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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약 문화
  • 김천황악신문
  • 승인 2019.09.07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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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동석 (在美 시인,소설가,수필가)

 오전에 샤론이네 집에서 전화가 왔다. 두 살 난 샤론이가 배탈이 나서 병원에 가야 하는데 차가 없어 못 가니 좀 데려다 달라는 부탁의 전화였다. 샤론이네는 차가 한 대 밖에 없는데, 그 차를 샤론이 아빠가 타고 출근해 버리면 꼼짝을 못한다. 그래서 급한 일이 있으면 우리에게 부탁을 한다.

아내는 급히 차를 몰고 나갔다.

“샤론이 좀 어떻던가?”

두 시간쯤 지나서 돌아온 아내에게 불었다.

“계란을 잘못 먹어서 배탈이 난 거라는 데...”

“치료비는 얼마나 나왔던가?”

“30불”

“조금 나왔네.”

“조금이라니, 의사가 한 말이라고는 우유 먹이라는 말 한마디밖에 없었는데.”

“처방도 없고?”

“약 안 먹어도 된데요. 세상에 주사한대도 안 놔주고 30불이라니.”

아내는 어이가 없다는 듯 혀를 찬다. 병원에 갖다 올 때마다 아내는 속상해 한다.

우리도 미국에 처음 왔을 때 새로운 기후와 환경에 적응 못해 걸핏하면 앓아 눕는 아들을 데리고 병원을 자주 찾았다. 처음 열 때문에 병원을 찾았을 때 우리는 병원 비용을 보고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감기라는 말 한마디와 처방전 하나 써 주고 40불을 요구했다. 거기다 약 값이 30불이 넘는 바람에 순식간에 70불이 넘는 돈이 날아간 것이다. 한국에서는 2천 원이 좀 넘는 돈이면 되는 것을 여기서는 감기로 병원 한번 찾는데 오륙 만원 정도씩이나 드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하다 못해 약 한 봉지라도 주면서 돈을 요구하는데 이곳에서는 필요 없다고 생각되면 약을 권하지 않고 병명만 가르쳐 주는 경우가 흔하다. 편히 쉬라거나 과일을 많이 먹으라는 처방 아닌 처방만을 듣고 나올 때는 얼마나 헛김이 빠지는지. 그런 때는 무료로 돌려보내는 것이 상식인 것 같은데...
 

그런 병원의 생리를 알고 부터는 가능하면 병원을 찾지 않는다. 이곳은 일반 매점에서도 약을 진열해 놓고 팔기 때문에 우리는 병의 증상을 보고는 간단한 것 같으면 직접 약을 구해다 복용을 한다. 그래도 곧잘 나았다. 꼭 약을 먹지 않는 경우도 흔하다. 간단한 감기 같은 것은 편히 쉬면서 자연적으로 치료되도록 하곤 한다. 그러다 보니까 한국에 있을 때보다 약의 복용을 훨씬 줄이게 되었다. 한편으로는 잘된 일이라는 생각도 든다. 아플 때마다 약으로 치료해야 한다는 자기도 모르게 생긴 강박 관념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게 된 것이 다행스럽게 생각이 된다. 병원비가 비싼 것이 흠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주사나 약을 주지 않고 자연 치유법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고 실천하게 해준 이곳의 의사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인다.
 

우리 나라의 병원에서는 병원을 찾는 환자들에게 주사나 약을 주지 않고 돌려보내는 경우는 거의 없다. 간단한 병에도 주사나 약을 권해, 아니 권하기보다는 당연히 지어 주어서 돌려보낸다. 우리도 병원에 갔다가 그냥 돌아와 본 경험이 없다. 그런 문화에서 살아온 우리이기 때문에 처음에 병원에서 그냥 가라고 하면 영 서운했던 것이다. 이제는 돈만 아까울 뿐이지 말만 하는 약 없는 치료에도 익숙해져 버렸다.
 

이런 미국의 병원 문화를 보면서 우리의 병원 문화를 생각해 본다. 그 동안 우리가 먹어온 약, 그리고 맞은 주사들이 꼭 필요한 것이었을까? 약을 먹지 않고 이겼어도 괜찮은 병은 없었을까? 그렇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때로 조금 참고 넘겼으면 괜찮을 텐데 꼬박꼬박 약을 먹어 인체에 오히려 안 좋은 영향을 미쳤을 거라는 생각도 없지 않다. 이곳에서 약 안 먹어도 낫는 병이 한국에서라고 안 낫는다는 법은 없을 것이다.
 

얼마 전에 한국에 있는 한 의사가 한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자기의 의학 지식으로는 내버려둬도 되는 병인데 약을 안 지어 주면 환자들이 싫어해서 어쩔 수 없이 약을 지어줘야 하는 경우도 허다하다는... 한국인들이 약물을 과다하게 복용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몸에 조금만 이상이 있어도 약을 찾는 것이다. 한국에서 의술, 아니 인술을 베풀며 살고 있는 어느 나이 많은 의사를 알고 있다. 그는 시간이 지나면 낫는다는 병이라는 확신이 서면 절대로 처방을 하지 않는다. 환자가 아무리 고통스러워해도 약을 주지 않는다. 그렇다고 미국의 의사들처럼 비싼 치료하지 않은 치료비를 받는 것도 아니다. 치료하지 않은 이상 돈을 받지 않고 돌려보내는 것이다. 그는 의료계에서는 상당한 실력자이다. 학력도 좋고 치료도 어떤 의사에 못지 않다. 그러나 그의 경제 감각은 일반 의사들에 미치지 못해 항상 가난하게 산다. 딸아이의 학비가 없어 동생이 대어 줄만큼... 현실 감각의 부족으로 그는 그렇게 어렵게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그는 의사로서의 자기의 진료, 치료 결과를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다. 그는 고집스럽게 자기의 방법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생활비가 없어 고생하는 가족들 때문에 의술을 이용해 더 나은 생활을 해야겠다는 욕심을 한번도 가져 본적이 없는 것이다.
 

병에 대한 우리의 의식도 바뀌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이곳은 정기 검진을 중요시한다. 내가 다니고 있는 치과에서도 때가 되면 정확히 정기 검진 통지서가 날아든다. 그 때 가서 검진을 받으면 되는 것이다. 정기 검진을 통해 큰 병들을 미연에 방지하고 작은 병들은 스스로 이겨 나간다. 그런 이유에서 의사들은 안심하고 웬만한 증상에는 자신 있게 휴식이나 과일 등을 권하는 것이다. 우리도 먼저 약을 지나치게 좋아하는 습관을 고쳐야 한다. 정기 검진을 통해 항상 자기의 몸을 체크하고 이상이 없으면 웬만한 병은 스스로 이겨나가야 하는 것이다. 몸에 별로 이롭지 않은 약들을 쓸 데 없이 자주 복용하는 것은 지양해야 하는 것이다. 한국에도 그다지 큰 병이 아니면 의사는 약을 먹지 않아도 된다고 자신 있게 말하고, 환자는 그 말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풍토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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