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원(NH농협은행 김천드림밸리지점장,금융감독원 인증 금융교육 전문강사)

올해도 어김없이 김장철이 돌아왔다. 온가족이 둘러앉아 겨우내 먹을 김치를 담그는 따뜻한 정(情)이야말로 추운 겨울을 훈훈하게 보낼 수 있는 최고의 비법이 아닐까 싶다. 특히, 겨울이면 많은 기관과 단체에서 실시하는 김장김치 나누기 행사는 우리사회 취약계층이나 소외받는 분들에게 큰 힘이 되기도 한다. 2013년에 김장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것도 함께 김치를 담그고 나눠 먹는 따뜻한 마음이 잘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는 대략 160가지 정도의 김치가 있다고 한다. 필자는 고들빼기 김치와 백김치를 좋아한다. 똑같은 고들빼기 김치라도 지역에 따라, 재료에 따라 맞은 제각각이다. 재료가 다르고 들어가는 양념이 다르기 때문이다. 모든 김치에 공통된 것이 있다면 바로 ‘버무리기’이다. 버무리기는 ‘다양한 재료가 골고루 잘 섞이도록 혼합하는 것’을 의미한다. 아무리 좋은 재료와 양념이 있더라도 잘 버무리지 못하면 김치가 제 맛을 낼 수 없다.

ℼ‘버무리기’는 김장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금융에도 꼭 필요하다. 비대면거래의 활성화와 AI기술의 상용화로 금융이 점점 차가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핀테크 기술의 발달로 종이통장이 사라질 예정이고 인터넷전문은행이 등장했으며 은행 점포가 줄어들고 있다. 고객에게는 편의성을 제공하고, 금융회사는 비용을 줄일 수 있는 효과가 있다. 반면, 고객과 금융회사 임직원의 만남은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다. 어르신들이나 장애우들은 새로운 금융트렌드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될 수도 있다. 인간미 넘치는 따뜻한 금융이 필요한 이유다.

금융이 따뜻해지려면 이해관계자들과 어우러져 상생해야 한다. 금융회사에 부여된 사회적 책임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 양념이 잘 버무려진 김치가 제 맛을 낼 수 있듯 금융도 양념(SPICE)이 잘 버무려져야 한다. 사회(Society), 협력업체(Partner), 투자자(Investor), 고객(Customer), 직원(Employee)이 바로 금융회사가 버무려야 할 양념(SPICE)이다.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잘 버무려 지역사회, 협력업체, 투자자, 고객 및 직원과 이익을 공유하고 상생하는 것이 바로 따뜻한 금융이다.

대부분의 금융회사는 따뜻한 금융 실천을 위해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필자가 근무하는 NH농협은행 김천드림밸리지점도 따뜻한 금융실천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법무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과의 협력사업 일환으로 매년 법무보호대상자들의 사회복귀와 취업을 위한 법무보호사업에 기금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직원들이 매월 조금씩 모은 성금으로 율곡동에 거주하는 취약계층 다섯명에게 김천사랑상품권을 전달하기도 했다. 일본의 수출규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재․부품․장비 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출시된 필승코리아펀드처럼 따뜻한 금융을 실천하는 금융상품도 있다.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면서 따뜻한 금융이 더욱 필요한 시기가 되었다. 금융회사들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양질의 금융서비스에서 소외되는 고객들이 생기지 않도록 세심하게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김장김치 나누기도 좋고 불우이웃 돕기 성금도 좋다. 공익성을 가진 금융상품에 가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소외받는 이웃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데 김천황악신문 독자들이 먼저 동참해 보자. 2019년 겨울이 조금 더 따뜻해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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