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업 (김천황악신문 대표)

사기 "회음후열전"에 나오는 말이 아침에 문득 떠올랐다. “과연 사람들 말대로다. 교활한 토끼가 죽으니 좋은 사냥개를 삶고, 높이 나는 새가 다 잡히면 좋은 활도 광에 들어가며, 적국을 깨부수니 계책을 꾸미던 신하가 망하네. 천하가 이제 평정됐는데 그런고로 나도 마땅히 삶아 죽이겠군”

토사구팽이 유래된 글로 범려가 문종에게 한 말이다. 범려는 문종에게 “월왕 구천은 목이 길고 입이 새처럼 뾰족하니 고난은 함께해도 즐거움은 함께 나눌 수 없다”는 얼굴의 관상평도 덧붙였다.

선거가 끝났다. 선거는 현대의 가장 큰 전쟁이다. 이제 본격적인 논공행상이다. 어떤 이는 중용되고 다른 이는 烹팽 당한다. 팽을 슬퍼하는 이 많을 테지만 그리 억울해 할 필요는 없다 .그것이 권력의 속성이고 역사의 반복이다.

다시 토사구팽으로 돌아가면 범려와 한신이 대비된다. 범려는 오나라를 멸망시킨 공신이지만 월왕 구천의 相을 보고 떠나지만 조언을 무시한 문종은 죽임을 당하고, 한신은 항우를 물리치고 유방이 천하를 통일하는 데 큰 공을 세우지만 결국 의심을 받아 죽임을 당하고 만다.

문재인이 당선되고 최측근인 삼철(전해철.이호철.양정철)은 공직을 맡지 않고 외국으로 떠나거나 2선으로 후퇴했다. 정치상황을 고려한 행위지만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 물론 문재인이 힘이 빠지고 필요하면 다시 돌아올 수 있겠지만 말이다.

대학시절 김천 출신 최외출 교수에게 부동산학 개론을 배운 적이 있었다. 당시 그는 새마을 장학금으로 학업을 계속 할 수 있었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 박근혜 정권의 가장 실세로 떠올랐지만 그는 어떠한 공직도 맡지 않았고 시절이 하수상 하자 조용히 학교도 정리했다. 그 어떤 법적인 문제의 시비에서 그는 떠나있다.

팽을 당할지 조용히 떠날지는 선거 공신들의 선택이다. 물론 그 결과도 그 사람들의 몫이다.

古書에 “선비는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바치고, 여자는 자신을 알아주는 남자를 위해 화장을 한다.”는 말이 있다. 자신을 알아주는 이를 위해 열심히 뛰었고 결과를 얻었으면 조용히 물러나 따듯한 茶를 즐기며 시절을 관망해보는 것은 어떨까?

지금 김천의 선거 캠프에서도 여러 가지 얘기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꼭 권력의 언저리에 있는 것이 이득일까? 권력은 양날의 검이다. 모든 것을 벨 것처럼 예리하지만 잘못 사용하면 자신이 찔린다.

정치가는 항상 교도소 담장 위를 걷는 이들이라고 농담하곤 한다. 그래서 그들은 항상 불안하다. 권력과는 불가근불가원이 몸에 이로울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정치인들에게 링컨의 얘기를 전한다. 정치는 자신을 좋아하는 이들만 가지고 할 수 없다. 정치는 적을 어떻게 내편으로 만드느냐 하는 기술에 성패가 달려있다. 링컨이 자신의 가장 큰 정적인 스탠튼을 국방부장관에 앉힌 사례를 참고해 보면 훌륭한 정치 모델이 될 수 있다.

어제의 적이 내일의 동지가 될 수 있다. 선거판에서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이란 것이 있다. 적이란 것은 당시의 대면적 환경일 뿐 인간의 문제가 아닐 수 있다. 항상 열린 마음을 가져야만 큰 인물이 될 수 있고 좋은 정치를 펼 수 있다.

"원수를 사랑하라"는 예수의 말씀처럼 정적을 좋아하면 내일의 정치가 보인다. 링컨이 총살 당했을때 스탠튼이 통곡하며 한 말 “여기 가장 위대한 사람이 누워 있습니다.”처럼 정적을 가슴으로 끌어안는 그런 정치를 해보고 싶지 않은가?

김천 유명 정치인들의 관상을 떠올리며 혼자 회심의 미소를 지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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