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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정자(爲政者)가 해서는 안 될 막말
  • 김천황악신문
  • 승인 2017.08.21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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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택용/경북도문화융성위원회 위원

정치를 행하는 사람을 위정자라고 말한다. 위정자는 국민을 보고, 말하기에 해야 할 말과 안해야 할 말이 있다. 말의 중요성은 의사소통이므로 서로가 존중하는 말이어야 하고, 사회적인 약속문화라고 생각해야 한다. 사람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계속 말을 하며 살아가는데, 어떤 학자의 연구에 따르면 평균 한 사람이 평생 약 5백만 마디의 말을 한다는 것이다. 내 생각만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썩 좋지 않다. 상대방의 의견도 옳은 것은 옳다고 받아 들여야 한다.

조선 후기의 실학자 영처(嬰處) 이덕무(李德懋, 1741~1793) 선생은 『청장관전서(靑莊舘全書)』 권28 「사소절(士小節)의 언어(言語)에서 “한 가지 뜻대로 되지 않은 일로 인하여, 격노하여 불평하며 대뜸 내뱉어서는 안 된다. 이를테면 ‘내가 죽어야지’, ‘저 놈은 죽어야 돼’, ‘세상이 뒤집어져라’, ‘나라가 망해라’, ‘거지로 빌어먹어라’ 따위이다.” 라고 말했다.

말의 뜻과 내용을 보면 뜨끔하지 않은가? 혹시 오늘 아침에도 혼자 내뱉은 말이 아닌가. 그가 살았던 조선 후기나 지금이나 세상은 늘 ‘이 망할!’ 곳 이었나보다. 게다가 그는 자신이 서자가 아니라 아버지가 서자인 이유로 신분적 제약을 받은 사람이었다. 그럼에도 그는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장부라도 들춰볼 정도로 책벌레였다. 시를 지어오라는 임금의 명에 두 번 다 장원을 차지할 정도로 능력자였으나 크게 출세할 수는 없었다. 차라리 본인이 서자였으면 덜 억울할 듯하다. 하여, 이렇게 생각해 본다. ‘이덕무 이 사람도 얼마나 이런 막말을 내뱉고 싶었을까!’ 하지만 그의 글에서 이런 분노는 보이지 않는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성내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그가 바로 그 사람일 것이다. 그는 가난하지만 온화한 가정에서 자랐다. 본인도 체질이 연약하고 드센 사람이 아니었다. 처음 본 바다에서 파도에 섬이 쓸려 나갈까봐 너무 걱정하는 바람에 사람들의 놀림감이 되기도 했다. 그렇다고 해서 자기 성격을 바꾸려고 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매사에 아이와 처녀가 조심하듯 살겠다는 뜻으로 호를 영처라 지었다. 서자 집안이라 출세할 야망을 품을 수도 없었고, 기질적으로도 대범하지 못했던 사람이다. 그래서 그가 바랐던 삶은 가난하지만 구차하지 않은, 고귀하고 명예로운 삶이었다.

사소절(士小節)은 이런 삶의 지침서였다. 말솜씨나 몸가짐부터 집안의 대소사를 처리하는 법에 이르기까지 우아한 선비의 일상을 유지하는 소소한 예절을 기록했다. 예를 들어 ‘상추쌈을 입에 넣을 수 없을 만큼 크게 싸서 먹으면 부인의 태도가 매우 아름답지 못하니, 경계하고 경계해야 한다.’ 거나, ‘거처하는 집이 이웃에 닿아 있거나 한길에 접해 있으면 웃음소리와 성내는 소리를 크게 해서는 안 된다.’ 라는 식으로 정말 시시콜콜한 것까지 신경 쓰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런 절제된 생활은 허례허식이나 위선이 아니었다. 그는 자기만의 미덕(美德)을 갈고 닦으려는 것이었다. 그는 인간의 고귀함이 빈부에 좌우되지 않는다는 것, 우아함은 타고난 신분이 증명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절차탁마(切磋琢磨)하여 만들어가는 것임을 보여주었다.

이익을 추구하는 방법은 차고 넘치도록 가르치는 이 시대에, 미덕이라는 말은 참 생소하다. 그래서 그의 소소한 예절이 오히려 소중하게 느껴진다. 함부로 말하는 인간은 막 되먹은 인간일 뿐이다.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은 고귀한 인간을 생각해본다.

말이란 총체적으로 형성되어 있는 문화를 구성하는 개별요소를 문화요소라고 한다. 문화요소에는 기술, 언어, 상징, 예술, 가치, 규범 등이 있다. 말은 생각이나 느낌을 나타내거나 전달하기 위해 사용하는 사회적으로 관습화된 음성 · 문자 등을 가리킨다. 말은 일종의 사회적 약속으로서 사회구성원 간에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수단이다. 의사소통은 말이나 글 등을 통해 동시대의 구성원끼리도 이루어지지만, 문자 등을 통해 이전 세대와 후속 세대 간에도 이루어진다. 인쇄술, 녹음기술 등을 이용해 인간경험과 지식을 보존하고 전달할 수도 있다. 이처럼 말은 구성원 간에 경험이나 의사를 전달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문화를 전승하고 축적하는 데 이바지한다.

그러므로 위정자들에게는 말의 중요성은 말할 필요도 없이 중요하다. 요즈음 위정자들이 진보들의 잔치, 첩 비유, 귀족노조, 운동권 사고방식 등 아주 저속한 민주정치에서 없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해서는 아니 되는 말이다. 위정자들이여 이젠 해야 될 말만으로 국민을 설득하고 국민의 협조를 얻기 바란다. 위정자가 해서는 안 될 막말은 절대로 하지말자 그것이 국민을 위하고, 자신을 위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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