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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주요 방송 중 제일 많은 시간대를 차지하고 있는 부분이 talk show인 것 같다. 미국 텔레비전을 보다 보면 이 방송 저 방송에서 수 없이 토크 쇼를 해댄다.
내용도 참으로 다양하다. 진지하게 사회 문제를 다루는 때가 있는가 하면 조잡스러운 얘기로 한 시간을 때우는 경우도 있다. 차분한 분위기에서 감동적으로 진행하는 쇼가 있는가 하면 어느 땐 난장판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고함을 질러대고 주먹질을 해대는 경우도 흔하다.
출연자들도 참으로 다양하다. 미국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재미꺼리가 될만한 사람들은 다 불러댄다. 정치인, 갱단 두목, 일반인, 동성 연애자, 가슴 큰 여자, 가슴 작은 여자, 누드댄서, 여러 여자와 사는 남자, 여러 남자와 사는 여자, 백 명의 남자와 관계를 가진 여자, 그리고 사회의 어느 분야에 탁월한 식견을 가진 사람, 혹은 어느 정책에 열렬한 지지자 혹은 반대자 등, 온갖 사람들이 나와서 열띤 논쟁을 벌이거나 자기의 주장을 토로한다.
대화의 내용들은 한국 문화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파격적인 것들이 많다. 폭행을 정당화하는 갱단 두목들의 열띤 주장, 수많은 이성과 관계를 가졌다고 자랑스럽게 말하는 사람들, 방청객 앞에서 전라의 몸으로 춤을 추며 실력을 자랑하는 누드 댄서들, 그런 걸 보면서 열렬하게 환호하는 방청객들, 이런 쇼가 미 주요 텔레비전에서 매일 계속된다.
한국 같으면 방송 다음날 얼굴 들고 거리를 나서지도 못할 부끄러운 얘기들을 얼굴 뻣뻣이이 들고 서슴없이 해댄다.
지금은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지나칠 수 있을 만큼 무관심해 졌지만, 처음 미국에 왔을 당시에는 문화적 쇼크로 한동안 혼란을 겪기도 했다. 좀더 솔직히 말하자면 때로는 정신 돈 사람들이 나와서 쓸데없는 잔소리나 하고 있다는 느낌이 수 없이 들곤 했다. 요즘도 그런 프로들에 대해 완전히 이해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프로에 대한 인식이 조금 달라진 것만은 사실이다.
미국은 언어의 자유가 고도로 발달된 나라다. 누구든지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해댄다. 성적 학대, 혹은 아동 학대 같은 제한된 언어를 제외하고는 생각 나는 대로 말을 해댄다. 말이 많다 보니까 고상한 말에서 심한 욕까지 종류도 참으로 다양하다.
미국인들의 언어의 자유는 미국을 발전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마음에 생각을 가두어 두지 않고 생각나는 대로 말을 함으로 하여 자기뿐만이 아니고 상대방에게도 생각의 폭을 넓게 가질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해 주는 것이다. 하나라도 더 표현함으로 서로의 이해의 폭을 넓히고 사회발전의 계기로 삼을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한두 사람에 국한되어 있으면 별것이 아닐 테지만 미 전체의 분위기가 그렇기 때문에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이다.
우리는 언어 표현에 대해서는 그다지 좋은 문화를 가지고 있지를 못한 느낌이다. 자연스럽지도 못하고 그다지 솔직한 느낌도 들지를 못한다. 억압된 사회에서 산 이유도 있고 유교의 역기능적인 사회의 역할도 이에 한몫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로 인해 사회가 완전히 열린 듯한 시원한 느낌을 주지를 못한 것이다.
미국인들은 한국 사람들을 보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는 말을 하곤 한다. 그것은 그만큼 대화 가운데 솔직하게 표현하는 부분이 부족하다는 것을 입증하기도 한다. 그렇게 되면 아무래도 신뢰도가 낮아지게 된다. 대인 관계에 있어 서로의 마음을 명쾌하게 읽고 이야기를 하는 것은 관계 증진에 큰 도움을 주게 된다.
미국처럼 심하지는 않더라도 우리의 사회 분위기 자체가 열린 느낌을 주도록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는 분위기가 주어져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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