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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마음의 나무 1] 상주 상현리 500살 소나무
  • 김서업 대표기자
  • 승인 2022.02.05 14:05
  • 댓글 1
상주 상현리 500살 소나무/황악신문

 설을 하루 앞둔 오후 천연기념물 293호인 상주 상현리 소나무가 무척이나 보고 싶었다. 책에서만 보던 나무를 실제로 뵙고 싶은 간절함에 바로 출발했다.

상주 상현리 500살 소나무/황악신문

고속도로를 타고 상주 화서IC에서 내려 가까운 곳에 나무님이 계셨다.

소나무를 보는 순간 그 우람한 자태와 강렬에 기운에 끌리듯 다가갔다.

500살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강건해 보였다. 水皮도 매우 아름다웠다.

두 나무가 어우러져 한 나무처럼 보인다.

작은 쪽 밑둥을  한아름 안아도 나무의 1/3에도 미치지 못한다.

상주 상현리 500살 소나무/황악신문

원래 이 나무에는 큰 구렁이가 산다는 전설이 있었다.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던 돌탑이 있어 塔松(탑송)이라고 불렀다. 나무가 탑처럼 생겨서 그렇다는 말도 있다.

나무도 얼굴이라는 것이 있다. 어떤 방향에서 보느냐에 따라 모습이 다 다르다.

나무의 뒤편을 보니 조금은 충격적이었다. 10여미터 이상의 수피가 반쯤 벗겨져 약품처리가 되어 있었다. 너무 안타까웠다. 조금만 일찍 관심을 가졌더라면 이 정도의 중상은 아니었을터인데,,,

소나무와 가까운 곳에는 십여기의 돌탑을 쌓은 공원이 만들어져 있다. 2004년 상주시와 지역주민들이 힘을 합쳐 1000여평의 대지에 하천의 자연석으로 탑을 쌓았다.

상주 상현리 500살 소나무/황악신문

생각해 보라!

솔방울에서 씨앗이 발아해 손톱만한 묘목이 되어 500살까지 살 수 있는 가능성이 얼마나 되겠는가? 수백만분의 일로도 부족할 것이다.

처음에는 보잘 것 없는 나무였지만 시간이 흐르고 기운이 보태지면 그냥 나무가 아니고 인간이 나무를 숭배하게 된다. 나무는 영험한 기운을 가지고 인간들의 소원을 들어주고 보호한다.

쉼터도 제공하고 마음의 안식처가 되기도 한다.

사실 나무가 인간에게 제공하는 것이 훨씬 더 많다.

그럼에도 인간은 받기만 할 뿐 주는데 너무 인색하다.

환경이 오염되고 기후가 변해 소나무는 생존의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

온난화와 재선충이 가장 큰 소나무의 敵이다. 겨울에 춥지않으니 온갖 해충이 번식하고, 재선충은 걸리면 죽는 소나무의 AIDS다.

상주 상현리 500살 소나무 안내판/황악신문

소나무는 우리 민족의 기상과 魂을 상징하는 나무다.

더구나 폭설에 쌓인 푸른솔은 보는 것으로도 아름답지만 고고한 절개가 눈물겨울 정도로 매력적이다.

소나무가 없다면 우리의 수 많은 전설과 민족의 정체성이 사라지는 비극적인 날이 될 것이다.

작품속에서만 아름다운 소나무를 볼 수 있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농담이 아니다.

제주도는 재선충으로 2000억원 이상을 투입하고도 해송의 1/5이 사라졌고, 비양도의 소나무도 초토화됐다.

이제 우리나라도 꼭 보호해야 할 소나무와 그렇지 않은 소나무로 나눠서 선택과 집중에 전력해야 한다.

아침에 출근하면서 보니 길가에도 재선충에 감염된 소나무가 보였다. 산불도 예찰이 중요하지만 소나무의 재선충도 예찰과 사전 예방이 매우 중요하다.

상주 상현리 500살 소나무/황악신문

세상에는 많은 종교들이 성횡하고 있다. 유불선을 비롯해 이름도 생소한 동서양의 종교들이 우리나라에 있어 종교백화점이라고도 한다.

필자는 유불선을 경외하지만 만약 나무를 신앙하는 나무敎가 있다면 기꺼이 신도로 가입할 것이다. 원래 우리민족은 하늘을 숭배하는 민족이었다. 그래서 거룩한 하늘의 자손인 天孫이라 여겨왔다. 그 거룩한 하늘과 인간을 이어주는 것이 바로 신령스런 나무들이었다. 神木과 당산목을 섬기는 이유다.

요즘말로 하자면 성스러운 나무들은 하늘의 기운을 받아 인간에게 전해주는 수많은 송신탑이자 안테나인 것이다. 그래서 4400여 년전 환웅이 3000의 무리를 이끌고 신단수(神檀樹) 아래에 내려온 것이다.

상주 상현리 500살 소나무 수피를 벗겨 약품처리를 했다/황악신문

전설을 떠나 나무를 사랑하게 되면 인간은 얻는 것이 많다. 나무를 찾아다니는 기쁨은 지극하다. 정서적으로도 안정되고, 많이 움직이고 나무의 기운으로 건강해지질 수도 있다.

상주 상현리 500살 소나무의 굵기를 가늠할 수 있다/황악신문

필자는 수많은 김천의 나무들을 만나면서 그들을 나의 친구로 만들고 수호신으로 삼았다.

김천의 골짜기 구석구석 자연부락마다 내려오는 노거수의 얽힌 이야기들은 묻혀있던 상상력을 키운다.

차를 타고 지나갈 때마다 반겨주는 낯익은 나무님들의 환영과 加護를 받고 인사를 나누는 그 오묘하고 짜릿한 즐거움을 많은 사람들이 새해에는 느껴보길 바란다.

 

#황악신문 #내마음의 나무

김서업 대표기자  hwangak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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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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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병윤 2022-03-30 16:42:32

    우와~
    가지하나가 저렇게 굵네요
    김서업대표님 굵직한 나무정기 많이 받으세요~~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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