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뉴스 기획특집
끝나지 않은 甘文(감문)의 슬픈 노래 7) 장(獐)부인이 들려준 이야기“평화를 원했지만 신라의 배신에 저항하다 학살당한 감문의 백성들”
  • 김서업 대표기자
  • 승인 2020.04.19 21:48
  • 댓글 0

“1,800년 동안 금효왕릉을 지킨 장부인(왕비)의 한 맺힌 사연”

비가 내린다. 산천은 초록으로 물들어간다. 감문국의 상징인 왕버들의 잎새도 커져간다.

서기 231년에 감문국은 사로(신라)의 대장군 석우로에 의해 멸망했고 감문군으로 편입되었다.

1,800여년이 지나 잊혀진 김천의 옛 읍락국가인 감문국이 부활하고 있다.

 

감문국과 떼어놓을 수 없는 인물 중에 장부인이 있다. 개령 서부리에 무너져 폐탑으로 긴 세월을 견디다 최근 복원된 3층 석탑 뒤에 능이 있다. 지금은 흔적조차 없고 포도밭으로 변해있다. 하지만 포도밭 언덕에는 장부인의 무덤에 사용된 돌들이 묻혀있다. 발굴하면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장부인은 감문국의 왕비, 애첩, 금효왕의 어머니 등으로 추정되어 왔다. 감문국과 관련한 두 개의 왕릉급 무덤중 하나가 장부인릉이다. 장부인에 관한 이야기들을 찾아낸다면 감문국은 조금 더 서까래와 살들이 더해져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성큼 다가올 것이다.

언젠가 감문국의 이야기를 시리즈로 써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때 마지막에  넣으려고 했던 장부인의 얘기를 싣는다. 아래의 글들은 픽션(fiction)이다.

 

-장부인이 들려준 감문국의 최후

감문국이 망한지 어언 1,800여년 까마득한 세월이 물처럼 흘러갔다. 감문국의 역사는 파편처럼 여기 저기 흩어져 본체를 만들기가 여의치 않다.

영혼조차  無의 세계로  돌아갈 긴 시간이다. 혹시  그녀의 영혼이 아직 지상에 있는지 궁금했다.

술을 한 잔 따르고 장부인을 노래한 옛시 한 수를 읊었다.

“사랑하는 장희(獐姬)가 어이 간다는  말인가?

한번 가면 못올 길을 어이 간단 말인가?

궁궐(宮闕)에 계옵신 임금님의 옷깃에

구슬같은 눈물 떨어뜨리고

천 백년千百年) 잘 있으라 축원(祝願) 드렸거든 어인일인가?오늘의 메어진 무덤 위에

무심(無心)한 까마귀 앉았다 날더라


기록이 희미하니 그 당시의 시대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장부인을  招魂해보기로 했다. 함께 수행하는 도반들도 흔쾌히 동의했다. 초를 켜고 一心선생과 일화님과 함께 정신을 집중하고 장부인을 불렀다.

하늘거리는 이국의 보석이 박힌 터빈으로 얼굴을 가린  여인이 나타났다. 바로 장부인의 영혼이다.


그녀에게 감문국의 궁금한 내용들을 물었다.


“금효왕은 감문국의 마지막 왕인가요?”

“맞습니다. 백성을 무척이나 사랑하던  자애로운 감문국의 마지막 왕이었습니다”


“당신은 금효왕의 부인인가요?”

“아닙니다. 왕비는 다른 곳에 계십니다.”

일화님이 대화가 끊어진 틈에 말했다. 장부인은 단순한 왕의 부인이 아니라 중요한 정무를 함께 논의하던 정치의 중심인물이자 금효왕의  신뢰를 받던 신하였다고....

책사이자 연인이기도 한...

 

“당신은 고향은 감문인가요?

“아닙니다. 바다건너 먼 나라에서 배를 타고 감문국에 왔습니다.”

 

“ 금효왕과는 어떤 관계인가요?”

“ 총애받고 사랑하는 사이였지만 결혼은 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외국인이었기 때문입니다”

 

“사로(신라)가 쳐 들어왔을 때 금효왕과 함께 죽었나요?”

“맞습니다.

 

“ 금효왕릉은 누가 만들었나요?”

“왕국이 신라에게 망하고 난 뒤에 백성들이 만들어 주었습니다. 왕께서 백성이 다치고 상하는 것을 막고 백성을 살리기 위해 스스로 사로(신라)에 항복 했습니다.”


“ 속문산성에서 항복을 거부하고 끝까지 싸우다 죽은 사람들이 얼마나 되는지요?

“ 투항하지 않고 저항한 사람들은 전부 다  신라군(사로)에 의해 학살당했습니다. 감문국의 백성 반이 죽었습니다.


“엄청난 숫자가 죽었군요?”

