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업 (김천황악신문 대표)

어제 대구의 L일보와 지역의 K인터넷 신문의 기사 하나가 아주 관심 있게 다가왔다. 지역구 이철우 국회의원이 도지사에 출마하기 위해서 세 개의 직위 즉 한국당 최고위원,당협위원장,국회의원을 동시에 사퇴한다는 것이다. 여러 정황상 기사의 내용자체는 신빙성이 있어 보였다. 그래서 다시 다른 루트로 기사의 진위를 확인해 보니 말이 조금 달랐다. 두 개의 직위 즉 당협위원장과 최고위원직을 내려놓는 것은 확실하지만 국회의원직 하차는 순차적일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 말은 세 개를 동시에 던진다는 것과는 조금 다른 뉘앙스다. 기자회견을 지켜보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그래서 보도된 기사의 내용을 다시 확인해 보았다. L일보에서는 “3선의 이 위원이 최고위원 및 국회의원직과 당협위원장 등 세 자리 동시 사퇴라는 배수진을 치고 출사표를 던진다. 그리고 출마선언을 할 때 국회의원직과 김천시당협위원장 사퇴도 함께 밝힐 것이며 국회의원직에 연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경북도지사 선거를 준비할 것”이이라는 워딩을 달았다.

지역의 K인터넷 언론에서도 국회 출입기자인 謀기자에게 “당직을 맡고 있는 상태로 선거전에 나서면 불공정 시비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에 이미 홍준표 대표에게도 사퇴의사를 피력했다. 그리고 출마선언을 할 때 국회의원직과 김천시 당협위원장 사퇴도 함께 밝힐 것이다. 경북도지사 선거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서 국회의원직에 연연하지 않겠다며 정치적 기득권을 모두 내려놓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두 개의 기사는 거의 쌍둥이처럼 닮아 있다.

기사의 내용이 거짓이 아닌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김천의 이철우 의원은 동시에 3개의 직위를 다 던진다는 말이다. 기사의 보도내용을 초등학생에게 보여도 이렇게 해석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보는 사람에 따라서 국회의원직은 당장 내려놓는 것이 아닐 수 있다라는 해석이 가능하다면 기사의 내용은 무엇이란 말인가? 公認된 언론들이 거짓기사나 오보의 확률은 극히 낮다.

공직선거법 제53조(공무원등의 입후보) 제2항 제3호에 따라 국회의원이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선거에 입후보할 선거일 30일 전까지 그 직을 그만두어야 한다. 따라서 국회의원이 그 직을 가지고 도지사나, 시장선거에 출마할 수는 없다. 또한 공직선거법 제52조(등록무효) 제1항 제5호에 따라 국회의원이 그 직을 가지고 지방자치단체 장의 선거에 출마할 경우 그 후보자의 등록은 무효가 된다. 법적으로 따지자면 이철우 의원은 12월에 국회의원직을 던진다고 발표할 필요가 없을 것으로 보이는데 왜 굳이 사퇴한다고 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수 밖에 없다. 물론 결연한 의지의 표현일 수 있다. 혹은 시간적인 속도를 조절할 수도 있고 우리가 모르는 내용이 있을 수도 있다.한국당의 후보결정 시한이 2월이라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국회의원 사퇴라는 말은 법전을 뒤져보았지만 아직 찾지 못했다. 사퇴는 정확한 법적인 용어가 아닌 정치적 용어가 아닌가 싶다. 다만 국회의원 사직 절차를 살펴보면 의원의 사직은 의원신분에 관한 중요사항이므로 국회법 135조에 의해 국회의 의결로 사직을 허가 받아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사직하려는 의원은 반드시 본인이 서명·날인한 사직서를 의장에게 제출해야 하며, 개회 중에는 국회 본회의 의결을 거쳐야하고 폐회 중에는 의장이 허가할 수 있다. 본회의에서 의원사직의 건은 토론 없이 표결하지만, 사직서에 그 이유를 기재하지 않았거나 이유가 분명하지 않을 때에는 그 이유를 알기 위하여 본인을 출석하게 하거나 사직서를 반려할 수 있다. 사직의 허부(許否)를 의결할 때에는 인사에 관한 표결방법을 규정한 국회법 제112조 제5항의 규정에 의하여 무기명투표로 표결한다. 절차가 쉽지 않다. 본인이 사퇴한다고 발표하는 것만으로 국회의원직이 끝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선언적 의미로 사용하는 정치인들이 종종 있다.국회의원은 사직서를 철회할 수도 있다. 의원이 사직서를 제출하였더라도 본회의 의결 또는 의장이 허가하기 전까지는 사직의 효력이 발생하지 아니하기 때문에 그것을 철회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국회의원은 사직서를 제출하더라도 국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며 과반수 출석과 과반수 동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이철우 의원이 사직서를 내더라도 국회를 열어 과반수출석의 과반수 동의를 받거나 폐회 중에 의장의 허락을 받아야 법적으로 사직이 완결되는 것이다. 예전에도 국회의원을 비롯한 선출직들이 사퇴한다고 발표해 놓고 슬그머니 거두어 들이는 일들이 있어서 국민들의 빈축을 산적이 있었다.

한참 논의중인 예산안을 결정하는 정기국회 회기 마감일인 9일이 지나고 나면,이철우 국회의원은 도지사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한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이미 보도된 3가지 직(한국당 최고위원,당협위원장,국회의원)의 동시 사퇴를 본인의 입으로 직접 발표할 것인지 몹시 궁금하다. 만일 발표한다면 현직 국회의원직을 법적인 절차의 완결을 거쳐 정말 내려놓을 것인지 시민들과 함께 흥미롭게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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