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 의원은 필사즉생 (必死卽生)의 큰 정치 해볼 생각 없나?”

김서업(김천황악신문 대표)

십 수년 전 기억이다. 그 당시 산을 좋아해서 가끔씩 등산을 할 때가 있었다. 그 때 산에서 낯선 표지를 발견했다. 백두대간을 종주하면서 길을 안내하는 천으로 만든 표식에 이철우란 이름이 있었다. 그래서 특이하다 생각했다. 한참 후에 그는 경상북도 정무부지사를 끝으로 대구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김천에 전략 공천되어 당선이 유력시 되던 박팔용 前 김천시장을 단기간에 제치고 국회의원에 당선되어 3선 째이다. 현재는 각종 언론에서 경북지사 적합도 여론조사 1순위를 지키고 있다.

人傑은 地靈이라! 면장이라도 하려면 논두렁 정기라도 가지고 태어나야 한다는 풍수 이론에 관심이 많은 나는 그가 태어난 감문면 덕남리에도 가보았다.마을 앞산을 의미하는 전주작이 아주 인상 깊었다. 풍수의 형국론에서는 앞산을 새가 날아 들어오는 형상을 최고로 치는데 아주 좋았다. 그 산의 기운이 이철우라는 인물을 만들었구나 생각했다. 앞으로 더 출세의 가능성도 있다는 판단이었다.

이제 현실적인 얘기를 좀 해보자. 이철우란 인물을 난 직접 만나본 적이 한 번도 없다. 그와의 관계를 굳이 말하자면 사드 때 모욕과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한 경험이 있다. 하지만 법적으로 이미 완결되었고 상황이 그러하다 이해하고 있다. 지금 김천의 정치권력의 정점은 누가 뭐라해도 이철우다. 야당이지만 국회의원 115석을 가지 거대 자유한국당의 최고위원이다. 그것도 최고득표로 말이다. 김천의 시장이 장관을 만나려고 하면 솔직히 힘이 든다. 하지만 지금 우리나라의 정.재계에서 이철우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의 출신도 간단치 않다. 국정원 국장출신에 전직 정보위원장이다. 그런 대단한 권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에 대한 지역구의 민심은 극단을 달리고 있다. 좋아하고 잘한다는 사람도 있지만 사드사태와 관련하여 그가 보인 행태에 대해서 “자신의 정치적 야망을 위해 김천을 팔았다. 정치인이 유권자를 고소한다는 것은 기본적인 자질부족이다.”라고 비판하는 이들도 있다. 그의 4선 도전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분위기가 지금은 더 우세해 보인다. 해방 후 현재까지 김천에서 지역구 4선을 지낸 이는 백남억과 박정수가 유일하다. 그들의 역사를 뛰어넘기 쉽지 않다는 현실적인 제약도 있다.