“네. 순순히 신라에 항복했지만. 신라는 저희 백성들을  개.돼지 취급 했습니다. 항복할때  약속한 내용을 지키지 않고,백성들을 노예취급 했기에 그 굴욕의 삶을 이어가는 것보다는 투쟁을 선택한 겁니다.”

一心선생은 대화 중 본 사실을 들려줬다.. 금효왕은 백성을 살리고 평화를 지키기 위해 신라에 투항했으나 신라는 그 약속을 어기고 금효왕과 신하들을 죽였고, 금효왕의  총희이자  정치적 책사인 장부인은 나머지 백성들을 데리고 속문산성으로 들어가 사로국과 끝까지 항전을 결심했다. 그 당시 장부인은 감문의 백성들에게는 여왕과도 같은 존재였다.

장부인은 울분에 찬 목소리를 토했다 “ 신라는 야비한 나라입니다. 약속을 전혀 지키지 않았습니다. 순수한 감문의 백성들이 노예같은 삶을 사는 것 보단 사람답게 살기 위해 차라리 싸우기로 결심했고 사랑하는 나의 백성들을 끝까지 지킬 생각이었습니다”

“감문국의 왕은 몇 분이나 계셨나요?”

“작은 마을부터 시작해 읍락국가까지 여러 명의 선조들이 계셨고 임금이 재위한 기간은 200여년이었습니다.”

 

“하고싶은  얘기들이 더 있으신가요?
”“저는 억울하게 죽은 백성들의 영혼과 사랑하는 금효왕을 지키기 위해 2,000년의 세월동안 금효왕릉의 地神으로 이 땅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폐허가 되어버린 장부인릉을 복원 해드리는 것은 어떤가요?”

“별 의미가 없습니다. 저는 이미 전설속의 사람이고 흔적이 남았다 하더라도  세상에  방금 저의 얘기를 전했고, 이제 저의 길을 가려고 합니다.

언젠가 이 얘기를  들려줄 그 날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천년이 두 번이나 지나도록 긴 세월 ,사랑하는 나의 나라 감문국과 억울하게 죽은 백성들의 영혼을 외로이 홀로 지켜왔습니다. 이제 제 할 일은 끝났습니다.“

 

“다시 한번 장부인릉의 복원을 원하지 않으시는지 묻습니다”

“흩어진 백성들의 원혼을 데리고 이제 하떠날 준비가 되었습니다.  한 맺힌 이야기를 전했으니 더 이상 머물 이유가 별로 없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와는 어떤 인연이 있었나요?“

“이 날을 기다렸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여러분 중에 한분은 우리의 후손입니다”


“2천년의 긴 세월을 왜 기다리셨나요?”

“제 영혼이  사라지면 원한 속에 죽어간 백성들의 혼은 허공으로 흩어져 없어졌을 것입니다. 그 영혼들이 흩어지지 않도록 제 품에 안고 사랑하는 금효왕이 잠든 왕릉을 지키면서 언젠가 제 얘기를 듣고 그 마음을 이해해 줄 사람이 나타나길 기다려 왔습니다.  그 소망이 실현되었으니 저의 무덤을 복원한다 해서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제 제가 가야할 본연의 자리로 돌아갈 시간이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백성들의 영혼을 다 거두어  갑니다. 백성들이 흘린 많은 피들, 나라를 사랑한 그 마음 결코 헛되지 않게 할 것입니다.“

戰士이자 책사이자 왕의 사랑하던 여인 장부인은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보석이 박힌 하얀 두건을 쓴 큰 키에 이국적인 모습이었다.

도반들은 금효왕과 장부인, 恨서린 감문국 백성들의 영혼을 불러 배불리 먹이고 하늘의 빛을 내려 원하는 소원이 이루어지게 도와주었다. 이야기를 들려준 장부인에게 감사를 표하고 그들이 온 하늘로 돌려보냈다.

부디 “평안하시길”

잠시 함께 한 금효왕의 영혼은 자신이 감문국의 마지막 임금이냐는 물음에 

“아닙니다. 마지막 왕은 여기 있는 장부인이십니다. 백성을 사랑하는 이가 진정한 왕입니다.”라고 말했다.

백성을 사랑하는 이가 진정한 王이다. 가슴에 와 닿는 말이었다.

감문국의 백성들이 끝까지 저항하다 학살 된 후 신라(사로)는 백성들의 영혼을 위로하고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거대한 금효왕의 능을  만들도록 허락했다. 장부인의 시신도 거두어 웅장한 무덤을 만들었으니 지금은 사라진 개령면 서부리의 장부인릉이다.

금효왕과 장부인,감문국의 영혼들이 기다려온 기나긴 2천년의 꿈은 이제 이루어졌다.

“백성들이 흘린 피와 감문국의 땅에 알알이 박힌 그들의 원한은  모두  소멸되었다”

 

#김천황악신문 #장부인#금효왕

 

 

김서업 대표기자  hwangaknews@hanmail.net

<저작권자 © 김천황악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서업 대표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