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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문 개자(가척)마을 400살 돌배나무...“왕겨에 익혀 먹던 배 맛은 잊혀지고...”뿌리를 찾아 떠나는 두 번째 여행 [김천의 나무를 찾아서 13]
  • 영남스토리텔링연구원
  • 승인 2022.07.23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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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문 개전마을 400살 돌배나무의 꽃

甘文은 항상 가슴 설레는 땅이다. 김천의 始原인 감문국과 뗄 수 없는 지역으로 현존하는 감문국 유일의 왕릉인 금효왕릉이 있다. 감문에는 감문국의 유적 외에 노거수들도 많다. 감문으로 가는 길은 여러 갈래지만 오늘은 배시내를 거쳐 가는 길을 택했다.

개전마을 400살 돌배나무의 가을

감천변에 있어 돛단배가 드나들어 물자가 풍부해 시장이 일찍 형성되고 현재는 불고기구이 식당이 즐비한 배시내에서 감문농협쪽으로 차를 꺽으면 농협 오른쪽에 시술마을로 들어가는 길이 있다. 시술은 현재 경북도를 책임지고 있는 道伯 이철우 지사의 고향이다. 관찰사가 나온 동네인 곡송(시술)은 무형문화재가 된 빗내농악과도 관련이 깊다. 뻐꾸기 떼가 와서 노래하던 꼭구바위라는 13m짜리 신성한 바위와 장승배기라는 지명이 남아있다. 명주실을 다 풀어도 보이지 않는 골짜기가 깊어 명주골이라고도 한다. 경북을 다스리는 관찰사가 지역에서 배출되었다는 것은 정치와 무관하게 김천의 자랑이다. 경북의 22개 시.군의 규모를 비교해보면 인구 14만의 작은 도시 출신의 시골 소년이 자라 인구 300만의 경북號를 이끌어가는 수장이 되었기 때문이다.

탄동마을 500살 느티나무

시술로 가지 않고 직진하면 길가에서 큰 느티나무 한 그루를 만나게 된다. 300살이 되어가는 성촌리 느티나무다. 좀 더 가서 광덕저수지를 따라 올라가면 탄동마을이 나온다. 김천의 역사를 기록한 역사서 탄동지(炭洞誌)가 탄생한 마을이다. 길 옆에 엄청난 둘레와 높이를 자랑하는 느티나무 한 그루가 반긴다. 마을을 개척할 때 해주정씨들이 심은 500살 느티나무다. 너무 고고한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지만  많은 얘기를 접어두고 오늘의 주인공 할매 돌배나무를 뵈러 가는 길을 서둘렀다.

보물 제679호 광덕리 석조보살입상

광덕저수지에 이르러  둑 아래 작은 길로 들어가면 보물 제679호 광덕리 석조보살입상이 반긴다. 1959년 광덕저수지 확장공사 때 발굴된 통일신라시대의 불상으로 현대의 그 어떤 조각품도 비교불가의 아름다운 원래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비너스의 미소보다 훨씬 더 부드럽고 자애로운 보살상은 마치 살아있는 여인을 대하는 듯 하다. 3배로 간단히 예를 올리고 다시 400살 돌배나무를 뵈러 출발했다.

광덕리 400살 느티나무

5분여를 달리면 야트막한 오르막 오른쪽에 또 엄청난 느티나무 한 그루가 차를 멈춘다. 광덕리 400살 느티나무다. 중간에  큰 가지하나가 부러지지 않았다면 훨씬 더 아름다운 자태였을텐데 약간은 아쉽다.

언덕을 올라서서  선산 무을 방향인 오른쪽으로 꺽으면 바로  개자마을 경로당이 있다. 그 앞에 차를 세우면 이제 고대하던 400살 할매 돌배나무를 뵈러 갈 준비가 끝났다.

개자마을 400살 배나무의  봄
개자마을 400살 배나무의 여름

예전에도 이 동네의 주민 몇 사람을 만나 이 나무의 내력에 대해 물었지만 아는 이는 없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데 나이가 지긋한 동네사람을 만나 물었더니 친절하게도 배나무까지 안내를 해줬다. 배나무 아랫집이 현재 배나무의 주인이고 얼마전에는 팔려고 흥정까지 있었다는 것이다.

