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원(NH농협은행 김천드림밸리지점장)

요즘 글쓰기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항이다. 대형서점이나 인터넷 서점의 베스트셀러에 글쓰기 관련 책이 포함되어 있고 글쓰기 강좌에 사람들이 몰리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필자도 서너권의 글쓰기 책을 읽었다. 김천시민들의 글쓰기 열정도 뜨겁다. 지난 7월에 김천시립도서관이 개최한 Happy together김천을 위한 인문 아카데미 ‘강원국의 글쓰기’에 시민들로 꽉차 있었기 때문이다.

필자의 글쓰기 시작은 2016년 5월 12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울에서 발행되는 자그마한 경제신문에 다른 은행의 신입사원이 쓴 글을 보고 용기를 얻었다. 평소 글쓰기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생활 속 작은 에피소드를 주제삼아 일주일 이상 씨름한 후에서야 글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생애 첫 글을 신문지면에 활자화하는 것 역시 만만치 않았다. 여러 신문에 퇴짜를 맞은 후 작은 신문에 소개되었다. 필자는 그날의 감동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그렇게 시작된 글쓰기는 필자의 일상에 작지만 의미있는 변화를 가져다 주었다. '글쓰기의 나비효과'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의 변화이기에 김천황악신문 독자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첫째, 자세히 관찰하는 버릇이 생겼다. 자연현상이든 사회현상이든 유심히 들여다보면 미처 알지 못했던 사실들을 발견할 수 있다. 집안 일이든 직장생활이든 모든 것이 좋은 글감이 될 수 있다. 자세히 관찰하고 글을 쓰다보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정확히 구분할 수 있게 된다. 왜냐하면, 모르는 것에 대해서는 절대로 글을 쓸 수 없기 때문이다.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말이 있듯이 내가 경험한 일상생활의 사소한 에피소드만큼 멋진 글쓰기 재료는 없다.

둘째, 거실이 달라졌다. 필자의 집에는 TV가 없다. 대신 거실에 도서관에나 있을 법한 커다란 테이블이 있다. 물론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는 시간이 늘어나긴 했지만 그래도 백번 잘한 일이다. TV의 역할은 신문과 라디오가 대신한다. 필자가 쓴 글을 딸아이에게 보여주기 위해 신문을 가져다 주었더니 신문읽기를 좋아하는 습관이 생겼다. 글을 쓰면 원고료를 주겠다고 꼬셔보았지만 잘 넘어오지 않는다. 아마 이 글도 딸아이가 보게 될 것이다. 소정아, 글 좀 쓰자.

셋째, 만나는 사람이 달라졌다. 가장 큰 변화다. 필자의 업무이자 관심사항인 윤리경영에 대해 몇 차례 쓴 글을 보고 외부기관에서 강의요청이 들어왔다. 며칠을 고민한 후 2017년 5월에 기업체 CEO들로 구성된 포럼에서 '윤리경영'을 주제로 생애 첫 강연을 하게 되었다. 그후로도 틈틈이 윤리경영과 반부패․청렴 관련 강의를 통해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고 소통할 수 있는 좋은 창구가 되고 있다. 어설프게 시작된 글쓰기를 통해 '최우수 청렴교육 전문강사'가 되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외교부의 ‘청렴시민감사관’으로 활동하게 되었으니 그야말로 '글쓰기의 나비효과'다.

글쓰기를 시작할 때나 지금이나 부족한 글을 지면에 공개하는 부담감은 여전하다. 창피함을 무릅쓰고 김천황악신문에 매월 2회 정도 기고하는 것도 글쓰기의 매력 때문이다. 글을 쓰다보면 생각이 정리되고 사회현상을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여유도 생긴다. 아주 가끔씩 전해 듣는 주위의 격려도 큰 힘이 된다. 요즘은 은행지점장으로서 독자들에게 유익한 금융지식을 조금이나마 전달할 수 있어 보람도 느낀다. 필자의 최종 목표는 '책 쓰기'다. 오랫동안 수집해온 자료를 토대로 본격적인 책 쓰기에 도전하려 한다. 글쓰기 좋은 계절인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떠오르는 생각과 느낌을 그냥 한번 적어보자. 그게 바로 살아 움직이는 멋진 글이다. 김천황악신문에 투고한다면 대환영이다. 필자에게 그랬듯 독자들에게도 '글쓰기의 나비효과'가 분명히 일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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