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우 편집고문

-강창우 (황악신문 편집고문)

코로나로 인해 삶의 전반적인 면에서 피로현상이 점차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가 그립다. 환절기가 아닌가. 달력을 보면서 절기와 계절의 흐름을 보면서 잠시 생각에 잠긴다. 올해는 음력 8월 초하루가 백로(白露)였고, 열어놓은 문으로 문득 가을이 들어오는 것을 느꼈었다.

주(周)나라 시절부터 유래되었다는 절기(節氣)는 시령(時令) 혹은 절후(節候)라고도 한다. 태양이 춘분(春分)에 지나는 점(춘분점)을 기점으로 하여 황도(黃道지: 지구에서 볼 때 태양이 1년 동안 하늘을 한 바퀴 도는 길)에 따라 15° 간격으로 하여 모두 24개 절기가 있다.

올해는 지난 8월 24일에 14번 째의 절기인 처서(處暑)가, 지난 9월 7일에 그 다음 절기인 백로(白露)였다. 옛말에 처서가 지나면서 모기의 입이 삐뚤어진다하여, 더위가 물러가는 시점이라는 것을, 그리고 백로는 하얀 이슬이 맺힌다 하여 아침 저녁으로 기온차를 심해지는 것을 상징적으로 알려주고 있다. 아니나 다를까. 백로가 지나니 낮이면 땀이 나지만 밤이 되면 이불을 끌어당길 정도로 온도차를 느낀다.

올해는 유난히 비가 잦다. 이 두 절기가 비에 관한 서로 다른 속설을 갖고 있어 흥미롭다. ‘처서에 비(處暑雨)가 오면 십리에 천석을 감한다’는 말이 있는 반면에, 경남 섬지방에서는 ‘백로에 비(白露雨)가 오면 십리에 천석을 늘린다’는 말이 있다 한다. 아마도 농경시절 농사에 연관된 시간과 지역에 따른 속설이리라.

작년 초부터 코로나19가 전세계를 순식간에 강타하여 지구촌의 살림살이에 엄청난 변화를 초래하였다. 백신에 개발되었지만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들이 연이어 등장하면서 여전히 긴장도가 높다. 그렇지만 일상적인 삶으로 돌아가고 싶은 지구인들의 바람과 백신의 도움으로 ‘With Corona(백신과 함께)’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소식이다. 매년 독감 예방주사를 맞으면서 독감과 함께 살고 있듯이 말이다.

올해는 추분 이틀 전에 추석이 들었다. 그렇지만 고향을 향하는 몸과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다. 사업의 양태가 급격히 변화하면서 일자리가 불안하고,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로 인해 만남이 제한되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도 조상모임을 가족모임으로 제한하고 모심행사를 간략하게 하기로 하였다.

그렇다고 한가위 보름달이 그믐달로 바뀔까.

백로 다음의 절기는 추분(秋分)이다. 절기와 절기 사이에는 약 15일의 간격이 있는데, 옛 사람들은 백로와 추분 사이를 5일씩 나누어, 초후(初候: 처음 5일)에는 기러기가 날아오고, 중후에는 제비가 강남가고, 말후에는 새들이 먹이를 저장한다고 하였다 한다.

지금은 철을 가리지 않고 겨울에도 여름 과일과 채소를 맛볼 수 있지만, 지금도 철새들은 철이 되면 움직인다. 세월이 무심한가, 우리가 무심한가?

#황악신문 #강창우 고문

강창우 편집고문  1s3ssf@daum.net

<저작권자 © 김천황악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