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孔子)께서는 곡굉이침지(曲肱而枕之)하고, 애이불상(哀而不傷)하며, 사무사(思無邪)의 일이관지(一以貫之)에 거처하여, 종심(從心)으로 무위(無爲)의 인(仁)을 보이셨다. 또한 정위설(情僞說)과 적연부동(寂然不動)을 보이셨는데, 소위 이학(理學)을 하는 자들이 여기에 대해 어찌 명료(明瞭)한 말이 없는 것인가?

유학(儒學)을 공부(工夫)하려면 오직 공자(孔子)를 배우고 익혀서, 자기(自己)를 밝히면 될 일이다. 그 내용은 체인(體認)에 있어야 한다. 그 체인(體認)의 내용이 공자(孔子)와 같지 않으면 그것은 궁리로 빚은 허설(虛說)이다. 뒷사람이 이 허설(虛說)을 복용하면 복통(腹痛)과 허설(虛泄)이 따른다. 세유(世儒)들의 고뇌(苦惱)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대학(大學)에 명명덕(明明德)과 지어지선(止於至善)이 보이지 않는가? 여기에 합하려는 뜻을 굳게 하여 수사선도(守死善道)하여 독신수행(篤信修行)하면 곧은 유자(儒者)가 되는 것이다. 무슨 무슨 주장을 해야 유학(儒學)이 되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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