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연속기획 김천의 나무
못골마을 400살 느티나무...“뿌리로 맺은 영원의 언약 ”[김천의 나무를 찾아서 18]
  • 영남스토리텔링연구원
  • 승인 2022.09.25 13:46
  • 댓글 1
못골마을 500살 느티나무의 초가을 모습
못골마을 400살 느티나무의 만추

계절은 어김없이 가을로 접어 들었다. 직지사에는 꽃무릇이 땅을 물들이고 하늘은 높아만 간다.

햇살은 여름보다 더 따갑게 만물을 익히는 결실의 계절이다. 세상은 한 해의 모든 것을 거두는 이른 바 숙살지기(肅殺之氣) 金의 기운속으로 진입했다.

농소면에도 노거수 느티나무들이 몇 그루 있다. 대표적인 것이 노곡리의 600살 당산 느티나무이고,월곡4리 못골 마을의 400살 느티나무다.

뿌리로 연결된 못골 400살 느티나무와 자손

특히 못골의 느티나무는 뿌리가 아름답다. 김천에서는 견줄 나무가 없다. 어미나무가 있고, 뿌리로 연결된 어린 나무가 한그루 있다.자식이라 불러야 할지 손자라 불러야 할지 모르겠지만 뿌리와 뿌리로 연결된 같은 DNA를 가진 것만은 틀림없다.

못골 400살 느티나무의 용을 닮은 뿌리

두 손 맞잡고 굳건한 약속을 나누는 인간의 모습보다 훨씬 더 믿음직스럽다. 땅 속에서 용 두마리가 몸통을 비껴 꼬듯이 수 백번을 엮어 도저히 뗄 수 없는 인연과 사랑의 징표를 강하게 드러냈다. 수시로 변하는 인간의 약속은 비교조차 불가능한 오직 나무만이 가능한 뿌리의 언약이다.

느티나무는 못골 마을 입구 오른쪽 약간 높은 언덕에 우람하고 당당하고 싱싱하게 살아있다. 부러진 가지들을 살펴보면 나무의 반이 없어졌음에도 이렇게 대단한 樹勢(수세)니 한창때는 엄청난 풍채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높이가 15미터에 둘레가 4미터30센터다.

사물은 아는 만큼 보이고 관심을 가져야만 그 대상을 볼 수 있다. 아무도 예외는 아니다, 느티 나무 옆 도공촌으로 가는 작은 산길 옆에 선산(先山)이 있어서 자주 지나다녔지만 약 3년 전까지만 해도 이 나무의 존재가 보이지 않았다.

못골마을 400살 느티나무

동네 주민의 이야기에 따르면 이 나무 건너편 자두밭에 더 큰 나무가 한 그루 있었는데 지금은 사라지고 없다. 60대 중반인 주민(박수길.67)은 어릴 때 이 나뭇가지를 타고 놀았는데 큰 가지들이 많이 부러졌다고 했다. 그네도 매어 타고 놀만큼 주민들의 사랑을 받은 나무였다.

현재 동네의 길이 예전에는 냇가였다고 하는 걸 보니 이 나무는 홍수로부터 동네를 지키기 위해 심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골짜기로 몰아치는 바람을 막아주는 防風(방풍)의 기능도 겸했을 것이다.

주민은 동네 뒷산에 동제를 지냈고, 이 나무 앞에 오리를 세워놓았다고 말했다. 솟대를 의미하는 듯했다.

못골 400살 느티나무

이 나무 앞에는 못골이 김천자두의 고향임을 알리는 안내판과 어미자두 한 그루가 심겨져 있다. 1948년 이오덕이라는 사람이 일본에서 산타로사(홍자두) 묘목을 들여와 김천에 처음으로 자두가 재배되기 시작해 지금은 전국 자두생산량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홍자두는 거의 사라졌지만 70~80년대에 농소면에서는 막 색이 나기 시작하는 새파란 자두를 수출용으로 따느라 동네마다 바빴다. 익기 시작할 때는 시큼하고 완전한 익으면 달콤한 홍자두의 맛을 잊지 못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

못골 400살 느티나무의 초가을 모습

느티나무 건너편 작은 길로 들어가면 옻샘이 있다. 이 옻샘은 예전부터 피부병이 효험이 있다고 알려져 수 십년 전만해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다. 이 약수터의 물을 마시고 몸을 씻으면 피부병이 낫는다고 알려져 사시사철 사람들로 붐볐다,

10년 전부터 진입로가 막히고 풀숲에 덮여 자리도 찾기 힘들자 농소면 사무소에서 옻샘을 되살리기 위한 계획이 진행중이다.

옻샘이 유명하던 시절에는 밤낮으로 인파가 넘치고 효험을 본 사람들은 돈을 두고 가기도 했다. 느티나무를 아래에서 보니 옻샘 주변에 대량으로 마사토채취를 하고 있어 옻샘이 무사한지 걱정이 됐다,

약수터에서 대방으로 넘어가는 길은 과거에 도적떼들이 자주 출몰해 도둑골이라고 불렀다.도둑들에 대항하기 위해 돌무더기를 쌓아 놓기도 했다.

원래 못골마을은 못골저수지에서 유래한 명칭이다. 지금도 못은 존재하고 있는데 도시사람들이 들어와 못 옆에 예쁜 집을 짓고 산다. 가까운 곳에는 김천 순환도로가 지나가고 있어 그 우람한 다릿발이 위압적이다.

가을이 물들어 가는 못골 400살 느티나무

못곳은 못골저수지를 경계로 안못골(內池)와 바깥못골(外池) 나뉜다.안못골은 느티나무가 있는 마을로 박.이.김씨 20여호가 살고 있다. 바깥못골은 점못골 혹은 옹점이라 하는데 옹기를 굽던 옹기전이 있어서 생긴 이름이다, 지금도 근처 과수원에는 옹기파편들이 많이 출토되고 있다.

이 동네의 옹기는 아주 못생긴 것으로 유명했는데 못생긴 처녀를 “못골뚝배기를 닮았다”고도 했다. 이 마을 아가씨들은 자신의 고향을 숨겼다는 얘기가 전해온다.

#김천의 나무 #못골 400살 느티나무

자문

송기동 김천문화원 사무국장

이갑희(경북 향토사연구회 회장역임,국사편찬위원회사료조사위원,국학진흥원자문위원)

참고문헌

김천시사(김천시)

김천의 마을과 전설

한국의 아름다운 노거수

카메라와 함께한 나무산책

경북의 노거수

노거수와 마을 숲

노거수 생태와 문화

회화나무와 선비문화

창원시 노거수 생태와 문화

영남스토리텔링연구원  ksu3827@naver.com

<저작권자 © 김천황악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영남스토리텔링연구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1
전체보기
  • 이병윤 2022-09-30 19:25:49

    낙엽덮인 노거수의 뿌리를 그냥 지나치는데 뿌리도 예술이되네~~
    가을날 유유자적 동무들 얼굴보면서 차한잔하면 좋으련만..
    이렇게 마음의 여유가 없으니ㅜㅜ   삭제

    여백
    여백
    오늘의 주요뉴스
    경북도의회 예결특위... 내년도 예산안 현미경 심사
    경북도의회 예결특위... 내년도 예산안 현미경 심사
    김천상무, 2022 제3차 이사회 및 제2차 임시총회 개최
    김천상무, 2022 제3차 이사회 및 제2차 임시총회 개최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