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MBC 뉴스에서 돈을 주고 각종 상을 받은 지자체중 김천시가 지급한 금액이 가장 많다고 보도된 바 있다. 오늘 김천의 언론들은 다양한 형식으로 이 사건에 대해서 다뤘다. 주요 내용은 김천시의 홍보예산이 다른 시보다 적으며 시상금으로 60억에 가까운 인센티브를 받았다는 것이다.또한 타시도에서는 제대로 정보공개 청구에 응하지 않은 점이 있으며, 인근도시의 인구를 비교해서도 김천시의 홍보비가 많은 돈이 아니라는 것이다. 돈을 주고 상을 받은 대가성이 아니라, 2억9천만원은 정상적인 홍보비였다는 말이다. 김천시가 수상한 상들이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등 주요 언론사와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법률소비자연맹,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회 등이 주관하고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상자원부, 동반성장위원회 등 중앙부처가 공식적으로 후원하고, 학계, 경제계, 언론계, 시민단체 등에서 공신력 있는 전문가들이 심사위원으로 현지실사 등 엄격한 심사를 거쳐 수상 대상을 선정했기에 공정성도 갖추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김천시는 적은 예산으로 홍보의 극대화를 위해 노력하였고, 효과적인 홍보전략을 세워 효율적으로 예산을 집행하였으나 정보공개 내용이 상을 받기 위한 예산으로 잘못 알려졌다는 해명인 것이다. 김천시는 주로 산업단지조성, 일자리창출, 공약이행, 스포츠마케팅, 혁신경영 등 김천시가 가진 장점을 전국에 알릴 수 있는 분야에 응모해 수상했고, 일부 지방자치단체만이 응모를 해서 수상을 한 것이 아니라 전국 광역·기초 자치단체 모두를 대상으로 했으며, 공기업, 공공기관, 일반기업 등에서도 응모해 수상을 했기에 당당함은 물론 자랑스럽고, 대가성 없이 광고게재에 따른 정상적인 예산지출이기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관련 광고사진도 보도자료로 돌렸다.

김천시민으로써 위 내용을 사실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열심히 일한 공무원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있다. MBC의 보도는 정보공개 청구를 통한 금액의 수치를 가지고 보도한 것이다. 하지만 김천의 언론과 시의 보도자료는 너무나 두리뭉실한 내용이다. 기우일지 모르지만 걱정과 아쉬움을 담아 앞으로 다가올 일들에 대해서 추정해 본다. 만약 MBC가 더 이상 보도를 하지 않는다면 모르겠지만 후속보도나 심층취재로 이어진다면 지금보다 더 큰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그 이유는 정확한 수치로써 대응한 것이 아니기에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10억의 홍보비중에서 2억9천8백만원이 지출되었는데 그 세부 내용을 이러이러하다.라는 기본전제가 들어갔어야 맞다고 본다. 물론 자료나 수치도 제공되었어야 한다. 철저한 논리와 수치의 제시가 없는 상태에서 어중간한 논리와 감성에 호소한다면 중앙언론에 더욱 더 호되게 당할 가능성이 높다. 김천시의 이미지가 더 손상되지 않기를 바라는 간절함에서 나온 말이다.

덧붙여서 하나 더 사족을 달자면 논리적 대응을 넘어 김천시의 정치적 혹은 정무적 감각의 부족이다. 언론 인터뷰에서 박시장은 “자신은 아무것도 몰랐다.”라고 말했다. 급작스런 인터뷰여서 그럴수도 있고, 언론에서 다 잘라먹고 한 구절을 당겨서 악의적으로 편집했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이미 언론에 나가 버린 것이다. 만약 2억9천8백만원이란 돈이 법적으로 아무 하자도 없고,정상적인 지출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모르는데 담당자가 전결로 처리했다고 한다면 언론의 취재과정에서 이런 사태가 벌어진 것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는 사람이 있는 것이 정상적인 조직의 시스템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언론에 맞아서 시장은 큰 상처를 입었는데 최소한의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는 직원이 없다면 김천시라는 거대 관료조직시스템의 안전장치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예를 들어 청와대의 인사검증과정에 문제가 있어서 절차적 시스템이 문제가 되었는데,그 모든 잘못의 화살이 대통령에게 돌아갈 때 인사담당자가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표를 내면 ,대통령이 반려하는 쇼맨십이라도 보인다. 국민이 그걸 몰라서 덮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의 성의를 보인다는 것이고, 그것을 너그럽게 이해하는 서로의 암묵적이 타협인 것이다. 다르게 말하면 알면서도 속아주는 것이다. 이번 사건을 보면서 김천시 관료조직의 탄력성과 충성도는 약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김천시의 보도자료를 심정적으로는 충분히 이해하고 수용하고 싶다. 하지만 문제는 앞으로 있을 MBC의 후속보도나 다른 외부 언론들의 예리한 논리적 공격에 완벽하고 충분한 수치적 자료와 방어논리가 필요할 수 있다는 충고를 감히 올린다.

김천의 언론을 보면서 내심의 의사가 어떠하든 외형적으로는 취재대상과 최소한의 불가근불가원의 관계를 가지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 간격을 맞추지 못한다면 독자들은 언론이 아니고 대변지이거나 찌라시라고 볼 수 있기에 말이다. 이 사건은 Fact의 문제가 아니고 정치적 사건일 수도 있다는 것은 지나친 억측일까?

김천황악신문  webmaster@hwangaknews.com

<저작권자 © 김천황악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