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원교육강사협회 연구원 유수지

초등학교 앞을 지나갈 때 나는 작은 몸집에 큰 가방을 매고 가는 아이에게 눈이 자꾸 간다. 어렸을 적 나의 성격은 소심하고 두려움이 많았던 모습이 떠올라서이다.

여덟살 초등학교 입학 후 학교가기 싫어 울기도 하며 부모님의 마음을 아프게 한일이 생각이 난다. 친구가 장난으로 치마를 올리고 도망가거나, 이름을 따서 별명을 만들어 놀릴 때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몰라 울어버려서 친구를 당황하게 한 적도 여러 번이다. 남자아이들의 짓궂은 장난과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주어질 땐 나도 모르게 긴장하게 되면서 눈물이 나기 일쑤였다. 그렇게 힘들게 초등학교 생활을 하고 있던 어느 날 활달하고 유쾌한 동네언니를 우연히 만났다. 언니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날이 많아지면서 나는 웃음이 많고 자신감 있는 언니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동경하게 되었다. 나는 그 언니를 닮기 위해 스스로 용기를 냈고 좀 더 큰 목소리로 먼저 도전하게 되었다. 그리고 22년이 지난 지금은 그때 동경하던 언니처럼 밝고 긍정적이며 적극적인 사람으로 비추어지게 되었다.

나는 질문하고 싶다. 당신은 어떤 성격을 가진 사람인가요? 지금 당신의 성격에 만족하나요? 성격은 계속 변화하고 발전한다. 누구를 만나느냐, 어떤 상황이냐에 따라 바뀐다. 새로운 환경과 경험에 의해 긍정적으로 변화하거나 또는 부정적인 변화를 받기도 한다. 그래서 난 아이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통해 긍정적인 변화를 주는 청소년 교육전문가로 학교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어릴 적 내가 경험했던 성격의 변화 덕분에 조용하고 소극적인 자신감 없는 아이들의 마음을 더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 성격은 변화할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 할 수 있다.

동기부여 학습코칭에서 “행복코칭”이라는 주제로 아이들에게 다가갔고, 자존감과 자신감을 높여주는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학교에 가기 싫어하고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도 느끼지 못한 채, 그저 일정이 짜여 진대로 학교를 왔다갔다만 하는 친구들에게 동기부여를 심어주는 수업이다.

어떤 이는 저게 수업이야? 놀고 있는 거 아니야? 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확실한건 행복코칭을 통해 아이들이 직접 몸으로 활동해봄으로써 수업에 재미를 느끼고 적극적으로 이야기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는 것이다.

아이들과 처음 만나는 순간은 서로가 어색하고 쑥스러워한다. 그래서 난 아이들에게 먼저 웃으며 다가가 인사하고 나를 소개한다. 그러면 순간 어색한 공기는 사르르 녹는다.

내게 가장 기억에 남는 아이는 처음 만났던 날부터 고개를 푹 숙이고 나와 눈 맞춤이 잘 되지 않던 조용한 친구였다. 그 아이는 어색한 분위기를 견디기 어려워했다. 이 친구와의 수업은 어색하다고 느끼는 감정을 빨리 없애는 것이 가장 중요해보였다. 그래서 점차 활동적으로 몸을 움직이는 수업으로 진행했다. 물론 처음에는 일어서려고 하지 않을 때도 있었지만 만남의 횟수가 늘고 따뜻한 눈빛으로 아이의 이야기를 경청해주니 점점 내게 마음을 열고 이야기를 했다. 나중엔 수업에 웃으며 들어와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까지 보여주어서 나는 학생들에게 보여준 관심과 방식이 헛수고가 아니었음을 느꼈고, 학교수업을 진행하면서 많은 보람과 행복함을 느꼈기에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는다.

목소리가 작고, 자신감 없는 친구들은 누군가가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있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야기를 들어주고 호응해주면 말하기에 재미를 느끼면서 목소리를 높여 나의 이야기를 말하기 시작한다.

행동이 크고 산만한 친구들은 몸으로 활동하는 수업보다는 자리에 앉아서 집중할 수 있는 활동이 좋다. 관심을 주지 않으면 집중 받고 싶어서 튀는 행동을 하므로 선생님이 너를 관심 갖고 바라보고 있다는 느낌을 받도록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한 번의 수업으로 변화하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이 아이들의 공통점이 모두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요즘 “미움받을 용기”라는 책이 베스트셀러에 오르면서 그 책에서 소개된 아들러의 심리학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 프로이드와 아들러, 두 사람은 자아형성과 성격에 대한 연구를 했다. 프로이드는 사람의 성격이 한번 정해지면 바뀌지 않는다는 입장인 반면 아들러는 어떠한 목적을 지니는가에 따라 사람은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고 말한다.

아들러의 말처럼 성격이 긍정적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고 도와주는 코칭이 필요하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와 바쁜 일상에서 어른들은 아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시간들을 줄이고 있다. 그러나 아이들은 주변의 어른들과 친구들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 있으므로 사소한 이야기라 할지라도 무시하지 않고 경청해주는 자세와 따뜻한 눈빛과 호응을 해주며 함께 지내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조금만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따뜻한 눈길로 관심을 갖고 아이들을 바라봐준다면, 자라나는 아이들이 자신감을 갖고 씩씩하게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빛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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