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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힐링(Healing)
  • 김서업 대표기자
  • 승인 2020.04.19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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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샘 (프리랜서 기자.워싱턴 D.C거주)

오후에 시작해서 자정이 가까워야 끝나는 일이 힘들긴 힘들었나보다. 코로나로 인해 제대로 절차가 이루어지질 않아 파면될 각오하고 출근을 하지 않은지 2주째, 원래 아침 형이어서 거뜬히 일찍 일어나곤 했는데 밤일을 하면서부터 그 리듬이 깨졌다. 출근을 하지 않고 더 일찍 잠자리에 드는 데도 몸이 무거워 일찍 기상하기가 힘들었다. 뿐만 아니라 수시로 낮잠을 잤다. 그 외의 시간은 나름대로 컴퓨터로 일을 했다. 일, 잠, 휴식. 그런 집 콕 생활이 안 좋아 보였는지 아내가 바람 좀 쐬고 오라고 잔소리를 한다.

버지니아, 규모로 보면 건물이 거의 모두여야 되는 데 특이 하게 전원도시다. 도시 여기저기 숲이 많아 공기가 맑은 것은 물론 자연이 주는 안정감을 느낄 수가 있어 참 좋다.

우리 집 근처도 숲이 많다. 숲이 많아서 인지 야생 동물도 많다. 사슴, 다람쥐, 오소리 등등. 그랬지. 집에만 있을 것이 아니라 동네 산책 좀 해야지. 그 동안 엉키있던 정신도 안정시킬 겸 집을 나섰다.

몇 채의 집을 지나 숲이 우거진 동네 공원에 들어섰다. 새순이 돋는 거목들이 즐비하다. 참 조용했다. 우리가 코로나로 겁먹고 덜덜 떨고  있는 사이 자연은 이렇게 소리 없이 봄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한 사람 겨우 지나갈 샛길을 따라 공원을 거니는 동안 나는 소위 힐링이라는 것을 경험하고 있었다. 나름대로 잘 대처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실상은 꽤나 겁먹었었나보다. 숲속을 거닐면서 그런 나를 본다.

인적이 거의 없는 숲은 평온했다. 코로나나 앞으로 닥쳐올 무너지는 경제 같이 인간 세계를 짓누르고 있는 공포 같은 것들이 거기에는 없었다. 그저 조용하고 그저 의연했다. 그 의연함 앞에 나는 인간으로서의 초라함을 감출 수가 없었다. 만물의 영장이라고? 이번 사건을 통해 알았다. 그냥 그것은 인간 스스로의 착각일 뿐이었다고.

인간을 참 비참하게 만든다. 최고의 사람도 최고의 시스템도 지금은 고개 빳빳하게 들고 다닐 수가 없다. 그랬다가는 세상 바보 취급 받는다. 그저 자연 앞에 약한 존재로 고개 숙이고 다니는 수 밖에 없다.

도대체 어디에서 부터 기인된 것일까? 어디에서 부터 사람이 거만해져서 사람들이 이렇게 무력하게 된 것일까?

각자 가진 만물의 영장 촉으로 사람들은 느끼고 있었다. 이렇게 나가다가는 인류가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너무 급하고 너무 잘못갔다. 

인류는 자연을 무시했다. 마음대로 훼손하고 마음대로 뭉개버렸다. 조금 쯤 그 거대한 자연과 보조를 맞추어 커나갔다면 이런 사태 벌어지지 않을 수도 있었다.

좀 더 자연 친화적인 삶을 살았으면 필요 이상의 급격한 도시화는 막을 수 있었고 도시화로 인한 밀집된 삶에서 비롯된 역병의 만연은 막을 수 있었고 발생했다 하더라도 소수로 지나가게 하는 것일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인구 밀도가 높은 곳 일 수록 전염병 확산이 빠르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적당한 거리가 필요했다. 너무 가까이서 살았기 때문에 전염의 위험이 높아서 정부에서 정책적으로 다 격리시켜 버렸다. 요즘처럼은 아니라도 사람들은 진작에 서로 그리워할 만큼 적당한 거리를 두고 살았어야 했다. 

수 백 년은 족히 됐을 높은 나무들을 뒤로하고 집을 향했다. 마음이 한결 누그러졌다. 그래서 자연과 함께 살아야 하나보다.

 

#김천황악신문 # 전문필진 #강샘

 

김서업 대표기자  hwangak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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