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칼럼
유능제강(柔能制剛)
  • 김서업 대표기자
  • 승인 2020.04.27 13:59
  • 댓글 0

      김주원(NH농협은행 신설동지점장)

“힘 좀 빼세요” 골프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들어본 말이다. 취미로 유도를 배우고 있는 필자도 사범님에게 자주 듣는다. 모든 스포츠의 기본은 '힘 빼기'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힘을 빼면 골프의 거리가 늘고 유도의 메치기도 한결 부드러워 지는 것은 운동을 해본 사람이면 누구나 안다. 그런데도, '힘 빼기'는 정말 어렵다. 어디 스포츠뿐이겠는가?

조직도 힘을 빼야 한다. 관행과 형식을 타파하고 효율적이며 스피디한 의사결정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바로 '힘 빼기'다. 직원들이 원하는 근무시간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가 좋은 예다. 도입한 기업들은 직원 만족도와 고객 만족도가 함께 높아지는 효과를 보고 있다. 최근 유행인 '셀 조직'도 마찬가지다. 셀 조직은 애자일(Agile) 경영의 일환으로 기존 법인과 부서간 경계를 허물고 소규모 팀 형식으로 협업을 도모하는 조직관리 방식이다. IT기업이 주로 취했던 방식인데 업무와 인원을 유연하게 운용하고 의사결정체계를 단축하면서 실행력과 효율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어 최근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도입하고 있다. 필자가 근무하는 은행도 4개 부문에 8개 cell을 운영하고 있다.

조직내부에서 상호간 호칭을 '직명'에서 '000님'으로 부르는 것도 대표적인 '힘 빼기'로 볼 수 있다. 얼마전 대출고객인 스타업을 방문했을때 실제 목격했다. 재무담당 책임자가 CEO를 ‘사장님’이나 ‘대표님’이 아닌 ‘종석님’이라고 이름을 불렀다. 커피가 담긴 머그잔을 들고 CEO와 직원들이 선채로 회의를 하는 모습은 낯설었지만 신선했다.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갑질’을 예방하는데도 ‘힘 빼기’만큼 좋은 대책은 없다.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상대방을 부당하게 대우하는 것이 '갑질'이기 때문이다. 상대방과의 관계에서 힘을 조금만 더 뺀다면 '갑질'은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다.

4차산업혁명이 가져올 급격한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서는 유연하고 탄력적인 조직문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정부가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정책을 집행하고 기업이 소비자의 욕구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의사소통이 중요하다. 원활한 소통도 힘을 빼야만 가능하다. 유도명언 중에 유능제강(柔能制剛)이라는 말이 있다.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는 뜻이다. 그간 경쟁력과 성과창출을 최우선 과제로 생각했던 공공기관과 기업이 경직된 조직문화에서 탈피해 다양한 형태의 '힘 빼기'를 시도하는 것도 '유능제강'원리가 조직을 운영하는데도 그대로 적용되기 때문이다. 개인이 몸에 힘을 빼는 것도 어려운데 복잡한 조직체계와 의사결정 구조를 가진 조직이 힘을 빼는 것은 더 힘들다. 그래도, 조금만 더 빼보자.

 

#김천황악신문 #전문필진

김서업 대표기자  hwangaknews@hanmail.net

<저작권자 © 김천황악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서업 대표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오늘의 주요뉴스
검찰, 수사기밀 누출 혐의 경무관 2명 등 현직 경찰 4명 기소
검찰, 수사기밀 누출 혐의 경무관 2명 등 현직 경찰 4명 기소
구미 87번째 확진자 발생…인도서 입국 30대 남성
구미 87번째 확진자 발생…인도서 입국 30대 남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