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친정집에 김장을 하는 날이다. 겨울이 들어서면 크나큰 집안 행사 중 하나인 김장.^^ 예전보다 훨씬 간소화되어 일이 수월해진 편이다.

옛날 할머니 시절의 이야기로 거슬러 올라가면, 며칠 전부터 다듬고, 절이고, 양념을 준비하고 기다리고, 기다리고.... 온 가족 여자들은 모두 모여서 버무리고 했다는데....

김장의 의미는 이게 다가 아니라는 생각이 문득 들어요.
김장을 거창하게 하는 날에는 같이 모여서 그동안 못다 한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누고, 즐겁게 웃기도 하면서, 쌓였던 오해가 풀리는 시간이기도 하지요.

이런 집안의 연중행사들이 많았던 예전과는 달리, 지금은 풍속과 문화는 너무 간소화되고 달라져가고 있어요. 가족들 간의 행사로 서로 모이는 시간은 줄어들고, 따라서 즐거운 사람들과의 만남도 줄어들고 있지요. 곧 서로의 마음을 주고받는 시간이 줄어들고 있는 거지요. 그와 함께 따뜻한 맘이 듬뿍 담긴 응원도 줄어들고 있는 거겠죠.

서로 주고받는 따뜻한 응원과 힘을 떠올리다 보니, 문득 쌩뚱^^맞게도 혹부리영감 전례동화가 생각나네요.

혹부리영감 이야기 다 아시죠?

맘 착한 혹부리영감이 도깨비들에게 혹도 떼어주고, 부자까지 되어 돌아오자, 이것에 욕심이 나서 심보 고약한 혹부리영감이 혹을 떼러 갔다가 오히려 혹을 더 달고, 혼쭐나고 돌아온다는 이야기입니다.

어른들 말씀에,
“긍께 맘씨를 곱게 써야지.. 혹부리 영감 봐 바라~~” 하시면서~
요즈음 혹시 내가 쓰는 내 마음씨를 서로 곱게 주고받지 않아 만날 때마다 혹을 하나씩 더 붙이고 사는 건 아닐까요?

쉬운 예로, 아이 생일이 되어 축하하면서, 주변에 알리기도 하고, 아이의 건강을 바라는 마음으로 여럿이, 그리고 많이 나눠 먹는 거지요. 그리고 아이 생일에 아이를 생각하면서 “올 한해 건강하게 자라줘서 고마워” 하고 긍정적인 맘의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면 더욱 좋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좋은 생각, 긍정적인 말, 온화한 미소가 담긴 따뜻한 마음의 소리가 전달된다면 생일인 아이에게는 더 기쁜 생일이 되는 게 아닐까요. 맘을 쓰는 데는 돈이나 거창한 감투는 필요 없는 것이지요. 아마 그것이 그 무엇보다 더 귀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혹부리 영감의 심통은 잠시 내려놓고, 잘 해보지 않았던 것이라 따뜻한 나의 맘을 전하는 것이 잠시 쑥스러울 진 모르나~
욱!~ 하는 맘은 잠시 접어두고, 연말이 다가오는 추운 겨울에
손을 한 번 더 잡아주고, 따뜻한 눈인사를 한 번 더 하고,
잘 될 거라는 응원하는 긍정의 마음을 전해보세요.

추워지는 겨울에 마음이 따뜻한,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귀한
그 마음을 선물로 주고받고, 사랑의 눈길로 주위를 둘러보는 연말이 되기를 빕니다.

혹부리 영감의 심통은 올해로 안녕~~~~~^^

#김천황악신문 #혹부리영감

강민승  goddess432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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