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샘 (프리랜서 기자.워싱턴 D.C거주)

코로나로 인해 자가 격리에 들어가면서 주어진 황금 기회에 하고 싶었던 일 해야 할 일들을 정하고 꾸준히 실행해 나갔다.

발행할 책 정리, 유튜버 되기 위해서 동영상 편집 법 배우기, 애플 테크니션 자격증 취득, 새 직장 취직하기 등등.

갑자기 주어진 많은 시간에 넉넉하게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었다. 동영상 편집 법도 배웠고 책을 출판할 준비도 다 마쳤다. 애플 자격증 취득 만 못 했다. 여유 되는대로 그것도 취득할 예정이다. 이미 다 공부하고 실습하고 가르치기까지 했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취득할 수 있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바라던 취직도 해서 지난 금요일부터 출근하고 있다. 정신 사나운 전 직장에서 직업 환경이 아주 좋은 직장으로 옮길 수 있어서 기뻤다. 월급도 전 직장보다 훨씬 높고.

육십대 중반을 넘어서 좀 조용히 사는 것이 보기에도 좋지만 생활과 성격 탓에 아직도 이렇게 요란하게 살고 있다.

새로운 직장은 워싱턴 DC에 위치하고 있는데, 내가 살고 있는 버지니아에서 1시간 정도 걸린다. 직장에서 프로페셔널한 외모를 지니라고 해서 5시 반에 일어나서 말끔하게 차려입고 이른 아침 식사를 하고 나면 장애인용 차량이 6시 반에 도착해 나를 태우고 직장으로 향한다.

직장으로 향하는 고속도로들은 평소 같으면 극심한 교통체증을 겪는데 요즘은 코로나로 인해 자택 근무가 많아서 뻥 뚫려 있다.

워싱턴 dc로 들어가는 입구에 포토맥 강이 넓게 펼쳐져 있어 그것을 보며 출근하는 느낌이 상당히 좋다.

회사에 도착하면 한 2시간 정도 여유가 되기 때문에 그 안에 준비할 것 다 하고 남는 시간에 글을 쓰거나 생각하면서 시작 시간을 기다린다.

사무실 규모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커서 일주일을 다녔는데도 아직도 미로 같은 느낌이다. 첫 번째 날은 출구를 잃어버려서 30분 정도를 엉뚱한 곳에 갇혀 있기도 했다.

아침 출근해서 휴게실에서 넓은 창을 통해 밖을 내다보며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은 축복임에 틀림없다. 그 시간을 통해 스스로를 살 찌우려고 노력하고 부족한 면을 채우고 키야 될 부분을 키워나가고 있다.

참 많은 일들이 나를 지나갔다. 많은 아픔이 있었고 많은 영광스러운 부분이 있었다. 때로 원치 않는 일들도 많이 지나갔지만 그 일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을 더 알게 되었고 더 많은 사회적 병폐도 알게 되었고 더 많은 보이지 않는 부조리도 알게 되었다.

그럼에도 나는 여기에 와있고 사회는 소리없이 커갔다. 그래서 오늘에 이른 것이다. 다 축복으로 생각하고 싶다. 지나갔으므로, 그를 통해 성장했으므로.

시간이 되어 데스크로 돌아가며 동료들과 나누는 인사가 참 정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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