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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윽한 미소와 매혹적인 아름다움으로 반겨주는 1000년의 조각"... 광덕리 석조보살입상[9]
  • 영남스토리텔링연구원
  • 승인 2023.08.06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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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덕리 석조보살입상/황악신문
1980년대 광덕리 석조보살입상의 모습/한국학중앙연구원 제공

김천시 감문면 광덕리에 가면 큰 저수지가 있다. 봄에는 파란 물버들이 싱그러웠는데 폭염이 내리쬐는 더운 여름날 외국인 노동자들이 낚시로 여유를 즐긴다.

광덕저수지는 『신증동국여지승람』에 탄동지(炭洞池나)로 적혀 있는데 여우우물의 전설이 전해온다. 옛날 마을에 유가희라는 노처녀가 살았는데 노총각과 정을 통하자 이를 알아차린 처녀의 아버지 유호달이 총각을 유인하여 우물에 밀어 죽게 했다는 것이다.

그 이후로 비가 오는 날이면 우물에서 여우우는 소리가 들려 여우우물이라 불렀다.

광덕저수지
광덕저수지의 봄

광덕저수지 제방 아래 언덕에 1000년 전 조각된 석조보살像이 자리하고 있다. 돌을 가지고 만든 보살이지만 금방이라도 돌 가운데서 걸어 나올 것만 같다.

1959년 광덕저수지 확장공사 때 발견되었는데 보호각이 세워져 잘 보존되고 있다.

보살은 산스크리트어 보디사트바(Bodhisattva)의 발음을 딴 보리살타(菩提薩埵)의 준말이다. 깨달음을 얻어 다시 세상에 오지 않는 자를 의미한다. 관세음보살은 여성적으로 표현되기도 하지만 보살은 본디 성별이 없다.

광덕리의 석조보살은 전국 어디서도 쉽게 만날 수 없는 여성美를 간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려 초기의 불상이라고 하기도 하고, 통일신라시대의 작품으로 추정하기도 한다.

1000년의 세월을 지나오면서 풍화되고 저수지 바닥의 물속에서 오랜 세월 묻히기도 했던 조각품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완벽하다.

보살상이 반갑다며 당장 손을 내밀어도 놀랍지 않을 만큼 생동적이다.

머리위에 보관은 여전히 옛 모습 그대로이고, 수인(手印)의 모습, 옷의 주름과 한껏 멋을 낸 발의 장식도 온전하다.

높이는 2.25m로 커다란 자연 화강석의 한 면에 부조로 새겼다.

석조보살입상은 화려하게 장식한 보관(寶冠)을 썼다. 얼굴은 둥글고 풍만하며, 귀는 어깨에 닿을 정도로 길다. 반쯤 감긴 눈은 크고, 콧망울이 풍만하다.

목에는 삼도(三道)가 뚜렷이 새겨져 있고, 오른손은 연꽃을 들고 있다. 꽃봉오리는 광배(頭光)에 닿을만큼 웅장하다.

왼손은 배 앞에 내렸다. 천의(天衣)는 어깨에서부터 전신을 옷주름으로 덮고 있다. 발목은 꽃무늬로 장식했다.

성스러운 보살이 마치 한껏 단장한 아름다운 여인인 듯 보이는 것은 속세에서 묻은 먼지들이 마음에 가득하기 때문일까?

광덕리 석조보살입상이 새겨진 화강암 측면

보살상은 인근 문수산에 있던 신라의 고찰 문수사와 관련된 불상으로 추정된다.

화려한 보석이 가득한 왕관으로 귀함을 나타냈고, 둥그런 얼굴과 적당한 몸매에 아름다운 法衣를 걸쳐 成俗을 다 갖추었다.

경배의 대상이지만 미스코리아보다 아름다운 여신의 모습을 한 채 인간이 지을 수 없는 자비로운 미소로 중생을 반긴다.

누가 이 불상을 1000년 전 돌조각으로 보겠는가!

왜 깊은 저수지의 물속에 빠졌는지 아무도 모른다. 민중의 소망을 들어주던 귀한 숭배의 대상인 불상을 물속에 빠뜨릴 수밖에 없는 사연이 있을 것이다.

시대의 혼란과 전쟁가운데 약탈과 방화에 시달리고, 왕조가 바뀌면서 때로는 구박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 것이 절집의 운명이다 보니 보살상도 忍苦의 세월 속에 불상을 가장 완전하게 보호하고 후대에 남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水葬이었을지도 모른다.

만약 그런 이유로 물속에 있었다면 그 목적은 성공했다.

다시 기나긴 물속의 어둠에서 걸어나와 속세인들과 중생들을 위해 보살심을 發光할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광덕리 400살 느티나무

광덕리 석조보살 입상은 1980년 9월 16일 보물 제 679호로 지정되었다.

지역에서 가장 먼저 國寶가 될 가능성이 높은 예술작품이라고 믿는다.

보살상 앞 저수지에서 내려오는 물웅덩이에는 방생한 거북이인지 자연산 자라인지 모르지만 여러놈이 세상 편한 모습으로 노닐고 있다.

탄동마을 500살 느티나무

광덕리 저수지 근처에는 탄동마을 500살 느티나무와 광덕리 400살 느티나무가 지근거리에 있고, 가척마을 400살 돌배나무도 볼만하다.

가까운 광덕리 감로사에는 300톤의 자연석 화강암에 동국대 류완하 교수와 조각가 방준호씨가 함께 새긴 가로 7.5m, 세로 4m 규모의 거대한 석조 와불이 있다.

가척마을 400살 느티나무

절집 바로 옆 소를 닮은 우태산(牛泰山) 아래에는 야생화 찻집도 있다.

정치는 혼란하고 세상은 불안하고 지역도 시끄럽다.

마음 한 자락 내려놓고 오붓한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거나, 호젓한 자연속에서 멍때리기 혹은 기도가 필요하다면 천년 전부터 변함없이 옛 감문국 땅에서 언제든 반겨주는 관세음보살이 광덕리에 있다.

광덕리 석조보살 입상

#황악신문 #광덕리석조관음보살 입상

영남스토리텔링연구원  ksu38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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