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원두 사간 손님이 격앙된 뉘앙스로 본인에게 말했다.

"사장님 이 커피는 커피 빵도 안 올라오고 가게에서 먹는 맛이랑 전혀 딴판인데 내가 커피 모른다고 날짜 지난 거 판 거죠!"

상황이 이해된 사장은 말없이 씩 미소를 보이며 원두를 꺼내 핸드드립을 하면서

"커피 한잔하실까요?"

커피 사가신지 4일 만에 커피가 이상해지셨다는데 간단히 그 이유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원두는 로스팅 후 보름 정도의 유통기한이 있는데 이 원두는 로스팅 후 일주일도 지나지 않았으니 그럼 기한이 지난 게 아니겠지요^^

집에서 에스프레소로 내려 드신다 하셔서 에스프레소 머신에 맞는 분쇄도로 갈아드린 걸로 기억합니다.

맞나요?

원두는 마시기 직전에 분쇄하는 것이 커피의 맛을 지키는 고유의 방법 중 하나인데 집에 그라인더가 없으니 저보고 대신 갈아달라고 하셨죠?
"커피는 공기와 마찰을 최소화해야 휘발성인 커피 향이 산화되지 않아요.
하지만 갈아달라고 하셨으니 당연히 이틀 정도 지나면 가스도 빠지고 산화도 되니 당연히 커피 빵도 안 올라오고 분쇄도가 에스프레쏘 용이니 커피가 여과가 잘 안돼 핸드드립 커피도 맛이 안 좋을 수밖에 없죠."

본디 커피란 분쇄도에 따른 용도도 틀린데...

에스프레소 머신은 곱게 갈고 핸드드립은 소금 굵기 정도로 분쇄하는데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머신은 강한 기압으로 방앗간 기름 짜듯이 커피를 추출하는 것이고,핸드드립은 종이나 천으로 커피를 차 우리듯이 여과해서 먹는 방법이기에 커피를 내리는 방식이나 도구에 따라 혹은 내리는 기술자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이지요.

커피는 담배와 같아요.

에스프레소 머신을 일반적인 담배와 같아 쉽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면

핸드드립 커피는 시가와 같죠. 겉 담배지만 담배향을 입안에 머금고 시가 고유의 아로마향을 코로 입으로 음미하는 것이니 향미 커피인 핸드드립이야 말로 시가 같은 커피란 말이죠.

이"제 궁금증이 풀리셨나요? 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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