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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온다.
  • 이민아 기자
  • 승인 2020.05.18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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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샘 (프리랜서 기자.워싱턴 D.C거주)

회사를 나오니 후끈한 기운이 몸을 감싼다. 벌써 여름인가보다. 2020년의 봄을 코로나에 몽땅 도둑맞았다. 봄으로 끝날 줄 알았는데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소식을 들으면 여름뿐만이 아니라 가을 겨울까지도 이어질 것 같다. 끔찍하기 이를 데가 없다. 이 전대미문의 바이러스가 미국에서만 10만 명 가까운 사람을 앗아가다니. 

버지니아가 이번 주에 봉쇄령을 웬만큼 풀려고 했는데 돌아가는 현상을 보니까 도저히 안 되겠다 싶은지 다시 몇 주 연기를 했다. 코로나가 물러나서 봉쇄를 푸는 것이 아니라 경제가 망하게 생겼기 때문에 고육지책으로 열려 했는데 그것마저도 위험 부담이 커서 포기하고 만 것이다.

한계에 도달한 느낌이다. 그 동안에는 코로나 그 자체가 문제였다면 이제는 코로나가 만든 2차 적인 문제들이 여기저기서 일어나고 있다. 갇혀 살다보니 부부간의 불화가 여기저기서 불거지고 있다. 한참 뛰어놀아야 할 아이들을 가두어 놓았으니 이로 인해 아이들의 정신 건강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여기저기서 인종 혐오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자영업자들은 견디지 못해 파산을 예고하고 있다. 

당장 나올 것 같았던 백신이나 치료제는 여기저기서 말만 무성하지 아직도 손에 잡히는 것이 없다. 사람들이 속절없이 죽어가고 이제는 언론에서 조차 이를 잘 다루지 않을 정도로 고통에 무감각해져 가고 있다.

워싱턴 디시에서 버지니아 집으로 돌아오는 길. 오랜만에, 정말 오랜만에 교통 체증을 경험했다. 서울 저리 가라로 교통 체증이 심했던 도로들인데 몇 달 동안 뻥 뚫려 눈을 의심하곤 했다. 차가 신나게 달려 시원하고 기분 좋아야 할 텐데 기분 좋기는커녕 을씨년스런 공포가 고속도로에서 느껴지곤 했다. 워싱턴 DC에서 교통 체증이 반가웠던 것은 처음이다.

이판사판, 그런 결기가 느껴진다. 더 이상 갇혀 있을 수도, 더 이상 손 놓고 있을 수도 없어서 다시 거리로 나오기 시작하는 것이다. 궁하면 통한다는 말에 허무맹랑한 위로를 삼아본다. 살다보면 궁지에 몰려 엣다 모르겠다고 저돌적으로 대쉬하면 풀리는 경우를 우리는 허다하게 보아왔다. 요즘처럼 그 말이 무모하게 들리는 적이 없지만 정말 할 수 없이 튕겨 나오는 사람들에게 그 용기 때문에 코로나가 사멸되기를 기원해 본다. 제발 다가오는 이 여름은 코로나가 훔칠 수 없기를...

#김천황악신문 #전문필진 #강샘

 

이민아 기자  apata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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