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스토리교육원 배기성 역사전문강사

이번 월요일인 1월 22일 대전에서 교육전문강사님들과 학부형들을 모시고 역사리더십특강을 진행했다. 우리 대한민국의 시민민주주의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우리의 이러한 발전한 민주주의를 초중등 교육현장에 나서는 전문강사님들께서 더욱 효과적으로 학생들에게 펼치기 위해서는 어떤 역사적 관점에서 “리더십”을 보아야 하는지를 최선을 다해 강의했다. 그렇다, 우리는 올바른 자본주의 민주주의를 학습한 시민들로 구성된 올바른 사회를 지향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16세에서 19세를 형성하고 있는 고등학교 교육부터 똑바로 서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1월 23일 화요일에 교육부가 발표한 '2018년 고교 교육력 제고 사업 지원 계획' 의 핵심, ‘고교학점제’의 도입은 문재인대통령의 지난해 대선공약사항이기도 하며, 그전부터 오랫동안, 교육개혁을 바라는 많은 뜻있는 교사 및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주장해온 것이기도 해서, “드디어 시행이 되는구나” 싶어 반갑기도 하고, 그러나 “교육현장 적용이 잘 되겠는가” 하는 우려도 해본다. 고교학점제란, 학생들이 한 교실에 앉아서 시키는 대로 듣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직접 교실을 찾아다니면서, 또는 다른 학교로 다니면서 수업을 선택해서 듣는 것을 말한다. 입시위주의 교육에서 개성적인 또한 창의적인 교육으로 자연스레 전환하며, 권위주의를 탈피해서 학생들에게 자유주의의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는 효과들을 기대하고 있다. 1인당 국민소득이 2018년 안으로 3만 불을 넘길 것으로 예상되는 이 시기에 교육이 당연히 이런 최선진국의 시스템으로 탈바꿈해야 한다.

그런데, 현장교사들의 입장에서 이 고교학점제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문제가 조금 심각해진다. 학생들의 선택을 받는 교사와 받지 못하는 교사의 월급대우 차이를 생각해보았는지? 선택수업에서 과학 및 예체능계 수업의 연구지원시스템을 얼마만큼 갖출 수 있는지? 특히 서울시교육청은 원래 2022년부터 시행하려고 했던 고교학점제 운영을 2019년으로 앞당겨 시행한다고 하니, 가뜩이나 도심공동화 현상과 서울시 고교생 총 수의 감소를 어떻게 견딜 것인지 걱정이 앞선다. 고교학점제를 시행하게 되면, 양질의 교육서비스를 학생들에게 제공해야 하므로, 교원수급도 지금보다 더 많이 해야 하고, 과학실험실 그리고 사회과목 실습실 및 전산실, 예체능분야 지원도 늘려야 하며, 학교 운동장, 실내 운동장 등을 전면 개보수해서, 근대적 체육교육 및 단체 놀이 활동 등을 강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광복이후, 지금까지 미국의 제도를 본뜬 6.3.3.4 학제를 따라, 만 7세에서 23세까지의 거의 대부분의 국민들이 초중고대학교까지 다니고 있다. 이 제도는 대한민국의 생활수준이 지금과는 비교도 되지 못할 시절에 생긴 것이 지금껏 계속되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1980년 이후 국가가 대학입시를 총괄관리시행하는 전통이 38년이 지난 지금까지 무슨 헌법처럼 국민들의 뇌리에 딱 틀어박혀서 도무지 개혁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우리 교육이 아무리 주입식, 암기식, 이라고, 문제가 많다고 해도, 그 개선책은 학교의 현장 분위기와 맞지 않기 때문에 번번히 좌초하고 말았다. 결국 도저히 한국식 교육을 견뎌내지 못하고 수많은 초중고 학생들이 해외로 유학을 가서 거기서 막대한 비용을 치르면서, 그 낯선 환경을 견디면서 배움의 길을 찾아 발버둥치고 있다. 이런 예는 주변에 조금만 찾아보면 쉽게 발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한 한국현대사회의 문제 중 하나로 간주해야 한다. 고교 학점제는 앞으로 교육현장에의 적용이라는 중대 과제를 남겨두고 있다. 서울과 지방과의 현격한 생활수준 및 교육수준의 차이도 엄연한 현실이므로, 이를 제대로 반영하고 또한 극복해내지 못한다면, 자칫 심각한 정책적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신중한 제도 적용을 권유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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