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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목욕탕과 삼대(三代) 목욕의 추억
  • 김천황악신문
  • 승인 2019.03.26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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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一用 강창우 (다물上古史硏究會 회장)

 

봄이다.

동네 길에 목련이 하얗게 열리고, 개나리와 산수유는 이미 노랗다.


때마다 집에서 샤워를 하지만, 가끔은 동네 목욕탕에서 큰 욕조에 몸을 담그고, 눈을 감고 느긋하게 온 몸으로 퍼지는 따끈함을 즐기곤 한다. 넓고 큰 규모의 현대식 스파보다 좁고 시설이 취약하지만 조용하고 옛 그대로의 정겨운 느낌이 있다고나 할까.

 

봄이 되고, 겨우내 묵은 때를 씻어내고 싶어 시간을 만들어 동네 목욕탕을 들렀다. 예전 같으면 며칠 전부터 목욕하는 날을 잡고, 목욕 후 갈아입을 깨끗한 내의를 준비하고, 누구하고 갈 것인가 약속을 해두곤 하였었다. 특히 명절을 앞두고는 목욕탕에서 몸을 씻는 것이 반드시 해야 하는 일 중 하나였고, 그때면 많은 목욕객들 사이에서 서로 탕 옆자리에 앉으려고, 물담는 대야를 서로 차지하려고 눈치싸움이 심했었다. 그런 생각을 하니 웃음이 난다. 세월 속에서 목욕문화도 많이 변했다.

 

발목에 열쇠를 차고 수건과 때수건을 들고 탕에 들어서니, 태어나면서부터 한쪽 손이 불편했던 것처럼 보이는 노인 한 분이 계신다. 따뜻한 탕에 잠겨 눈을 감는다. 몸을 씻은 후 노인의 등이라도 밀어드려야겠구나 생각을 하고 있으려니, 이번에는 어떤 젊은 분이 나이가 많으신 어른을 모시고 들어온다.

 

예전 생각이 난다. 부모님이 계시고 아이가 어렸을 때, 아버님과 함께 삼대(三代)가 목욕탕에 갔었던 생각이 난다. 두 세 차례 그런 기회가 있었지. 함께 가면 등만 밀어달라 하시던 아버님이 점차로 힘이 달리면서, 팔과 다리까지 맡기셨다. 아버님과 아이를 씻기고, 나도 씻고 나면 힘이 달렸지만, 그 나른한 피곤함에서도 기분은 좋았었다.

 

그런 아버님이 가시고, 노환중인 어머님을 집에 모시고 있으면서 때때로 몸을 씻어드렸다. 시간이 흐를수록 몸을 움직이기 어려워 아들의 도움을 받아 몸을 옮기고, 옛날식 좁은 집안 목욕실에서 서로 몸을 씻어드리고, 옷을 갈아 입혀드리고, 몸 전체에 크림을 발라드리곤 했었다.

 

특히 겨울날에는 보온이 쉽지 않고 날이 추워지면서, 기상예보를 보고 온도가 제일 높은 날을 택해, 보온 기구를 총동원하여 목욕탕 온도를 높인 후. 아이와 함께 어머니 몸을 씻어 드렸던 기억이 있다. 이제 며칠 후면 어머님의 두 번째 기일이 다가온다. 무던히도 깨끗하셨으나, 나이가 드시면서 몸이 약해지고 운신이 어려워지니 어쩔 수가 없었다. 마지막으로 차량 목욕을 신청하였으나 기다리시던 중에 떠나셨다. 그게 아쉽다.

 

손이 아프신 분은 세신사(洗身士)에게 몸을 맡기고, 나이든 어르신은 비누칠만으로 목욕을 끝내고 밖으로 나가신다. 아들인 듯 보이는 분도 얼른 따라 나갔다가, 다시 들어와 대충 씻고 따라 나선다. 밖에 나가보니 앉아 계시기도 벅찬 듯, 몸이 앞뒤로 자꾸만 쓰러지신다. 어머니 생각이 난다.

 

흐르는 세월 속에서 나이가 들고 몸이 쇠약해 지는 것을 누가 막으랴. 인생이란 곧 생노병사의 흐름이라 했던가. 삶의 이야기들은 지나봐야 알고, 때가 되어야 비로소 가슴으로 느끼는가 보다.

 

힐링센터 천부(天府) http://cafe.daum.net/1s3ss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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