지난 초겨울에 이 나무를 뵈었을 때  배나무에서 떨어진 작은 배가 길가에 굴러다니는 것을 본적이 있다. 먹기에는 너무 작았다. 1년 전 동네 주민에게서 꽃은 피지만 나이가 들어 열매는 맺지 않는다는 말을 들은 적은 있다.

이 번에 만난 동네 주민은 재밌는 얘기를 들려줬다. “얼마나 이 나무가 오래 됐는지는 동네 사람들도 모른다. 어렸을 적에 작은  돌배를 왕겨에 묻어놨다가 숙성 시켜 먹었다”고 했다.

나무는 거대하지만 관리는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廢家 옆에 거의 방치되다시피 살고 있다. 몸통은 썩어 건강도 좋지 않다. 하지만 지난해 봄에 찾아 뵈었을때는 흰 배꽃이 온통 가득했다. 아직 꽃을 피울 힘은 있는 것이다. 하지만 언제까지일지 모른다. 살릴수만 있다면 좋은 주인을 만나 새로운 제2의 인생을 시작해 보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개자마을 400살 돌배나무의 봄
개전리 400살 돌배나무의 가을

우리나라의 유명한 배나무는 진안 은수사 640살 천연기념물 386호 청실배나무와 천연기념물 제497호인 250살 정읍 두을리 청실배나무가 있다. 울진 쌍전리 천연기념물 제408호 산돌배나무도 있다. 광덕리 개전마을 배나무도 보호받아 마땅한 나무로 잘 관리하면 천연기념물에 도전해 볼 가치가 있지 않을까 싶다.

김천에서 본 배나무는 구성면 광명리 400살 은행나무 뒤에 있는 수 백살의 청배나무와 부곡동 원골 원계서원 옆 300살 배나무가 있다. 구성의 배나무의 열매는 예전 임금에게 진상되었다고 한다.

김천에서 단연코 대표적인 배나무는 감문 개자마을의 배나무다. 

처음 노거수를 찾아 나섰을 때는 죽어가는 나무들을 보았을 때 너무 안타까워 잠이 오지 않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모든 생명있는 것은 유한하고, 인간도 때가 되면 죽어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인데, 나무도 인간의 간섭을 최소화 하는 것이 자연의 순리에 더 맞을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지금은 좀 무심해졌다.

다만 아직 수명이 남아 있는데 조금 인간의 도움을 받아 천수를 누릴 수 있다면 그 때는 얘기가 달라진다. 특히 樹勢는 왕성한데 심재가 썩어 부러질 염려가 있는 나무들은 보강이 필요하다.

개자마을의 배나무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이대로 관리받지 못하고 살다가 죽는 길과 나무를 사랑하는 사람이 사서 제대로 살리는 방법이다. 둘 다 괜찮다. 다만 내가 돈이 있다면 직접할 텐데 그러지 못함이 아쉽다.

개자마을 돌배나무의 봄
개자마을 400살 돌배나무의 여름

사람이 사는 곳에 나무도 함께 산다

인간의 역사와 軌를 같이 한다

인간은 가도 나무는 남는다

처음에는 보잘 것 없지만 세월은 나무를 신령스럽게 만든다

동네 사람들은 줄을 치고 나름의 기원을 올린다

400살을 넘은 돌배나무도 한때는 성황나무로 살았다.

줄을 치고 아이를 원하는 간절한 아녀자들의 소원을 들어주기도 했다

이제는 나이가 들어 몸의 일부가 썩어 들어가고

영양이 부족해 꽃은 피워도 열매는 맺지 못한다

이제는 반대로 인간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그래도 동네 사람들은 마을의 守護神으로 여긴다

감문면 광덕1리 개자마을에 가면 不任이 가까운 400살 할매 돌배나무가 있다

자문

송기동 김천문화원 사무국장

이갑희(경북 향토사연구회 회장역임,국사편찬위원회사료조사위원,국학진흥원자문위원)

참고문헌

김천시사(김천시)

김천의 마을과 전설

한국의 아름다운 노거수

카메라와 함께한 나무산책

경북의 노거수

노거수와 마을숲

노거수 생태와 문화

회화나무와 선비문화 등

#김천의 나무 #개전리 돌배나무

 

영남스토리텔링연구원  ksu38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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