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업(김천황악신문 편집장)

현 정권은 국정원을 비롯해서 각 부처에 적폐청산 T/F를 운영하고 있다. 국정원의 적폐청산과 조직쇄신 작업을 맡은 개혁발전위가 2급 비밀취급 인가를 받지도 않은 채 2개월간 16차례 회의를 열고 3차례에 걸쳐 국정원 내부자료를 열람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정원은 보안각서를 쓰는 조치를 해서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국정원법 위반 소지가 크다고 보고 있다. 국정원은 내부 서버를 열어서 자료를 제공했지만 국방부는 정 반대로 외부 위원에게 비밀취급 인가를 허가하지 않고 자료 제공을 하지 않기로 했다.

국정원 개혁위는 좌파로 분류되는 정해구 성공회대 교수와 진보적 단체인 민변,참여연대 관계자들이 참석하고 있다. 얼마 전 구속된 유성옥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은 구속 전 인터뷰에서 민간인으로 구성된 TF팀이 적폐를 청산한다는 명목으로 모든 정보와 기밀문건이 저장된 국정원의 메인서버를 열었다는 것에 대해서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검사의 책상에 주요기밀들이 돌아다니고 있는 것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는 말도 했다.

언론보도를 보면 국정원이 전 정권에서 한 문제점들이 드러나고 있다. 차마 입에 담기 어렵고 부끄러운 일들도 있었다. 잘못된 행위는 처벌받아야 한다. 그것을 변호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하지만 국정원이 어떤 기관인가? 국가안보를 책임지는 가장 중요한 국가 기관이다. 지금까지 어느 정권도 전 정권의 비리나 적폐를 청산하다면서 국정원의 메인서버를 연적은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 사상과 이념의 편향성이 의심되는 사람들이 국가의 가장 중요하고도 은밀한 주요자료들을 보안각서를 썻다는 명목으로 비밀취급 인가도 받지 않고 열람하고 있다. 참으로 위험천만한 행위가 아닐 수 없다. 국정원의 일부 비리와 위법사항이 있다고 해서 외부사람들이 그것도 사상적 의심자로 분류되는 인물들에 의해 국가의 기밀들이 발췌되고 열람된다는 것은 빈대를 잡고자 초가삼간을 태우는 것에 다름 아니다.

국정원에 비해서 국방부는 나름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보수야당들은 내부 권력투쟁에만 매몰될 것이 아니라 국가의 안보와 안위에 대한 파수꾼의 역할을 제대로 해주기를 간절히 바란다.적폐청산은 잘못된 것을 되돌리기 위한 수단이 되어야지 전 정권과 전전 정권을 넘어 국가의 안보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진행되는 것은 묵과할 수 없는 중대한 위험신호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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