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 IGCSE 국제교육 배기성 대표

*IB는 International Baccalaureate의 약칭입니다.

*IGCSE는 International General Certificate of Secondary Education의 약칭입니다.

2011년 가을, 미국 텍사스 주 상원에서 “앞으로 멧돼지 사냥에 헬기 총격을 허락한다.”라는 입법안이 통과되었다. 텍사스에 서식하는 멧돼지의 숫자만도 200만 마리, 오늘도 저 멀리 미국 텍사스의 드넓은 벌판에서는 요란한 헬리콥터 소리와 함께 그 위에서 농작물들을 망쳐놓는 멧돼지들을 향한 기관총탄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그리해서 박멸된 숫자는 고작 4만 마리 정도다. 처음에 기대했던 것보다는 영 효과가 시원치 않은 것이다. 따지고 보면, 그 야수들은 사람들이 사냥용으로 방목했던 것이 기원이다. 이젠 도저히 감당이 안 되어 죽이는 수밖에 없나보다. 인간이 이렇게 냉정하고 잔인한 동물이다.

미국의 고등학교 총기난사 사건이 연일 터지고 있다. 발생횟수를 세는 것마저도 지쳐버렸다. 학생들이 수업을 받고 있는 백주대낮에 동료 학생이 테러범이 되어서 벌이는 그 끔찍한 사건 만 보더라도, 2가지 문제를 대번에 짚어낼 수 있다. 첫째, 미국 집권공화당에 돈을 대는 전미총기협회(NRA)의 로비력이 너무너무 강해서 미국 사회에서의 청소년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데에도 꿈쩍도 하지 않는다는 점 과 둘째, 미국교육체제는 재학 중인 학생 둘 중, 분노를 억제하기 어렵거나, 우울증에 빠져 있는 학생들을 제대로 교육하거나, 타이르는 데에는 완전히 실패한 체제라는 것이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근현대사는 미국으로 유학 가는 데에 중점을 두고 있었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나의 경험 상, 그리고 지금까지도 우리 공교육체제에서는 ‘상담교사’의 비중이 매우 적다. 물론, 학교 교사들에게 학생들의 인성교육을 꼭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는 점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전문적인 상담 교사들이 강한 교육적 영향력을 행사하며, 학교에서 일주일에 한 시간씩 꼭 상대방 입장에서 자신을 헤아려보는 IB 스쿨의 모습이 많이 그립다. 미국은 AP, SAT 등의 효율성 중심 교육을 행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도 IB 혹은 IGCSE 등의 유럽식 교육이 그리 많이 행해지지 않는다. 따라서 교사와 학생들 간의 상담이 그리 활성화되지 못한 단점이 있다. 학급당 인원수도 적고, 고교학점제가 먼저 도입되었지만, 그래도 인성교육에는 실패하고 있음이 자명하다. 미국의 고교 총기살해사건들을 보고 있노라면, 인간의 근본은 선이 아니라 마치 악인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끔찍하기 이를 데 없다.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무조건 상담교육이나 인성교육이 부실하다고는 평가할 수 없는 것이, 내가 속해 있는 “감성스토리교육원”에서 방과 후 특강으로 “자살예방”과 “인성함양” 그리고 “리더십 함양”등을 많은 소속 강사들이 가르치고 있다. 최근 TV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요리만들기 등을 학생들의 심리치료에 적용하는 “푸드테라피” 교육 역시, “감성스토리교육원” 및 “세계아동요리협회” 등을 통해 상당한 속도로 교육현장에 퍼지고 있다. 그렇지만, 학생들을 주인공으로 해서, 마음껏 말을 하게 하고, 뜻을 펴게 하는 상담교육은 여전히 그 공급이 너무 적다. 한 학교에 상담 선생이 1명 이상인 경우가 있는가? 윤리나 국어 혹은 문학을 가르치시는 여선생님 한 분이 보수 교육을 받아서 상담선생님을 겸하고 있지는 않은지? 각자 학교의 현실을 냉정하게 보기 바란다.

IB학교에서는 학생 30명 당 무조건 1분의 카운슬러 가 배치된다. 그들은 인성상담 전담과 학업상담 전담이 나누어져 있다. IB 수업을 진행하던 중, 학생 한 명에게 “너는 글짓기가 뛰어나니, 창의력을 주로 하는 대학으로 진학하면 좋겠다”고 했더니, 당장 그 학생은 “학업상담을 진행하는 교사의 의견과 배치된다”라며 이의를 학교에 제출했고, 나는 그 카운슬러와 학부형, 그리고 학생 등 이른바 ‘4각 토론’을 벌여야 했다. 그때는 이게 뭔일인가 싶어서 약간 불쾌하기도 했지만, 가만히 다시 생각해보니, 학생과 학부형으로써는 일생을 건 일인데, ‘당연히 해당교사의 말에 민감하지 않겠는가’ 싶었다.

상담은 학생들에게 그저 의미 없는 시간이나, 특강 수준으로 여겨져서는 안된다. 전문 카운슬러 심리적 터치는 학생들에게는 일생일대의 사건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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