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호지구 '삼도난장' 시민기획단/황악신문

[김천=황악신문] 평생 김천에 살아왔지만 시민기획단 사무실을 찾기 쉽지 않았다. 최첨단 휴대폰 애플리케이션도 주변을 빙글빙글 돌기만 했다.

어렵게 찾은 2층 바닥에는 페인트칠하던 현수막이 널려 있고,5~6명의 시민기획자들이 테이블에 폐현수막을 잘라 색깔을 입혀 만국기와 비슷한 걸 만들고 있었다.

나우린 '감호난장' 총괄 아트디렉트

폐현수막을 업사이클링해 색칠을 하고 잘라 광장에 매달 가렌드를 만드는 중이었다.

이번 감호지구 축제 시민기획자는 총 10명이다.

감호지구 마을활동가인 김길자, 화가이자 총괄 아트 디렉터(art director) 나우린,타지에서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남편을 따라서 율곡동에 정착한 최찬옥,박병숙씨는 인형극과 소극장을 담당한다.

박혜정 씨는 캔들공방과,천연제품을 만든는 J하우스를 운영하면서 이번 축제는 체험,공간,예산관리를 맡고 있다. 이정화씨는 도자기를 만드는데 축제의 체험공간 담당, 허성아씨는 광고기획자로 일하고 체험공간 전시를 맡고 있다. 조영애는 마을활동가로 옛사진 모으기와 댄스를 담당한다.

글로벌한 지식을 소유한 아이디어 창고인 박현배 씨는 김천에서 전국 최초로 열리는 빈티지(vintage) 이동마켓을 담당하고, 배정희 씨는 어르신들 댄스강사로 활약중이다.

아래는 일문일답

-어떻게 시민기획단에 참여하게 됐나?

처음에 공고를 보고 7~80명이 지원했는데 현재는 10명이 남았다. 김천시 원도심과에서 시민기획자를 모집해 기초와 심화교육을 4개월 받았다.

전국에서 유명한 축제기획을 하시는 분들에게 좋은 교육을 받았다. 특히 전용석 총괄 감독님을 만나 많이 배우고 있다.

-시민기획자가 하는 일은 뭔가?

시민기획자는 시민들이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세밀한 부분의 모든 것을 책임진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이번 축제의 기획의도는 뭔가?

감호지구를 살리기 위해서다. 감호의 매력을 알리고 감호를 브랜드化 하려고 한다.

-축제 자금은 충분한가?

ㅎㅎ.그렇게 넉넉하지 않다. 커피 값도 자비로 해결할 때가 있다. 재능기부의 성격도 있다.축제가 잘 되어서 도시재생사업도 알리고, 감호지구가 외부에 많이 알려져 관광객들이 많이 오길 바란다.

감호지구 브랜드화를 위해 공부를 많이 했다. 삼도난장이란 제목도 공부해서 시민기획자가 만들었다.

-삼도난장의 의미가 궁금하다.

김천은 전라,경상,충청의 삼도가 만나는 곳이다. 김천 감호시장은 1880년대 전국 5대시장으로 삼도에서 가장 큰 장이 열리던 곳이다. 과거 번성했던 교통의 요지이자 영남의 관문이며 물류의 중심지다.

감호시장이 옛 명동만큼 유명했던 곳이다. 예전 감호시장의 명예회복을 위해 삼도난장이라 이름 붙였다.

-축제의 구성은 어떤가?

총 7개의 프로그램이 있다. 오슬로 빈티지 마켓in감호,감호 메리 난장,산타할배 소극장,감호 소근소근 클래스, 목공 원데이클래스,감호의 겨울 간식 이야기,감호의 멋쟁이들展 등이 있다.

인기가 많아 벌써 마감된 곳도 있다. 포스터나 리플렛의 QR코드를 찍으면 링크로 연결돼 예약이 가능하다.

-힘들지 않나?

힘들다고 생각하면 못한다. 웃음...

1주일에 1회 회의를 해왔다. 축제를 앞두고 지금은 하루에 4시간 이상 일하며 반나절 이상 투자한다. 하루 종일 일하시는 분들도 있다. 돈 벌려고 하면 못한다.

도시 재생사업이 잘되어서 활성화되면 그게 남는 거다.

-하고 싶은말

"축제가 잘 됐으면 좋겠어요"

열심히 준비했으니 많이 분들이 오셔서 즐기면 좋겠다.

돈으로만 하는 축제가 아니고 시민들이 함께하는 축제를 만들고 싶다.

시민기획자가 많아지고,자원봉사자가 늘어나면 좋겠다.

아주 좋은 환경도 아니고, 힘들게 일하면서 전부 재밌다고 그녀들은 말한다.

일하며 배워가고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나 즐겁다는 그녀들의 얼굴에서 밝은 에너지가 넘쳤다.

자원봉사자 1호 신미향 씨(화가)도 함께 열심히 일하고 있다.

“삼도난장”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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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업 대표기자  hwangak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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