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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차 시음기 2: ‘수류화개(水流花開)’ (2)
  • 강창우 편집고문
  • 승인 2019.02.18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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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一用 강창우 (다물上古史硏究會 회장)

모든 일과가 끝나고 늦은 시각, 구룡선생과 황악신문 대표님과 필자, 이렇게 셋이서 차탁(茶卓)에 둘러앉았다. 기계장치 위에 놓인 급수기가 때맞추어 저절로 움직이며 알맞은 물의 양을 공급하면서, 주전자 물이 끓고 있다. 구룡선생은 보이차의 양을 저울에 달아 컵에 넣고, 대표님은 끓은 물을 다기에 붓는다.

먼저 내놓은 것은 ‘보이차고’였다. 고온추출방식은 전수자가 없어 대(代)가 끊어졌다 하고, 추정하여 만들지만 추출 양이 아주 적고, 때문에 가격이 아주 높은 편이라 한다. 작고 까만 덩이지만 꽤 여러 번 우려내고 있다. 차를 한 모금 입에 물어보니 아주 짙고 독특한 향기가, 무어라 표현할 수 있을까? 마치 꽃향기 같다고나 할까, 입안에 가득 진하게 퍼진다. 목넘김도 아주 부드럽고, 향이 오래도록 남아 감돈다. 무엇과 비교할 수 있을까.

이어서 맛을 비교해 보라면서 금박지로 싼 작은 크기의 무언가를, 역시 보이차고라며 내놓는다. 차 맛을 보니, 앞서 맛본 차와 향기는 거의 비슷하지만, 향이 깊지 않고 입안에 잠깐 머물다 사라진다. 앞서의 고온 추출 방식보다 약 10배 이상의 양을 만들 수 있는 저온추출방식의 보이차고로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차라고 한다.

다음에는 ‘청타차’라면서 둥근 접시 모양의 보이차를 가져와 뽀족한 송곳 같은 것으로 안쪽을 긁어내어, 적정한 양을 넣고 차를 만든다. 생차로 시간이 흐르면서 발효된 차란다. 그리고 짙은 갈색 병을 가져와 뚜껑에 달린 스포이드로 병 안에 담긴 투명한 액체를 4방울인가를 차(茶)에 넣는다. 그렇게 만든 차를 작은 컵에 부어 주었다.

차를 입에 넣고 목에 넘기자, 몸의 윗부분부터 아래쪽으로 발끝까지 어떤 강한 기운이 서서히 번지며 내려갔다. 폭이 큰 떨림이었다. 그와 동시에 그 강한 기운의 중심에서, 마치 깊고 넓은 연못에 작은 물방울이 하나 떨어져 파문이 번지듯이... 그런 솜털처럼 곱고 부드러운 한 줄기의 기운이 일어나, 그 강한 기운을 정화시키면서 다시 몸 전체로 번져나가는 것이 아닌가.

연이어 일어나는 변화를 느끼면서 필자는 내심 놀랐다. 문득, 부드러운 것이 강한 것을 이긴다는, 유지승강(柔之勝剛)이 이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갈색병에 담긴 것은 순도 높은 침향액(沈香液)이란다. 칵테일 방식인가, 순수하게 차만을 즐기는 것에 비하면 ‘반칙’이 아닌가, 구룡선생만의 방식인가, 아니면 이미 모두가 아는 방식인가... 여러 가지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그렇지! ... 이것이 ‘묘용시(妙用時)’가 아닌가? 알맞은 물의 양과 끓는 시간, 저울에 단 정확한 ‘청타차’의 양, 그리고 자로 잰 듯한 몇 방울의 침향액, 등의 만남... 차(茶)에 얽힌 두 개의 시구가 번개처럼 스치고 지나갔다. 그리고 이야말로 ‘수류화개(水流花開)’의 순간이 아닌가?

 

靜坐處 茶半香初 (정좌처 다반향초)

妙用時 水流花開 (묘용시 수류화개)

 

萬里靑天 雲起雨來 (만리청천 운기우래)

空山無人 水流花開 (공산무인 수류화개)

 

또 다른 의미에서, 전혀 다른 두 개의 시구가 하나로 합쳐지는 순간이다. 다시 전신에 강한 전율이 일어난다.

그렇게 밤은 깊어가고 자정을 훌쩍 넘긴 시간에... 물 끓는 소리... 차와 향과 몸에 감도는 기운과... 아! 그 옛날 이 시구의 주인공도 이런 느낌이었을까하는 생각에 잠긴다. 몸과 마음도 함께 그렇게 깊어만 가고...

 

힐링센터 천부(天府) http://cafe.daum.net/1s3ssf

#김천황악신문 # 一用의 영적(靈的) Odyss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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