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하룡 (칼럼니스트)

나라 없는 국민은 없다. 국민 없는 나라도 있을 수 없다. 국민은 영토·주권과 함께 국가 성립하는 3가지 요소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국가의 어원은 ‘stato’(스타토)로 15세기 이탈리아의 도시국가를 가르키는 말에서 유래되어 15세기 N,마키아밸리의 저서 ‘군주론’에서 사용한 이후 각 국으로 퍼졌다고 한다. 현대에 이르러 여러 가지 정치체제에 따라 다양한 지배체제를 유지하며 국가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일제 강점기과 6.25 전쟁을 거쳐 현재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로 대한민국을 이어가고 있다. 지구상에서 가장 못 사는 나라가 세계 7위 경제강국으로 부상한 나라로 세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 나라로 성장했다. 이제는 전 세계 어디를 가든 한류문화의 열풍 속에 대한민국이 굳건하게 자리잡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현충일 추념사에서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와 평화는 조국을 위해 희생하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의 용기와 헌신으로 지킬 수 있었다”며 “국가의 안보와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 영웅들의 사명이었다면 남겨진 가족을 돌보는 것은 국가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 1월 민가 쪽으로 전투기가 추락하는 것을 막고자 끝까지 조종간을 놓지 않고 순직한 공군 제10전투비행단 故 심정민 소령, 평택 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 인명구조 임무를 수행하다 순직한 송탄소방서 119구조대 故 이형석 소방정, 故 박수동 소방장, 故 조우찬 소방교, 대만 해역에서 실종 선박을 수색하고 복귀하다 추락사고로 순직한 남부지방해양경찰청 항공단 故 정두환 경감, 故 황현준 경사, 故 차주일 경사”등을 나열하며 “국가유공자와 유족들을 더욱 따뜻하게 보듬겠다”고 했다. 이어 “확고한 보훈 체계는 강력한 국방력의 근간”이라면서 “공정하고 합리적인 보훈 체계를 마련해 조금이라도 억울한 분들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로 6.25 전쟁이 일어난 지 73년째를 맞이한다. 당시 나라를 지키고자 전쟁에 참전한 용사들이 어느덧 망백(望百)이 되어간다. 해가 갈수록 그 수가 급격히 줄고 있는 추세이다. ‘6.25 전쟁 참전용사 전우회’와 함께 ‘월남참전 전우회’도 마찬가지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회원들의 수가 급감한다. 그들에게 지원되는 15만원부터 25만원까지 시·도나 시·군·구에 따라 차등 지급되고 있는 명예수당부터 의료, 장제 등 현실에 맞은 국가적 예우가 뒷따라야 한다.

요즘 우리나라 국방의 실태를 보면 갈수록 학군, 삼사 등 장교 지원자가 줄어들고 있는데다 부사관들의 높은 이직율을 보인다는 통계를 접한 적이 있다. 의대생 출신들이 의무병을 선호현상도 마찬가지이다. 과거 군복무 대신에 공중보건의를 선호했지만 복무기간이 길고 근무환경이 열악하다는 이유로 기피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듯 국가와 국가에 존속되어 살아가는 개인의 욕망은 변화하기 마련이다. 나라를 우선하자니 따라줄 국민이 없고, 국민을 우선하자니 나라의 존망이 흔들릴 지경이라면 나라와 국민을 팽팽하게 균형잡아줄 최소한의 장치가 필요하지 않을까? 그 장치가 바로 공정하고 합리적인 보훈체계일 것이다.

푸르른 6월, 흐드러지게 핀 밤꽃이 전쟁의 포화에 하얗게 부서진 6월입니다. 지금도 지구 곳곳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국가가 나를 위해서 무엇을 해줄 것을 바라기에 앞서, 내가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고 연설한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연설은 개인보다는 국가의 역할을 강조한 것으로 보입니다.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줘야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죠. 그 의무를 다한다는 확신을 국민에게 심어줘야 합니다.

김승재 취재국장  apata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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