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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날마을 400살 느티나무... "근육질의 뿌리를 뽐내며 황악산 아래 우뚝서다"[4]
  • 영남스토리텔링연구원
  • 승인 2023.06.25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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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날마을 400살 느티나무

김천을 대표하는 사찰 직지사를 조금 못 미쳐 우측 황간 방면으로 차를 꺽으면 큰 저수지가 나온다.

기날저수지다. 동네의 옛 지명을 따 기날못이라 불리기도 한다. 자연 저수지는 아니고 농업용수 공급을 목적으로 축조한 농업용 저수지로 1952년 1월 1일 착공해 1957년 1월 1일 준공했다. 사업은 금릉농지개량조합에서 맡았고, 공사 감독은 농업기반공사에서 담당했다.  당시 돈으로 총 공사비 1600만원이 들었다.

저수지 좌측 입구에 경북도 무형문화재 제11호인 과하주 생산·판매장이 있다. 과하주는 김천시 남산동 과하천의 물로 빚어 300여 년 전부터 알려진 유명한 술이다. 조선 4대 명주로 불리며 궁중에까지 진상되었던 과하주는 일제 강점기인 1940년대 들어 일제의 미곡 수탈 정책으로 곡주 생산이 중단되면서 사라졌다.

후에 제2대 김천문화원장을 역임한 치과의사 송재성의 노력으로 복원되었다. 송재성의 아들 송강호가  생산에 착수해 다시 김천 지역을 대표하는 명주로 재탄생 시킨 후 향기로운 물이 흐르는 대항면 향천리(香川里) 기날저수지 옆으로 옮겼다.

기날마을 400살 느티나무

저수지 위쪽 황악산 동쪽 아래에는 신라 천년의 사찰인 직지사와 직지문화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기날못이 끝날 즈음 200살 쯤 되는 느티나무가 있다. 다시 좌측으로 황악산 자락 깊은 골짜기인 기날 동네가 자리잡고 있다. 동네의 형국이 고양이를 닮았다고 해서 묘내(猫乃)라고도 한다.

기날마을은 김현(金鉉)이라는 선비가 약 500여 년 전에 마을을 개척해 토기를 구워팔아 생계를 유지했는데 마을 앞에 머루와 다래 덩쿨이 많아 기어다녔다고  기날이라고 했다.

마을은 원래 더 위쪽에 자리했는데 풍수에 밝은 한 선비가 이 동네의 형상이 고양이 형국이고, 건너편 교동 관아 뒷산의 형세가 쥐상이라 이 동네로 인해 지세가 약해질 것을 염려해 교동의 마을이 보이지 않도록 내려왔다고 전한다.

뿌리가 아름다운 기날마을 느티나무

마을입구에는 직지사로 연결되는 사명대사 모티길이 조성되어 있다. 조금 더 올라가면 좌측에 거대한 느티나무 한 그루가 보인다.

수고가 20미터,나무의 직경이 2미터에 육박하는 거대한 몸체다. 400살이 넘었지만 어디 썩은 곳도 없이 너무나 싱싱한 모습이다.

나무아래에는 동네 할매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모두 건강해 보인다.

나무의 성스러운 몸뚱이는 살아온 세월을 증명하는 옹이가 가득하고, 뿌리는 근육질로 땅에 지도를 그리며 우렁차다.

예전에는 제사를 지낸 당산목인데 흔적은 없고 최근에 가져다 놓은 돌무더기가 보일락말락하다.

마음을 모아 제사를 섬기지 않은 탓인지 동네에 특별히 출세한 사람은 없다고 한다.

나무의 유래를 아는 사람은 없었고, 시집올 때부터 있었다는 익숙한 말만 들었다.

아마도 이 마을을 개척한 김현이라는 사람이 심었거나 그 후손이 심었을 것이다. 

이 나무의 나이가 400살이라고 하지만 잘라보지 않고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동네가 개척될 때 심은 500살일 수도 있고, 더 많을 수도 있다. 옹이는 이 나무가 충분히 세월속에 단련되어 왔음을 증명한다.

기날마을 400살 느티나무

뿌리가 아름답기로 유명한 원주 반계리 은행나무와 순교성지인 충남 아산의 공세리 성당 팽나무의 뿌리에는 미치지 못할 수 있지만 김천에서는 가장 건강하고 투박하면서도 자연스러운 멋진 뿌리를 뽐내고 있다.

뒤쪽의 깊은 골짜기에는 퇴직한 사람들이 이태리풍의 집을 짓고 들어와 살기 시작했다.

서울 면적보다 1.7배나 넓은 김천의 명산아래 멋진 계곡과 골짜기에는 혜안을 가지고 터를 찾아내고 사랑하는 이들이 집을 짓고 살고 있다. 부러울 뿐이다.

동네를 내려와 좌측에는 괘방령 과거급제길이 조성되어 있다. 조선시대 선비들이 봇짐을 지고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 가던 길이다.

장원급제를 비는 어머니 조각상이 있어 수능시험때면 수험생들과 부모들로  붐빈다. 괘방령 주막도 김천시가 지어놨다.

산초기름에 찍어먹는 두부 맛이 일품이다. 막걸리 한 잔을 곁들이면 더 말할 나위 없다.

기날마을 400살 느티나무

방랑시인 김삿갓처럼 세상을 주유하고 싶다면  김천의 향천리를 찾아오면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김천에서 명주 과하주 한잔을 걸치고 황간으로 가다보면, 신선한 숭어회와 맑은 물로 빚은 막걸리가 있고,황간의 올갱이국이 기다린다.

여름이면 삼도봉과 민주지산에서 내려오는 물한리 맑고 시원한 물에 발 담궈 땀을 씻고, 월류봉의 경치를 둘러보면 세상 그 무엇도 부럽지 않을터이다.

기날마을 느티나무

#황악신문 #기날 느티나무

영남스토리텔링연구원  ksu38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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