一用 강창우 (다물上古史硏究會 회장)

제목을 정해놓고 보니 유식쟁이가 글자랑하려는 모양새다. ‘인잠우상(鱗潛羽翔)’은 캐리커쳐 우측 위에 적힌 문구다.

캐리켜쳐(caricature)를 필자의 상징물로 내걸고 보니, 볼 때마다 ‘우째 읽노?’ ‘뭔 뜻이고?’ 하시는 독자가 계실까 싶기도 하고, 그렇다면 그 스트레스를 풀어드림이 예의가 아닐까 하여, 이래저래 짧은 글발로 나름대로 그 뜻을 헤아리고자함이다.

한편으로는 그림의 시점이 2004년이니, 그 즈음이라면 뜻을 같이하던 분들과 한국 상고사(上古史)에 얽힌 열정을 불태울 때가 아니던가... 이 그림을 핑계로 당시 끓어올랐던 열정의 불씨를 다시금 지피면서, 그때 못 다한 이야기를 한 올씩 올지게 풀어내볼까 하는 속내도 꿈틀거리고 있기 때문이라. 아마도 그 문구는 캐리커쳐를 그려준 전 명지대 한재규 교수님이 내게 던진 화두(話頭)가 아닌가 싶다.

하나 더 있다. 앞으로 계속 연재할 ‘영적(靈的) Odyssey’를 위해 그윽한(?) 내음 풍기는 밑밥을 던지고 그럴싸한 품새로 이어가볼까... 하는 심정도 있는 게 사실이다.

‘인잠우상(鱗潛羽翔)’은 원래 ‘천자문(千字文)’에 있는 글귀로 ‘해함하담(海鹹河淡)’과 댓귀(對句)를 이룬다.

바다 해(海), 짤 함(鹹), 물 하(河), 맑을 담(淡)/ 비늘 린(鱗), 잠길 잠(潛), 깃 우(羽), 날 상(翔)으로 읽을 수 있겠고, 뜻으로는 ‘바닷물은 짜고 하수(河水)는 담백하며, 비늘고기는 물속에 잠겨 있고 깃털짐승은 하늘을 날고’ 정도로 풀이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천자문(千字文)은 고시(古詩) 형태로, 모두 1구 4자로 250구, 합쳐 1,000자로 되어있다. 중국 양(梁)나라의 주흥사(周興嗣)가 무제(武帝)의 명으로 지은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 글을 하룻밤 사이에 짓고 머리가 하얗게 세었다고 하여 ‘백수문(白首文)’이라 한다는 이야기도 전하고 있다. 흔히 한자(漢字)를 익히기 위한 입문서로 알고 있지만, 주역의 대가인 김석진 선생은 우주의 이치를 담은 책으로 평가하고 있다.

도대체 무슨 우주의 이치가 이 글귀 속에 담겨 있는 건가?

제 눈에 안경이라고, 컴퓨터로 검색을 해봐도 마음에 쏙 들어오는 풀이는 없고, 이리저리 눈알을 굴리면서 글귀를 뜯어봐도 지극히 당연한 내용일 뿐. 으음,,, 한자익히기 입문서가 틀림없으렷다 싶다가도, 아니야 너무 당연한 것이 곧 우주의 이치가 아닌가 하는 생각... 그 사이 어디쯤에선가 며칠을 오락가락하고 있던 참에... 이게 웬 떡인가.

느지막하게 눈을 반 만 뜨고 TV를 보다가 정신이 번쩍 들었다. 대어(大魚)를 낚았다. 호호홍홍... 이것도 작은 깨달음이리라.

세상 풍경 중에서 제일 아름다운 풍경

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풍경

80년대에 발표된 ‘시인과 촌장’의 ‘풍경’이라는 곡의 가사이다. 노래 내내 단 두 줄의 노래 가사만 반복되는 요상한 노래다. 아마도 80년대의 어두운 세태를 은근히 풍자하면서 모든 것을 제자리로 되돌리고 싶은 심정을 담았으리라.

그렇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은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풍경’이고, 해서 ‘해함하담(海鹹河淡)하고, 비늘고기는 물속에 잠겨 있고 깃털짐승은 하늘을 날고’하듯이, 모두가 꼭 있어야 하는 자리에 늘 그렇게 살아있음이 가장 아름다운 삶의 풍광이 아닐까.

또한 그것이 너와 나, 그리고 우리가 가야할 길이고, 또한 살아가는 아름다운 모습은 아닐는지. 대자연의 한 부분으로서... ‘김천황악신문’도 또한 그렇게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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