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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의 노거수3] 대덕 조룡리 은행나무(천연기념물 300호)“할머니 젖가슴 같은 옹이로 반겨주는 500살의 너그러운 품”
  • 김서업 대표기자
  • 승인 2021.05.18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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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악신문ㅣ김천=김서업 기자] 비 갠 아침 대덕면 소재지로 가는 길에 조룡리의 은행나무가 보고 싶어졌다. 사람도 그리운 이가 있듯이 나무도 기운이 통하는 神物이 있다.

우람하기 그지없다. 아프리카의 나무도 저리가라다.

생각해 보라!

500살이 되면 나무는 그냥 나무가 아니다.

인간의 수명 기껏해야 100년이 못된다.

나무는 군자의 品性을 닮았다.

나무의 출발은 초라한 씨앗하나로 시작해 땅에 터 잡으면 평생을 그곳에서 산다.

인간은  변덕이 朝變夕改지만 나무는 말없이 모든 것을 참는다

좋고 나쁜 것 ,기쁘거나 슬픈 것, 모든 것을 눈감고 오로지 바람이 불 때만 자신의 얘기를

세상에 조금씩 들려 줄 뿐이다.

사람은 한 세대가 고작 30년이다. 500년이면 많게는 몇 개의 왕조가 생겼다 사라지고 인간은 20代가 흘러갈 만큼의 대단한 시간이다.

혹자들은 권력을 잃은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은 나무를 가꾸거나 좋은 개를 키우며 허전함을

달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도 한다.

조룡리의 은행나무는 어찌해 이곳에 자리잡았을까?

섬계서원을 만든 이가 심었을까? 아님 서원을 방문한 선비 혹은 서원에서 공부하는 학생이 심었을까? 은행나무만이 진실을 알고 있다.

섬계서원은 단종 복위를 꾀하다 순절한 충의공(忠毅公) 백촌(白村) 김문기(金文起)선생의 충절을 기리고자 창건됐다.

오늘은 운이 좋아 서원 내부에 들어갈 수 있었다. 네 번째 방문의 성과다.

 

김천유일의 천연기념물인 조룡리 은행나무는 천연기념물 300호로 높이 28m, 가슴높이둘레 11.6m인 노거수로서 가지의 길이는 동쪽 6.8m, 서쪽 12.3m, 남쪽 9.1m, 북쪽 13.4m이다. 가지가 동서로 19m, 남북으로 22.5m 정도의 크기로 퍼져 있는 엄청난 수세다.

나무의 나이는 420년 정도로 추정되고 있으나 500년에서 700년으로 보기도 한다. 섬계서원을 세운 다음에 심었다는 말도 있으나 그렇다면 200년 정도에 지나지 않으므로 신빙성이 없어 보인다. 왕조가 바뀔 정도의 기나긴 세월을 묵묵히 버티어 온 신령스러운 나무다.

전설에 의하면 임진왜란 때에도 불이 타올라 가는 것을 호미로 껏다는 전설이 있으니 지금부터 430년 전에 이미 큰 나무였다는 말이니 최소한 500살 이상은 되었을 것이다.

1970~1980년대 무렵까지만 해도 다람쥐나 구렁이가 살기도 했고, 1970년대에는 나무에 서식하는 다람쥐를 잡으려 마을 청년이 불을 피워 다람쥐 구멍에 연기를 내다가 화재를 낸 일이 있다고 한다.

오늘 만난 섬계서원을 지키는 금녕 김씨 23세손인 김형근 翁은 어린시절 은행나무에 불이 나서 10일 정도 탓고 그 당시 주사 1대에 60만원 짜리 3대를 나무에 맞혔는데 지금으로 치면 1000만원이 넘을것이라고 했다.

1982년 11월 3일 천연기념물 제300호로 지정되었고, 지난 2015년 김천시는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문화재청과 함께 유전자원을 영구 보존하기 위해 DNA 추출과 나무를 복제해 육성하는 사업에 착수하기도 했다.

섬계서원의 담장에 갇혀 은행나무를 가까이 대면하기는 쉽지 않다. 물론 귀한 나무를 보존하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조금 더 가까이 볼 수 있도록 오픈하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있다.

CCTV를 설치하는 등 약간의 보호 장치만 마련된다면 신령스러운 나무를 안전하게 보호하면서도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도 여러 사람들이 찾아온다고 한다. 역사학자, 은행나무를 연구하는 사람, 풍수사 등등

사방으로 뻗은 가지 밑으로 여러개의  옹이가 할머니의  젖꼭지처러 늘어져 기이함을 더한다. 이 나무는 암컷이다. 밑둥 부분은 중심부가 썩어 수술한 흔적이 있다.

할머니의 가슴을 닮은 옹이를 주렁주렁 매달고 500년이 넘는 긴 세월동안  김천을 지켜온 할매 은행나무가 앞으로도 김천의 안녕을 기원하며 무탈하게 오래오래 장수하시길 소망한다.

가을에 다시 알현하러 올 것이다.

아마도 필자보다는 훨씬 더 오래 건강하게 살아 계실 것 같다.

나의 손자의 손자 그 다음 손자의 손자 그다음의  손자때까지도 康寧하시길...

#황악신문 #김천의 나무 #조룡리 은행나무

김서업 대표기자  hwangak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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