지금 김천의 정치 視界는 안갯 속이다. 그 가장 큰 이유는 내년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함께 치러지느냐에 달려있다. 그런데 희소식이 들려왔다. 영남일보와 김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철우 의원이 국회에서 내년 예산안이 결정 되는대로 최고위원직과 김천 당협위원장,국회의원을 동시에 사퇴하고 도지사 선거에 올인 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국회의원직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이다. 그때 난 생각했다. 역시 이철우는 대틀이구나. 굳이 국회의원 직을 내려놓지 않고 경선에 참가해서 후보로 확정되면 직을 내려놓아도 되고,최악의 경우 2020년4월15일에 치러지는 21대 총선까지 900일을 그 좋은 국회의원을 더 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기득권을 던지겠다니 말이다. 보통 국회의원들이 사퇴 운운하는 것은 세 가지의 의미가 있다. 첫째 진실로 그러하겠다. 둘째는 간보기다. 언론과 유권자의 동향을 떠보겠다는 것이고 나머지는 선언일 뿐이고 나중에 거둬들이겠다. 즉 쑈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철우의 말은 진실처럼 보였다. 그런데 하루 뒤 오마이뉴스의 기사는 눈을 의심케 하는 내용이었다. 그대로 옮겨보면 “이철우 의원은 통화에서 의원직을 당분간 유지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그는 국회의원직은 당의 표결이라든지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당장 내려놓지는 않을 것"이라며 "경선에 돌입하면 그때 사퇴할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12월에 세개의 직을 동시 사퇴하겠다는 말에서 한참 후퇴한 내용이었다. 하지만 나는 전자의 보도기사를 더 신뢰한다. 왜냐하면 이철우는 약속의 정치인이라 알려져 있고, 진보적 혹은 좌파적 언론들의 진실성과 순수성을 별로 미더워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금 김천에서는 여러 가지 말들이 있다. 한마디로 축약하자면 현직 국회의원의 영향력이 다음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를 좌우하는다는 것이다. 난 이 말이 거짓이고 낭설이라고 믿고 싶다. 지금도 내년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위해 열심히 뛰는 예비 후보들이 있다. 서울에서 내려온 사람도 있고 현직도 있다. 만약 현직 지자체장이 보궐선거에 나가려면 120일전에 직을 내놓아야 한다. 지역구 의원이 12월 중에 의원직을 사퇴한다면 그의 내년 지방선거에 미치는 영향력은 미미할 수밖에 없다. 시간을 더 끌다가 사퇴한다면 현역 국회의원의 중립성을 믿지 못하는 여권 성향의 출마 예정자들은 한국당에 입당할 수 없다. 2월을 넘겨 사퇴한다면 선거법과 선관위의 유권해석을 받아봐야 하지만 현직 지자체장은 선거에 출마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 그만큼 시정은 불안해지고 김천의 정치계도 혼란스러울 것이다. 갈 사람은 가고 올 사람은 오고 정리가 필요하다. 불확실성이 지속되면 그 피해는 시민에게 돌아온다.

내년의 김천 정치의 불확실성을 완벽히 제거해줄 사람은 현역 국회의원 이철우 뿐이다. 만약 그가 자신의 입으로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 최고위원직을 동시에 사퇴하고 기득권을 내려 놓겠다라고 선언하지 않았다면 이런 얘기를 할 필요도 없고 김천의 정서상 그것을 요구할 사람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스스로 언론에 공표한 만큼 公的약속을 지키는 것이 정치인의 기본 도리이고 자신과 김천을 위해서 더 큰 정치를 向해 나아가면서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는 것이 도의상 맞다고 생각된다. 사드와 관련해서도 그는 지역주민에게 진 빚을 갚을 의무가 있다고 본다. 더 큰 정치적 역할 즉 도지사가 된다면 자신을 위해서도 지역주민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더 큰 역할도 가능한 체급이다. 그에게 김천은 활동하기에 이제 너무 좁다.

가장 멋진 그림은 이철우 의원이 약속대로 12월중에 국회의원직을 포함한 3개의 직위를 동시 사퇴하고 ,내년 선거에 출마할 보수성향의 인물들은 한국당에 입당해서 어떠한 외부적 영향력 없이, 눈치 보지 말고 자신들의 능력과 비젼 열정으로 정정당당히 승부하고,진보적 성향의 인물들은 여당에 입당해서 각자 후보를 선택해서 시민들의 심판을 받아보는 김천시민의 축제로 내년 선거를 치러보는 것이다.

김천의 정치는 지금까지 정말 폐쇄적이었다. 새로운 인물을 키우지도 않았다. 그렇기에 툭하면 낙하산이 투입되어 지역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자신의 영달을 위해 양지만 쫒던 인사들이 다시 또 김천의 대표가 되고 시민들은 그걸 아무 생각 없이 받아들이는 악순환의 연속이었다. 이제 김천도 변할 때가 되었다. 한 사람만 決斷하면 가능한 내년 6월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 동시 선거를 통해서 앞으로 국회의원과 지자체장이 일심동체가 되고 도지사도 배출하고 제대로 된 지역 일꾼들을 뽑아서 김천의 영광과 대도약의 계기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싶다. 그렇게 하려면 이철우 의원의 結者解之 큰 결단이 필요하다. 곧 발표될 기자회견을 통해서 본인의 몫이지만 현명한 선택을 해 주리라 기대한다. 무엇이 옳은 것인지 정치적 이득인지는 짧은 시간내에 명확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上善若水와 無爲를 길을 기대해본다.

감문면 덕남리 마을 앞산의 朱雀이 그에게 더 크게 더 높이 더 멀리 날아 보라고 소리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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