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업(김천황악신문 편집장)

문대통령이 6일 안동을 방문했다.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노무현에 이어 두 번째다.안동 하회마을에서 방명록에 “재조산하(再造山河)와 징비(懲毖)의 정신을 되새깁니다.”라고 적었다. 언론은 적폐청산의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 해석했다. 재조산하를 이순신이 유성룡에게 올린 글이라고 사람들이 말하지만 문헌을 찾아보면 임진왜란 당시 명의 사신인 사헌이 선조의 양위와 세자와의 분할역치를 요구하러 왔다가 돌아간 후 명이 보낸 문서의 내용이다.내용을 옮겨보면 “ 류성룡은 굳세고 바름을 유지하여 신하의 으뜸이 되고 있다는 말을 예전부터 들어왔다.왕이 모든 국정을 그에게 맡긴다면 그는 반드시 왕을 위하여 근심을 나누고 일을 맡아서 어려움을 물리치고 어지러움을 진정시켜서 사직을 안정시키고 산하를 중흥시킬 것이다”라는 말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징비록(懲毖錄)은 서애 유성룡(1542~1607)이 임진왜란 당시의 상황을 기록한 책이다.‘징비’는 중국의 고전 “시경”에 나오는 ‘스스로를 미리 징계해서 후환을 경계한다’는 의미의 ‘여기징이비후환(予其懲而毖後患)’이라는 문장에서 따왔다.전쟁준비의 미흡으로 전 국토가 유린당한 참혹했던 임진왜란의 경험을 교훈 삼아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경계하자는 뜻에서 책의 제목으로 사용되었다.

문대통령이 안동에 와서 이글을 쓴 정확한 이유는 본인만이 알 것이다. 다만 미루어 짐작하건데 어려움속에서도 진보좌파들의 입장에서는 唯一無二한 목표 즉 적폐청산을 완수해서 새로운 세상을 만들겠다는 의미일 것이다. 참으로 좋은 말이고 가슴뭉클한 감동으로 다가오는 이들도 있겠지만,보수의 입장에서 보면 영 마땅찮다. 지금의 시기가 진보들이 대선전부터 가장 큰 목표로 삼았던 적폐청산이 우선인지 민족의 장래가 걸린 북핵문제와 경제의 회생이 문제인지 우선순위를 모르고 어떠한 어려움속에서도 적폐청산을 하겠다는 것은 그들에게는 정의를 세우는 일이겠지만 반대의 입장에서 보면 정치보복의 그림자일 수 있다.

민족의 목숨이 걸린 북의 핵도발은 차치하고서라도 눈앞에 놓인 경제문제도 아주 심각하다. 한미FTA개정,트럼프정부의 세이프가드,중국과의 스와프종료,국제신용평가사들의 국가등급 강등 가능성,탈원전으로 인한 비용의 급등 등등...
문제인 정권의 급격한 정책의 변화는 참으로 걱정스럽다. 올해만 한전의 적자가 4,000억이 늘었다.2조원 이상의 흑자가 수천억의 적자로 돌아섰으니 계산하면 약3조원의 적자인 것이다. 원전의 발전이 줄고 석탄과 LNG발전이 늘었기 때문이다. 국가의 에너지 정책은 백년대계이다. 1조원 이상이 투입된 짓던 원전까지 멈추겠다는 현 정권의 에너지 정책은 말문이 막힌다. 탈원전이 계속되면 2030년까지 45조원의 추가 전력구매비용이 든다는 보도도 있다. 재조산하의 의지는 좋지만 그 방향이 나라를 망치는 곳으로 가면 곤란하다.

미국은 클린턴과 부시 오바마가 골프장에서 어깨동무를 하고,지미카터까지 합쳐서 허리케인 피해자들을 위한 자선콘서트도 연다. 우리나라는 정권만 바뀌면 정치보복으로 감옥에 보내거나 자살까지 하기도 한다. 이것이 정상적인 나라인가? 정치보복의 악순환이다. 전직 대통령은 감옥에 가 있고 구속연장을 하려한다. 그녀는 자신의 무능으로 정권을 잃었고 현재는 정치적 사망과 가혹한 명예형을 이미 받고 있다. 사실상 죽은 것이나 진배없다. 전전 대통령은 곧 검찰조사를 눈앞에 두고 있다. 참으로 서글픈 현실이다. 그들이 감옥에 가는 것이 서글픈 것이 아니라 5년 후 정권이 바뀌면 영화처럼 되풀이 될 영상이기 때문이다. 정치보복의 악순환을 끊는 진정한 새로운 山河를 만들수는 없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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