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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 커피 한잔 할까요?"김밥의 추억"
  • 김천황악신문
  • 승인 2017.08.09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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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맛비가 내리는 여름, 창가에서 비를 닮은 커피를 한잔 내린다.

커피는 빗물이 스며든 청량한 지하수와 닮았다.

분쇄된 원두가 흙이라면 드립은 비와 같다.

폭풍우처럼 쏟아지는 비는 되려 흙이 뭉개져 고랑이 생긴다.

이 흙탕물을 커피에 비유한다면 누가 마실수 있나?

시간을 두고 봄비 같은 리듬으로 똑똑똑 내려줘야지

 

지하수처럼 청량하며 흙 위에 틔운 꽃처럼 커피 향도 향기롭지 않을까?

 

시금치 대신 취나물이

단무지 대신 도라지가 들어갔던

나의 사춘기 시절 김밥은

두고두고 친구들의 놀림감이 되었지

 

엄마, 원망도 많이 했고 모진 말도

엄청 많이 했는데.....

 

어느 날 학교 끝나고 엄마 일하는 식당에

학생회비 받으러 잠시 간 날이었는데

그날이 아직도 생각나.

엄마가 바빠서 홀서빙 직원이 대신 학생회비 전해주며

밥 먹고 가라며 나를 잡아끌었던 그날.

 

그날 그 밥상은 비빔밥이었어

비빔밥 그릇을 보는데

병신같이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어.....

그 김밥 속재료에 들어간 건.....

 

더 이상 말 안 해도 알 거야

 

그래 맞아. 취나물, 도라지... 하.....

 

 

 

조용히 도망치듯 가게를 나와서 골목 쪽으로 빠른 걸음으로 들어섰어.

너무 죄송해서 나 자신을 용서할 수 없어서 화가 나 눈물도 안 나오더라고

 

지금은 길거리에서 1500원이면 누구나 쉽게 김밥 한 줄 사서 집으로 갈 수 있겠지.

 

하지만 나에게 다른 의미야.

 

나에게 김밥은

우리 엄마가 새벽까지 식당 일하며

김밥 재료 장보지 못해서

식당 주방에서 주인 눈치 보며 발을 동동 굴렀을 어머니의 마음 같아서

지금도 김밥만 보면 가슴이 먹먹해.

김천황악신문  webmaster@hwanga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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