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업 (김천황악신문 대표)

북한이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쏘는 날 국정원장은 국회와 어떤 조율도 없이 대공수사관 폐지를 비롯한 국정원 개혁안을 발표했다. 지난 9월에 정부는 북한이 미사일을 쏜 날 국제사회가 제재의 압박을 높이고 있을 때 인도적 지원 800만 달러(90억원)를 발표한 적이 있다. 이번 주에 지원금을 집행한다고 산케이 신문이 보도했다. 국정원의 영어 약칭은 ISIS로 국제테러 단체인 IS와 비슷하다. 폐지되는 대공수사권을 어디로 넘길지도 정해지지 않았다. 적폐청산 TF팀 5명중 1명꼴로 좌편향 인사라는 야당의 주장이 제기됐다. 김대중 정권 시절 국정원의 대공수사 요원들이 대량 해직됐다. 지금은 더 나아가 대공수사권 자체를 폐지하겠다고 나섰다. 국정원의 대공수사는 오랜 시간과 치밀함이 요구된다. 15년간 깐수로 살아온 고정간첩,일심회 사건,이석기 검거도 그런 케이스다. 국가보안법상의 찬양고무와 불고지죄도 업무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대공과 방첩은 포기한다는 의미이다. 좌파들의 국정원 개혁안을 그대로 수용한 것이다. 적폐청산 수사 넉달동안에 국정원은 전직 원장부터 직원에 이르기까지 178명이 검찰에 불려나갔다.

최근 국정원 TF팀은 메인서버를 열어서 자료들을 들여다 보고 있다. 그 어떤 前 정권에서도 하지 않은 일이다. 그 주체는 좌파로 분류되는 사람들이 다수다. 조선시대의 史草를 들여다 보는 것보다 더한 적폐다. 문제가 있는 사안을 비례성의 원칙에 의해서 처벌하고 방지하면 될 터인데 빈대를 잡으려다 국가수호의 가장 중요기관인 국정원을 죽이고 있다. 국정원에서 일한 서훈 국정원장은 양심에 부끄러움이 없는가?

문재인 대통령은 기자 회견에서 북한에 대한 레드라인은 ICBM을 실은 핵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번에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에 대해 CNN과 미국,일본은 신형 ICBM이라고 했지만 청와대는 장거리 탄도미사일이라고 우기고 있다. 기술적 문제도 확인이 안됐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기도 전에 대북 선제타격은 안된다고 발표했다. 그 다음날 다시 트럼프와 통화하면서 미국의 전략자산을 사겠다고도 했다. 잘 생각해 보자. 문재인 대통령은 중요한 국가위기 때마다 하는 말의 패턴이 있다. 한반도에서 전쟁만은 막아야 한다. 북에 대한 미국의 선제타격은 안 된다는 것이다. 이 말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말 자체가 틀렸다는 말이 아니다. 누가 그걸 모르는가? 하지만 대통령의 입에서 나올 말은 아니라는 것이다. 전략적 사고와는 거리가 먼 운동권 아마츄어의 말이지 한 나라의 운명을 책임진 대통령의 말이 아니라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들을 보면 코리아 패싱이 확실하다. 만약 현 정권과 미국의 소통이 원활하다면 그런 말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미리 그런 방어막을 펼 이유도 없다. 정말 한미가 서로 한마음이라면 북한이 쓸데없는 짓을 하면 공동으로 선제타격을 할 수도 있다라는 말이 김정은에게 공포를 줄 것인가? 아니면 미국은 선제타격을 하고자 하는데 남한은 선제타격은 죽어도 안 된다고 악을 쓰는 것이 더 김정은에게 유리한 것인지는 초등학생도 알 것이다. 결국 문재인과 트럼프 정부 간에는 소통이 안되는 것이다. 그러니 미리 선제타격은 안된다고 발표하면서 북을 안심시키고 트럼프에겐 비싼 전략무기를 사줄테니 흥분하지 말라고 달래는 말로 오해할 수 있지 않을까? 문재인 정권이 하는 짓을 보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몹시 궁금하고 어리둥절 할때가 많다. 북한의 거듭되는 미사일 도발에 좌시하지 않겠다는 효과도 없는 말만 되풀이 할 것이 아니라 강력한 한미 동맹과 決戰의 의지를 보여야 한다. 협상이란 좋은 말과 총 한자루가 더 효과적인 것이다.

북한의 김정은에게 반복적인 말은 아무 의미 없다. 미국을 말리는 행동으로 북을 안심시키려 들지 말고 그들을 불안하고 공포스럽게 해야만 이 지루한 핵 위기가 끝날 수 있다 .지금의 스텐스로는 문재인 정권 내내 북에 끌려 다니다 또 퍼주게 될 것이고 종국에는 미군철수와 핵보유국 지위를 강요받게 될 것이다. 전쟁의 의지는 전쟁을 하자는 것이 아니라 전쟁을 막기 위한 것이다. 전쟁을 두려워하면 결국 전쟁에 당하게 된다. 그래서 有備無患이 필요한 것이다.

더 큰 문제는 보수야당이다. 국가의 안위가 걸린 이 중대한 시기에 제정신 못 차리고 분열되어서 자기들 자리걱정이나 하고 있으니 이 얼마나 한심한 일인가? 좌는 좌의 길을 열심히 가고 있는데 균형추가 무너질 대로 무너진 찌꺼기 보수 정치인들은 자기 잇속만 챙기고 있다. 대대적인 물갈이가 필요한 이유이다. 요즘은 혁명이란 단어가 유행이다. 革命이란 가죽을 벗기는 고통과 같은 변화를 의미한다.

촛불만 혁명인가? 진정한 革命이란 무엇일까 되내이게 하는 하수상한 시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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