닭에 근본(根本)이 모두 틀어졌다.”

주희(朱熹)의 날선 독설(毒舌)이다. 주희는 공부가 천박(淺薄)하여 형기(形氣)로써 성(性)을 삼으면서도, 공자의 설(說)에 많은 주석을 붙힌 공문(孔門)의 걱정꺼리이다.

사무사(思無邪)로 일이관지(一以貫之)하는 공자의 종의(宗意)를 밝히지 못한 까닭에, 이성(二性)을 주장하여 칠정(七情)을 성(性)이라 하며, 온갖 잡설(雜說)을 쏟아낸 인물이다. 칠정(七情)은 다만 정(情)일 뿐이며, 그 체(軆)는 환(幻)이다.

주희가 정이(程頤)를 신유학의 개조(開祖)로 존숭하는 까닭에, 교활(狡猾)한 뜻을 지니고, 도(道)와 문장(文章)의 근본(根本) 운운 하면서 동파(東坡)를 모욕(侮辱)하는 것이다. 눈 밝은 이는 주희가 소견(所見)이 좁고 용렬(庸劣)한 것을 보게 될 것이다. 누가 주희를 주부자(朱夫子)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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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우 편집고문  1s3ssf@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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